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 박은숙 기자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홍(친홍준표)계와 함께 손잡고 김성태 원내대표를 지원, ‘포스트 정우택’ 호를 띄운 1등 공신이다. 김 원내대표는 친홍계로 불리지만, 애초 ‘김무성의 사람’으로 분류되는 원조 김무성계다. 김 원내대표는 바른정당 복당파의 귀환 당시 홍준표 대표와 김 의원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김무성계는 권성동 김학용 강석호 의원을 비롯해 바른정당 복당파 7명(김영우 강길부 홍철호 황영철 김용태 정양석 이종구) 등이다. 친홍계는 이철우 홍문표 강효상 염동열 윤한홍 의원 외 친박(친박근혜)계에 걸쳐 있는 정종섭 민경욱 의원 등이다.
김무성계는 이미 당에 전진배치, 신주류로 부상했다. 김학용 김용태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장과 정무위원장 등 핵심 상임위원장직을 꿰찼다. 사실상 신주류 부상의 신호탄인 셈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김 의원 등이 한국당으로 귀환할 당시 ‘포스트 지방선거’ 시나리오가 나돌았다.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이 참패한다는 전제로 ‘홍준표 체제 불명예 퇴진→비상대책위원회 출범→김무성계 당 장악→20대 공천권 행사’ 등의 시나리오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가 직접 비대위를 맡는 ‘선수’로 뛰거나 대리인을 세우는 ‘막후 조정자’ 역할에 나선다는 것이다. 시나리오가 성공한다면, 다음 수순은 2022년 대선이다. 최소 ‘킹메이커’, 최대 ‘킹’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한 관계자는 “YS(김영삼 전 대통령) 키즈로, 승부사 기질을 가진 김 의원이 이대로 자신의 영향력을 끝내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전략적 연대에 나선 홍 대표와 김 의원의 지방선거 공천권을 둘러싼 갈등이다. 당 안팎에선 이들이 ‘친박 제어’에 성공한 만큼, 보수진영 1인자를 위한 진검승부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변수는 양측의 아킬레스건이다. 홍 대표는 MB(이명박) 정권 당시 한나라당(현 한국당) 대표를 맡았지만, 자기 세력을 구축하지는 못했다. 현재도 원내보다는 원외가 주축이다. 친홍계가 떠오른 것도 친박계가 궤멸해 보수의 구심점을 잃었을 때다. 홍 대표의 가벼운 입도 포스트 입지를 다지는 데 걸림돌이다.
김 대표의 조직력은 홍 대표를 능가한다. 박근혜 정부 3년차 때인 2015년 친박계 좌장 서청원 의원을 꺾고 당 대표에 올랐다. 그 당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서 두 달 넘게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 1위를 차지한 적도 있다.
그러나 20대 총선(2006년 4·13) 참패의 최대 원인으로 꼽힌 ‘옥새 파동’은 김 의원의 약점이다. 당시 새누리당(현 한국당) 대표였던 김 의원은 당의 도장을 가지고 잠적, 공천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보수진영 관계자는 “공천 갈등 조정에 실패한 김 의원의 리더십이 복원될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