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이시형 회사 에스엠처럼 금강도 다스의 지원을 받아 성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스 안팎에선 금강이 ‘MB의 숨은 사금고’라는 말도 나온다. 사진 이명박 전 대통령 임준선 기자
2006년 기준 36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금강은 다음해인 2007년 510억 원으로 매출이 뛰었다. 대부분 매출은 다스에서 발생했다. MB 정부 말인 2012년에는 1000억 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했다. 2006년 100억 원대였던 자산은 2012년 500억 원대로 늘어났다. 앞서 다스는 2003년 금강 설립 시 자금과 인력, 설비 등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스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이시형 회사 에스엠처럼 금강도 다스의 지원을 받아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다스 안팎에선 금강이 ‘MB의 숨은 사금고’라는 말도 나온다.
2015년 112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금강은 에스엠이 영업을 시작한 2016년 840억 원으로 매출이 급감했다. 같은 해 금강은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14년 500억 원이던 금강 자산은 2016년 340억 원으로 줄었다. 앞의 인사는 “실제로는 다스가 적자고, 금강이 흑자인데 금강의 재무제표를 누군가 손봐 다스가 이득이 나도록 회계를 꾸민 것”이라며 “예전부터 금강은 출납 장부를 2가지 버전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다스는 2016년 금강에서 1260억 원을 매입했다. 다스의 매입은 금강엔 매출이다. 그런데 그해 금강의 매출은 840억 원으로 나타났다. 즉 다스가 400억 원 이상 매입을 부풀렸거나 반대로 금강이 매출을 축소했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금강 전 임원은 “다스가 제품에 들어가는 철판 등 원자재를 구입해 금강에 제공하고, 금강은 원료비를 뺀 나머지 부분을 매출로 계상하고 있다”며 “다스와 금강은 별개 회사고, (이중장부 의혹은) 다스를 음해하려는 사람들이 꾸며낸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실제 일부 대기업은 금강 전 임원의 말처럼 원료비를 매입 또는 매출에 포함한다. 재계 관계자는 “원료를 구입해 하청업체에 제공하는 것 자체로 문제를 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특수관계자간 거래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계열사 부당 지원에 해당할 수 있다.
2015년 112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금강은 에스엠이 영업을 시작한 2016년 840억 원으로 실적이 급감했다. 같은 해 금강은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14년 500억 원이던 금강 자산은 2016년 340억 원으로 줄었다. 일요신문 DB
다스와 금강은 설립 당시 법적으로 별개 회사였다. 그러나 2010년 다스 최대주주인 MB 처남 김재정 씨가 사망하면서 특수관계가 됐다. 김재정 씨의 다스 지분 48.99%를 아내 권영미 씨가 상속했는데 2010년 당시 권 씨는 금강 지분 16%를 가진 최대주주였다. 이후 권 씨는 금강 지분을 늘려 64%까지 확보했고, 다스 지분은 상속세 물납 등을 통해 23.6%로 줄였다. 이상은 다스 회장을 제외하고 권 씨보다 다스 지분이 많은 사람은 없다.
지난 4일 국세청은 다스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하고, 회계장부와 임직원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국세청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이번 세무조사는 검찰의 의뢰에 따른 것이며, 경리직원 조 아무개 씨가 관리한 비자금이 더 있는지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다스 내부에선 ‘다스가 아닌 금강을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다스는 MB 퇴임 직후인 2013년 내부 전산망을 모두 교체하고, 임직원 컴퓨터를 파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한 인사는 “회계상 다스는 더 나올 게 없다”며 “중요 자료는 대부분 금강에 넘어갔다”고 전했다.
이영배 금강 대표는 지난 BBK 특검 당시 MB의 자금관리인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MB 처남 김재정 씨와는 20년 넘게 일했고, 다스 자회사 홍은프레닝의 이사를 맡아 MB와 커넥션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러나 이 대표는 특검 당시 MB의 자금관리인이란 의혹을 부인했다.
회사 설립 후 단 한 차례도 주주 배당이 없던 금강은 에스엠이 설립된 2016년 전후 중간배당을 통해 50억 원을 현금화했다. 에스엠 계열사 다온(옛 혜암)에는 16억 원을 장기 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금강은 같은 해 공장부지 등을 담보로 60억 원의 근저당을 설정했다. 이는 금강이 2016년 갑작스레 대량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다. 최근에는 다스에서 근무하던 임원이 금강으로 전직한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앞의 익명 인사는 “다스의 일감을 받는 금강이 그동안 ‘갑’처럼 행세하기도 했다“며 ”금강을 건드리지 않는 다스 수사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