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입점반대 비대위원들이 무대를 점거하는 과정에서 온갖 욕설과 몸싸움 등으로 참석 군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지난 5일 양평물맑은시장 상인회(회장 고건덕, 이하 상인회)가 양평롯데마트 입점과 관련한 주민설명회를 양평군민회관에서 개최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 찾아온 일부 상인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벌집을 쑤셔 놓은 듯 어수선했다.
비대위 소속 상인회원 10여명은 대형마트 입점 반대 유인물을 참석 군민들에게 배포하는 한편, 상인회 임원 퇴진 등을 요구하며 설명회를 저지하기 위해 안간 힘을 썼다.
한편 고건덕 회장을 비롯해 상인회 임원들은 일련의 반발 속에서도 평온한 모습을 유지해 눈길을 끌었다.
상인회가 마련한 이번 설명회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경제 안정을 위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롯데마트 입점과 관련한 사항을 지역 주민들에게 설명하는 자리였다.
◇ 비대위, 고함·욕설에 몸싸움 불사... 심장수술 앞둔 고건덕 상인회장 밀려 넘어져
이날 설명회에는 입점을 반대하는 비대위 회원 10여명과 상인, 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상인회가 오후 4시 30분 경 행사를 진행하려 하자 비대위 소속 상인들이 연단과 무대 앞을 점거하고 고함과 욕설로 설명회 진행을 막았다.
이들은 상인회장이 직접 나서 설명을 할 것을 요구했고, 고건덕 회장이 무대에 올라 막 인사를 하려는 순간 비대위 사무국장이 고함을 지르며 발언을 막아서는 과정에서 고 회장이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향후 폭행시비까지 불거질 예정이다.
비대위 소속 상인회원들이 무대 위와 무대 앞을 점거하다시피 하며 마이크를 빼앗는 등 설명회 진행을 막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자, 방청석 주민들 사이에서 “설명회를 진행하자”는 고함이 터져 나오기도 했으나 이들의 설명회 방해는 계속 이어졌다.
이를 지켜보던 주민 A씨는 “용팔이 조폭들도 아니고 많은 군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입에 담지 못할 욕설 등을 내뱉으며 설명회를 난장판으로 변질시킨 것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상인회 김주식 이사가 양평군민회관에서 롯데마트와의 상생협의 과정과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시종일관 차분하게 대응하던 상인회는 잠시 소강상태를 틈타 김주식 이사가 설명회를 진행했고, 김 이사는 시종 차분한 어조로 그간 롯데마트와의 상생협의 과정과 협의 내용 등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김 이사는 양평시장의 60~70%가 식당으로 구성되어 있어 롯데와의 상생협의과정에서 쇼핑 중 최소한의 먹을거리로 떡볶이와 손만두 외에는 식당 입점을 막았다고 밝혔다. 전자제품과 의류 역시 입점을 막았다고 강조했다.
또, ▲양평군친환경 농산물 및 상품의 판로개척 ▲청년창업매장 공간제공 및 매대지원 확대 ▲팝업스토어 운영 ▲고용인력 양평군민 가산점 부여 및 우선채용 ▲영화관 입점 협조 ▲임대매장 유치시 양평군민 우선 입점 ▲문화센터 입점 ▲자매결연 통한 지속적인 상생협력 이행을 비롯해 ▲시설개선사업비 10억원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설명이 끝나고 질의시간에 비대위 측과 찬성 측 주민 간 찬반에 대한 당위성을 놓고 설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고함과 욕설이 오가고 몸싸움 일보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상인회에서는 롯데마트와의 상생협의 과정에서 시장의 최대 고객인 양평군민과 상인회원들이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러 조건들을 합의서에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행 위기 속에서도 설명회를 무사히 마친 상인회는 양평 3대전통시장인 양수리, 용문, 양평시장 상인회 임원들의 인사하는 시간을 마련했고, 이들이 무대에 올라 ‘군민여러분에게 드리는 약속의 말’과 함께 성원을 당부하는 인사를 올리자 참석자들로부터 격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편한 쇼핑환경과 최고의 서비스를 여러분에게 제공하겠다”면서, “우리는 군민 여러분이 바라는 시장으로 새롭게 태어나 새로운 상인회가 될 것을 약속드린다”고 다짐했다.
상인회에서는 이번 설명회가 롯데마트 입점과 관련한 군민의 궁금 사항을 해소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보고, 롯데마트와의 상생협의 마무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평롯데마트 입점반대 비대위가 5일 오후 4시 30분 개최된 상인회의 ‘롯데마트 입점 관련 설명회’에 앞서 오전 11시 쉼터 2층에서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 비대위 기자회견 “비대위가 협상에 주도적으로 임해야”
‘정병국 국회의원 상인회 업무 부당 관여’ 의혹 제기
설명회에 앞서 대형마트입점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 양평물맑은시장 쉼터 2층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비대위 소속 상인 13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 회장 및 일부 이사들의 롯데마트와의 밀실, 졸속상생협약 체결 강행 시도를 전면 거부한다고 강조하고, “다수의 상인들이 뜻을 모아 비대위를 구성하여 임시총회를 통한 전체의 의견을 구하자는 내용을 전달했으나, 이를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회원들에 대한 실질적 대표성을 띠고 있는 비대위가 롯데마트와의 협상 파트너로서, 협상에 주도적으로 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이사회에서 상생협의에 대한 전권을 위임받았다는 김 모 이사는 단지 소송 건을 위임받았던 것이지 상생협의에 대한 권한을 위임받은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상인회 측에서는 “이사회에서 소송 건 뿐만 아니라 생생협의에 대한 전권을 김 모 이사에게 위임하는 의결을 한 게 맞다”면서, “비대위 위원 중에서도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사람이 있음에도 거짓말로 군민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
비대위는 또 “이날 오후 상인회 명의로 실시할 예정인 롯데마트 입점 주민 설명회는 상인회 전체회원들의 입장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회장과 부회장, 총무 등 4명을 시장상인회에서 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정병국 국회의원은 상인회의 업무에 부당하게 관여하지 말라”면서, “상생협약 체결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는 김 모 이사는 바른정당 정병국 국회의원님의 양평사무소 사무국장인바, ‘정병국 국회의원이 오더를 준 것 같다’는 현 회장의 발언과 겹쳐, 국회의원님이 상인회의 업무에 부당하게 관여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고 있다”고 주장해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여주·양평 바른정당 관계자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며 심각한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사항”이라고 반박하고, “형사고소 등 법적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방안을 검토해 작성자와 유포자에 대해 엄중한 법적·사회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이날 오후 4시 30분에 개최될 상인회의 롯데마트 입점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적극 저지하겠다고 밝혀 물리적 충돌이 예상됐었다.
비대위 정남운 사무국장이 고함을 지르며 고건덕 상인회장의 발언을 막아서는 과정에서 고 회장이 뒤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향후 폭행시비까지 불거질 예정이다.
▲ 양평 3대전통시장인 양수리전통시장, 용문천년시장, 양평물맑은시장 임원들이 ‘군민여러분에게 드리는 약속의 말’과 함께 성원을 당부하는 인사를 올려 설명회 참석자들로부터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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