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5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근린공원에 있는 박 전 대통령 흉상이 빨간색 스프레이로 훼손돼 있다. 연합뉴스
2016년 12월 17일 제주도에서는 5·16기념비가 빨간 페인트로 훼손된 상태로 발견되기도 했다. 이 기념비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건설된 ‘5·16도로’ 개통을 기념하기 위해 1967년 세워진 것이다. 기념비에는 ‘독재자’ ‘유신망령’ 등의 낙서가 써있었다.
2017년 11월에는 마포에 있는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에 박정희 동상을 세우려던 계획이 진보단체와 서울시의회 등의 반대로 무산됐다. 주최 측은 동상 제막식이 무산되자 동상 기증 증서 전달식을 진행했지만 이마저도 반대시위에 부딪혀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박정희 동상 설치 저지 마포비상행동’은 기념도서관 계단 앞에서 “박정희는 계승이 아니라 청산의 대상”이라며 “마포지역 모든 시민사회단체, 진보정당 그리고 시민의 힘을 모아 박정희 동상을 막겠다”고 선언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발행할 예정이던 기념우표는 정권이 바뀐 뒤인 지난해 7월 발행이 취소됐다. 우정사업본부가 기념우표 발행을 취소하자 보수진영에서는 일제히 반발했다. 결국 우정사업본부 대신 한국대학생포럼이라는 대학생 단체가 기념우표를 자체 제작해 발행하기도 했다. 한국대학생포럼 측은 온라인으로 판매한 1만 세트가 3일 만에 모두 팔렸다고 밝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도와 구미시는 올해 예산안에서 박정희 기념사업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않기로 했다. 경북도는 당초 박정희 기념사업 3건을 계획했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 전기 제작·방영’ ‘박정희 전 대통령 다큐멘터리 제작·방영’ 등 2건은 취소했다.
새마을운동 지우기도 박정희 지우기의 연장선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새마을운동 등 지난 정부가 추진한 것이라도 성과가 있다면 추진하라”고 지시했지만 코이카(KOICA)는 최근 새마을운동 공적개발원조(ODA) 26개 사업 중 16개 사업을 없앴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