박근혜 전 대통령의 손금 분석. 사진=일요신문 DB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13년 3월, <일요신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손금을 토대로 성격을 점쳐봤습니다. 당시 자문을 구한 이는 역술전문가 A 씨. 그는 15년간 관상과 손금을 연구해온 인물로, 그에게 점을 보기 위해 정치인 등 유명 인사들이 전국 각지에서 찾아올 정도였습니다.
A 씨는 “박 전 대통령은 ‘운명선’이 손목 부근의 ‘지구’에서 시작된다”며 “좋은 집안 환경, 혈통, 유전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 태어난 박 전 대통령의 운세를 정확히 나타낸 것이죠.
이어 박 전 대통령은 ‘지능선’이 길고 선명하게 월구를 향한다고 했습니다. 이공계와 예체능에 관심이 많고 능력이 있는 운세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지능성 중간이 너울을 치며 변화합니다. A 씨는 “박 전 대통령이 지능선의 운세대로 이공계로 가다가 어느 순간 전공과는 상관없는 일을 하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박 전 대통령은 서강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다가 정치에 입문했으니, A 씨의 설명이 맞아떨어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감정선’의 경우 박 전 대통령은 길었습니다. A 씨는 “박 전 대통령의 감정선은 사람을 앉혀놓고 조곤조곤 길게 말하는 스타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박 전 대통령은 말이 많은 편이 아닙니다. 이는 박 전 대통령의 집게손가락과 관련이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A 씨는 “언어구사능력과 직관력을 상징하는 집게손가락이 박 전 대통령의 경우 곧게 뻗다가 끝에서 급격하게 휜다. 이 때문에 언어구사능력이 떨어진다”며 “언어구사능력은 약한데 말은 많이 하고 싶어 하니 했던 얘기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A 씨는 “박 전 대통령은 목성구, 월구, 집게손가락 등의 손금에서 냉철하고 현실적이며 지배욕 강한 모습이 많이 발견된다”며 “손금 운세가 그렇게 타고났기 때문에 불통이란 소리를 듣는 것이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여기까지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역술 분석이 상당히 정확해보입니다. 하지만 위의 내용들은 대부분 과거 행적이거나, 이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는 성격입니다. 그렇다면 미래는 어떻게 전망했을까요.
박 전 대통령의 ‘운명선’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A 씨는 “박 전 대통령의 운명선이 올라가다 중간에 한번 끊기고 옆에 개운선이 운명선을 다시 이어준다”고 봤습니다. 그 때문에 30세를 넘기며 운이 다시 열리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특히 A 씨는 “60세를 넘어 노년을 의미하는 끝선이 굉장히 좋은 운세를 타고 났다”고 강조했습니다.
B 씨 역시 비슷한 예측을 했습니다. 집권 3년차였던 지난 2015년 2월 B 씨는 “여성으로서 좋은 ‘학’의 상으로 고고한 천성을 타고났다”며 “65세부터 68세까지 양 볼 밑으로 운이 들어오는데, 그쪽이 단단해 임기 동안 국운도 좋아지고 편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2016년 말부터 박 전 대통령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큰 혼란을 맡았습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직에서 탄핵돼 현재 직권 남용과 강요, 뇌물수수 및 제3자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대법원에서 확정판결 받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섣불리 단정 짓긴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대통령직 탄핵이라는 ‘불명예’에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모습을 보면 60세를 넘어 노년에 굉장히 좋은 운세를 타고났고, 국운도 좋고 편해진다는 역술인들의 틀렸다고 판단됩니다.
지난해 11월 청와대 상춘재에서 CNA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의 관상은 2015년 2월과 2017년 1월 두 차례 총 4명의 전문가들에 들어봤습니다.
이들은 당시 문 대통령에 대해 앞으로 ‘상승운’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E 씨는 “이마 형태가 높은 자리에 충분히 오를 수 있는 고위공직자상이다. 특히 3개의 가로 주름은 세상에 이름을 남길 수 있다는 의미다. 권력과 명예를 상징하는 양쪽 관골(광대뼈)도 도톰하게 잘 솟아 있어 매우 좋다”며 “60세 이후의 운과 추종 세력을 보는 양악과 턱이 둥그스름하고 살집이 잘 붙어 있어 정치적인 운이 좋고 안정적인 지지층이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D 씨도 “문 대통령의 얼굴은 5각형에 가까운 4각형이다. 양악이 각을 지면서 살아 있고 아래턱에 힘이 있다. 눈빛이 살아 있으면서 예리해 흡사 ‘호랑이’를 연상하게 한다”며 “53년생으로 올해(2017년)가 얼굴에서 양 입술 끝의 윗부분에 해당하는데 이곳이 비교적 도톰하고 밝게 나와 있어 좋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좋은 평과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C 씨는 “문 대통령은 용의 상으로 평가한다. 눈빛이 인자한 것 같으면서도 용맹함이 서려있고, 눈썹도 힘 있고 둥글어 포용력이 강하다”면서도 “다만 입술 부근이 약해 추진력과 행동력이 강하지 못할 수 있다”이라고 충고했습니다.
앞서 E 씨는 “문 대통령의 이마 가운데가 약간 꺼져 있다”며 “또 연설을 하거나 논쟁을 벌일 때 눈동자 아랫부분의 흰자위가 커지면서 하삼백안으로 변하는데, 이기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혹한 면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과 반대편에 서 있는 집단까지 포용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017년 좋은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적중했는지,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9일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됐습니다. 양악과 턱이 둥그스름하고 살집이 잘 붙어 있는 덕분인지 국정 운영 6개월까지도 68% 이상의 국정지지율을 보이며 안정적인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물론 자문을 받은 당시에도 문 대통령은 야권의 가장 강력한 대선주자였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분석이 충분히 나올 수 있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역술인들이 문제점으로 지적했던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혹한 면이 있다는 것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또한 최근 국정 운영 모습을 보면 추진력과 행동력이 강하지 못하다는 평가 역시 맞지 않는 걸로 보입니다.
지난해 12월 20일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 관련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박은숙 기자
한편 최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서는 역술인들이 과거 뭐라고 예측했을까요.
역술전문가들은 안 대표가 고집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D 씨는 “얼굴이 둥글고 팔자주름이 양 볼에 깊게 패이면서 아래턱까지 이어졌다. 거기에 아랫입술이 굵어 윗입술을 덮고 있어 흡사 12동물 중 개, 그중에서도 불도그를 떠올리게 한다. 순수하고 고집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C 씨 역시 “눈의 기색이 맑으면서도 야심이 있으며 날이 선 눈썹에 고집과 욕심이 드러나 있다”며 “특히 과거보다 턱이 앞으로 빠지면서 입이 도드라져, 고집이 더 드러나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5월 대선 이후 국민의당 당대표 출마 과정이나, 현재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에서 보여준 안 대표의 모습을 보면 고집이 있다는 역술가들의 분석은 꽤나 정확해 보이기도 합니다.
우려의 평가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E 씨는 “어느 상황에서도 눈빛에 변화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고 항상 먼 곳을 응시하는 시선이라 속을 알 수 없다는 점은 충직한 정치적 지지 세력을 얻기에는 단점으로 작용한다”며 “또한 입이 얼굴에 비해 작고 입술이 얇으며 특히 아랫입술이 젖혀져 있다. 말로 인해 스스로 해를 자초할 수 있으므로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C 씨는 “혈색이 울긋불긋 바뀌었는데 마음속에 응어리진 것들이 있어 드러나는 것”이라며 “눈빛은 맑은데 상처가 많아 아무도 안 믿는 눈이다. 관상은 좋지만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얼굴이 더 좋아진다”고 충고했습니다.
그러면서도 C 씨는 안 대표가 곰의 상을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안 대표는 눈과 코까지 곰의 형상을 하고 있어 시련을 겪고 늦게 성공하는 편”이라며 “상은 매우 좋지만, 여유가 없는 기색을 지니고 있다. 당장은 좋은 운이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아직 농익지 않은 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D 씨는 “안 대표가 한국 정치사에 많은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안 대표의 정치 행적을 돌이켜봤을 때 아직까지는 안 대표가 한국 정치사에 많은 발전을 가지고 왔는지 의문이 듭니다. 아직까지도 농익지 않아 더 기다려봐야 하는 걸까요.
이처럼 과거 역술전문가들의 유력 정치인들에 대한 분석은 맞는 점도 있고, 틀린 부분도 있었습니다. 운세 관상은 재미로 봐야지 큰 의미를 부여해선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