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0월 29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서울 브랜드 ‘I·Seoul·U’ 2주년 기념 시민축제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당시 입찰에는 대기업 계열사 등 8개 업체가 참여했다. 지난해 7월 28일 교수 등 7명이 참여한 용역제안서 평가위원회는 정량평가(20점), 정성평가(70점), 입찰가격(10점)을 기준으로 A 사 1순위, B 사 2순위, C 사 3순위로 협상대상자를 결정했다. 이에 도시브랜드담당관은 우선협상대상인 A 사와 지난해 8월 용역계약을 맺고 이후 12월 사업시행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일이 터졌다. 서울시의회 자유한국당 박성숙 의원이 지난해 11월 문화체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당시 속기록에 따르면, 박 의원은 유연식 시민소통기획관에게 “박원순 시장이 얘기하는 게 소통, 깨끗, 청렴, 그런데 항상 보면 시민단체한테 민간위탁 준다거나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우리는 여기 기관에 있던 사람이 다른 회사에 취업해서 여기에서 용역을 아예 그쪽으로 밀어주는 것, 이거는 그야말로 모든 서울시민이 알아야 될 서울시의 적폐”라고 폭로했다.
이 말을 풀어보면, 박원순 시장이 ‘소통, 깨끗, 청렴’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실상은 서울시 사업을 시민단체에 민간위탁형식으로 나눠주고 있고, 게다가 이번에는 시민소통기기획관 뉴미디어담당관(4급)으로 재직한 D 씨가 6월에 퇴직해 7월 A 사 상무로 입사하자, A 사는 8월 17억 6000만 원 상당의 용역을 수주했으니 이는 밀어주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적폐라고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나름의 해명을 내놓았다. 서울시는 “조사담당관 윤리조사팀 확인을 경유했다”며 “대상자인 D 씨는 임기제 4급으로 ‘공직자윤리법 제17조(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에 따른 취업 제한 대상자이나, D 전 뉴미디어담당관이 취업한 A사가 인사혁신처에서 공시한 취업 제한 기관이 아니기에 ‘해당없음’”이라고 답변했다.
이후 취재과정에서 서울시 관계자로부터 이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논란이 일자 서울시 재무과가 지난해 10월부터 유사한 일이 재발할 경우, 평가점 100점 만점 기준으로 ‘–1점’을 시행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100점 중에 ‘–1점’이 낙찰에 주요한 변수가 될 수 있느냐”는 물음엔 속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결국 ‘–1점’은 서울시도 문제가 있음을 시인한 것으로 볼 수는 있지만 11월 행감을 앞두고 ‘부랴부랴’ 내놓은 임기응변식 대응이란 한계 또한 분명해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장효남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