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유산 지리산자락의 깊은 계곡이 더위에 지친 사람들을 유혹한다.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가 뚫려 가는 길이 한결 편해졌다. | ||
무주 칠연계곡
무주구천동의 명성에 가린 칠연계곡은 무주에서 장수쪽으로 덕유산 서쪽 산자락에 박혀 있다. 아직 호젓한 계곡에서 한여름 무더위를 피할 수 있다.무주에서 장수쪽으로 30분쯤 가다보면 안성읍이 나오고 자연학습장 칠연폭포 등의 안내판이 네거리 좌측에 보인다. 좌회전해 7km를 들어가면 비경이 하나씩 나타난다.
칠연계곡 들어서기 전에 먼저 용추폭포를 본다. 폭포 아래로 내려가면 절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폭포가 크지는 않다. 요란하지도 않다. 하지만 계곡과 소나무들이 지나가는 이의 발길을 오랫동안 묶어두기에 충분하다.숲속의 청소년수련장과 전라북도 자연학습장을 지나면 칠연계곡이 펼쳐진다. 계곡은 크고 작은 폭포와 기암괴석, 맑은 계류가 어우러진 절경이다. 칠연계곡의 백미는 역시 칠연폭포. 이름 그대로 일곱단계 폭포가 이어지고 그 사이에 폭포수가 좁아지는 ‘7폭7연’의 절묘한 모습을 보여준다. 아기자기한 규모에 비해 느끼는 감동은 엄청나다.
▲여행 정보 : 무주-적상삼거리-안성읍 좌회전-통안-자연학습원. 어죽 하나로 20년째 한 곳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금강식당(063-322-0979)은 식도락가들 사이에도 널리 알려진 맛집이다.
▲ 거창 수승대(왼쪽)는 국민관광지로 지정돼 가족나들이에 안성맞춤 이다. 오른쪽은 무주구천동이다 | ||
덕유산을 대표하는 계곡이다. 무주 설천삼거리를 지나 덕유산국립공원으로 들어가면 야트막한 산허리 암벽을 뚫어 만든 암굴 나제통문이 나타난다. 옛날 신라와 백제의 국경지대로 지금까지도 이 터널을 경계로 언어와 풍습이 다르다. 이른바 구천동 33경은 이 나제통문에서 시작된다. 흔히들 차를 타고 10여 개에 이르는 절경을 스쳐가기 때문에 구천동 계곡의 참맛을 지나치기 쉽다.
제2경으로 꼽히는 은구암은 약 3km지점에 있고 1km를 더 가면 청금대가 계곡의 물소리에 젖으며 다소곳하다. 1km를 더가면 워낙 궁벽진 곳이라 발걸음이 뜸해 독특한 정취를 느끼게 하는 와룡담이 서벽정과 도화담을 낀 학소대와 이웃하고 있다.계곡의 물이 많기로 유명한 함벽소를 지나면 가의암이 층층을 이루고 자갈이 소를 메워 이름뿐인 추월담도 한껏 정갈스럽다. 낚시터로 유명한 만표탄은 노을녘이 가장 아름답고, 고요히 잠긴 못과 급류가 암석에 부딪치며 이루는 선경은 파회다. 이 모두가 나제통문에서 1km에 펼쳐지는 비경들이다.
구천동 여관촌을 지나면 월하탄이 여울과 반석으로 조화를 이루고 인월담과 사자담은 비파담과 연이어 청류동을 이룬다. 다연대 위쪽 4백여m 지점에 구월담이 모습을 뽐내고 금포탄을 지나면 호랑이도 절경에 취해 발을 헛딛고 굴러떨어졌다는 호탄암이 당당하다.
▲여행 정보 :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무주나들목으로 진입, 무주읍-나제통문까지 간다. 기차는 영동역까지 이용한 후 무주까지 시외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버스로 무주읍에서 구천동계곡까지는 40분 정도 소요된다. 무주리조트(063-322-9000) 안에 티롤호텔과 콘도 형태의 기족호텔이 있다. 무주댐 입구 휴게소식당(063-324-0425)은 된장찌개를 잘한다.
거창수승대
거창에는 옛 선비들이 글을 읽고 풍류를 즐기던 누각과 정자가 수백 개나 있다. 계곡에 곧추선 바위 절벽 위쪽 평평한 곳을 골라 터를 닦은 요수정(樂水亭)이며, 요수정에서 물 건너편으로 보이는 관수루(觀水樓)는 수백 개 정자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것들이다.수승대가 국민관광지로 지정되면서부터 민박집도 많이 들어서고 산책로, 공원 등이 조성되어 이용하기 더 편리해졌다. 다리 건너편 숲 사이에 야영장이 마련됐고 다리 입구에서 텐트를 대여해 주기도 한다. 야영장 아래쪽 물놀이장에서는 수영을 하거나 작은 보트를 타고 놀 수도 있다. 깔끔한 편의시설과 넓은 단지가 가족단위 여행자들에게 적당하다.
올해로 13회를 맞는 거창국제연극제. 지방이란 약점을 극복하고 해를 거듭할수록 알찬 내용으로 관객을 설레게 한다. 매년 8월1일부터 15일까지 보름동안 진행된다. 올해는 국내 극단들과 탈춤 보존회, 발레단, 프랑스 3팀, 러시아 1팀이 참가한다. 거창국제연극제 위원회(055-944-0804), 수승대 국민관광지(055-943-5383)
▲여행 정보: 대구와 광주를 잇는 88올림픽고속도로에서 거창 나들목으로 나간다. 마리-위천을 차례로 따라가면 수승대에 이른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거창행 시외버스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50분까지 하루 13회 운행한다. 연극제 기간 동안 거창 시내의 로터리에서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수승대 국민관광지 안에 민박집이 많다. 민박안내(055-943-0407)
▲ 대원사 장독대. | ||
경남 함양군 마천면에 위치한 칠선계곡은 남한에서 두 번째로 높은 지리산 천왕봉(1,915m) 아래 장장 15km나 걸쳐 있는 긴 계곡이다. 지리산 10경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계곡미가 빼어나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발원한 계류는 곳곳에 선녀탕과 옥녀탕, 비선담, 칠선폭포, 마폭포 등 소와 폭포를 만들어 놓았다. 휴가철에 넉넉한 일정을 잡아 가족 피서 산행지로 잡으면 좋다. 철선계곡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철다리를 건너 계곡을 끼고 오르면 맑디맑은 선녀탕에 도착한다. 곰과 사향노루에 얽힌 전설를 가진 선녀탕을 지나 몇 분만 더 가면 깜짝 놀랄 정도로 큰 탕이 나온다. 옥녀탕인데 크기도 크기지만 얼마나 깊은지 시커먼 물빛에 압도되고 만다. 칠선계곡에서 가장 빼어난 탕이다.
▲여행 정보: 서울-호남고속도로-익산 나들목-봉동-남원-24번 국도-인원-1084번 지방도로-추성리까지 간다. 추성리에 벽촌민박(055-962-9511), 홍길네집 등이 있다. 민박집에서 토종닭 백숙 등을 맛볼 수 있다.
남원 달궁계곡
지리산 영봉의 하나인 반야봉과 신성한 제단으로 모셔지는 노고단, 종석대와 만복대의 네 거봉들이 물줄기를 한 곳으로 모아 내리는 곳이 달궁계곡이다. 계곡은 사방이 숲으로 원시림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청정지역이라 한여름에도 모기 구경을 할 수가 없고 마을을 가로지르는 계곡 물은 발을 담그면 시릴 정도다. 계곡물은 차고 맑을 뿐만 아니라 힘차 밤이면 계곡 물소리가 폭포수처럼 들린다. 달궁계곡은 울창한 숲터널, 기묘한 바위와 물이 흐른다. 쟁기소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쏟아져 내리는 엄청난 수량이 주변 녹음과 어울려 선경을 이룬다. 이어지는 음옥담 쟁반소 구암소 요룡폭포가 굽이굽이 온통 청록빛으로 물들어 있다.
▲여행 정보: 남원에서 730번 지방도로를 타고 육모정-고기리-정령치에 오른다. 정령치를 내려서면 삼거리. 우회전하면 노고단 심원계곡 가는길이고 좌회전하면 뱀사골과 달궁마을로 이어진다. 달궁마을에 위치한 달궁산장(063-625-8971)이나 심원마을의 심원관광농원(061-782-6226)에서 민박을 한다. 심원농원에서는 머루술, 다래술 등 산 열매술을 맛볼 수 있다.
산청 대원사계곡
지리산 천왕봉 동쪽 기슭에 자리한 대원사는 신라 진흥왕 10년(549)에 법승 연기선사가 창건한 고찰. 대원사 입구에서 잘 단장된 산길을 오르다보면 우거진 송림 사이로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으로 이름난 대원사 계곡이다.대원사에서 10분 정도 산길을 오르면 용이 1백년간 살다가 승천했다는 전설의 용소가 나온다. 깊이가 5m나 되는 용소는 바위가 뚫려 굴처럼 되어 옹기모양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도보로 약 1km되는 지점에 여름철 피서객들의 텐트촌으로 이용되는 유평분교가 있다. 밤밭골에서 약 8km 정도 등산을 하면 3단으로 비스듬히 완만한 경사를 나타내는 무제치기폭포가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여행 정보 :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산청 나들목으로 진입, 20번 국도-사리-대원사 주차장까지 가면 된다. 대원사에서 1.5km정도 떨어진 밤밭골에서 민박을 할 수 있다. 식당을 운영하는 10여 가구가 70~80개의 방을 마련해놓고 있다. 산청 단성면 창촌리에 지리산 전통 향토음식점으로 지정된 청기와횟집(055-972-5022)이 있다. 회와 매운탕을 요리하는 이곳에서 특히 유명한 음식은 피라미 조림과 튀김.
함양 화림동계곡
함양은 경북 안동과 더불어 유교 문화의 고장으로 손꼽히는 곳. 곳곳에 서원과 누각이 있고, 계곡을 바라보는 경치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정자가 들어서 있다. 함양군 안의면 화림동계곡을 찾아가는 길에서는 누구라도 시심에 한번 푹 젖어볼 수 있다. 화림동계곡에는 거연정 군자정 동호정 농월정이 차례로 나타난다. 화림동계곡은 남덕유산에서 발원하는 금천이 굽이치며 흘러 팔담팔정을 이루었다. 농월정에서 국도 26호선을 따라 무주방면으로 올라가면 동호정 군자정 거연정 등 고풍스러운 정자가 줄줄이 이어진다.
달빛이 도도한 밤이면 월연암 등 정자앞에 펼쳐진 암반위로 흐르는 물에 월광이 조각조각 부서져내리며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해 준다. 같은 계곡인데도 정자마다 운치는 사뭇 다르다. 거연정 군자정 부근은 물소리가 귀를 때리는 산골 계곡의 맛 그대로인 반면 동호정 주위에는 깊은 못들이 고요히 누워 있어 궁궐의 정원에 온듯한 느낌을 준다.
▲여행 정보: 대전∼진주간 고속도로 안의 나들목에서 빠지면 농월정이 있는 화림동계곡이 모습을 보인다. 함양읍내와 관광지마다 모텔 등 장급 여관이 많다. 좀 색다른 숙소를 원한다면 농월정과 동호정 사이에 있는 황석산청소년수련원(055-962-9377)이 좋다. 함양읍의 대성식당(055-963-2089)은 쇠고기국밥 한가지로 40년 내력을 이어온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