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천해수욕장엔 젊음의 열정이 넘친다. 온몸에 머드칠을 한 피서객들. 사진=이종현 기자 lee@ilyo.co.kr | ||
또 인근 청양의 칠갑산으로, 백제 문화유산의 보고인 공주나 부여로, 가볍게 넘나들 수 있는 것도 보령여행의 매력이다. 머드축제, 신비의 바닷길축제가 한창인 보령에서 해수욕, 섬여행, 문화재탐방까지 풀코스로 즐겨보면 어떨까.
◆ 여행1 해수욕장 [대천-무창포-춘장대] ◆
대천해수욕장
에메랄드빛 바다위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대신, 이곳 서해안에서는 엷은 황토색으로 출렁이는 파도가 먼저 인사를 건넨다. 화려한 원색 패션과 청춘 남녀가 가장 많이 모여든다는 대천.
서해안 최대의 백사장이란 수식어만으로는 부족한 뭔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젊음의 열기다. 여러 대학의 수련원이 모여있는 것도 적지 않은 요인으로 작용했다.
거침없이 나아가는 젊음의 이미지를 닮아서인지 3.5km에 달하는 길고도 넓은 백사장이 시원스럽다. 달리기 시합이라도 하면 모를까. 넓은 해안을 제대로 완주(?)하는 일은 상상도 말자. 넘실대는 파도들의 유혹에 몇 걸음 못가 바다로 뛰어들고 말테니 말이다.
수평선에 간간이 떠있는 크고 작은 섬부터 해안 저편에 풍요롭게 드리워진 솔숲까지 사계절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대천은 오랫동안 서해안을 빛내온 보석이다.
백사장은 조개껍질이 잘게 부서져 모래로 변모한 패각분으로 유명했으나 지금은 곱게 단장해놓아서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단체게임이나 운동을 즐기기에 좋은 넓은 백사장이 인기지만 무엇보다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깊지 않아 물놀이나 해수욕하기 좋다.
해수욕장 시민의 탑 광장에서는 제5회 보령머드축제가 펼쳐지면서 여름 특수를 제대로 만끽했다. 인근 개펄에서 재취한 바다진흙이 각종 머드제품으로 상품화된 것을 홍보하고 축하하는 연례 여름축제로 한바탕 잔치가 벌어졌던 것이다.
진흙을 튀기며 한바탕 난장판이 벌어지는 대형 머드탕, 긴 튜브를 제작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기록에 도전하는 머드슬라이딩, 친구와 연인, 가족들의 온몸에 직접 발라주는 머드 셀프마사지, 머드사진 촬영대회까지 머드축제는 여름바다와 연계된 가장 흥미진진한 축제가 되었다.
▶가는 길 : 서해안고속도로-대천IC-대천해수욕장/서울-보령 시외버스 1일 28회/기차는 장항선 대천역 하루 17회 운행/대천관광안내: 041-933-7051.
▲ 무창포 해수욕장은 호젓한 피서를 즐기기에 안성 맞춤이다.(작은사진) 큰 사진은 송림으로 유명한 춘장대 모습. | ||
시끌벅적 열기로 가득한 대천에 비하면 이곳은 시골 동네에 온 것처럼 느슨하고 한적하다. 매월 음력 보름과 그믐을 전후하여 4~5회, 해변에서 보이는 석대도까지 1.5km 바닷길이 열리는 무창포는 작은 모세의 기적으로 유명한 곳이다.
열린 바닷길을 따라가며 낙지 해삼 조개 등을 잡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물때를 보려는데 “아이구! 오늘 아침에두 길이 났었는데”하며 상가 아주머니가 안타까워 한다.
해수욕장 주변이 조금 어수선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상가나 유흥업소가 적기 때문에 주말 가족나들이 손님들이 즐겨 찾는다고 한다.
바닷길이 다시 열리는 8월9일~10일 사이에 ‘무창포 신비의 바닷길 축제’가 해수욕장 잔디광장에서 펼쳐진다. 해변영화제, 조개잡이대회 등 흥미로운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이라 이때쯤 휴가 계획을 잡아놓고 있다면 한번 고려해볼만 하다.
▶가는 길 : 대천해수욕장에서 나와 공영주차장을 통과한 뒤, SK주유소를 끼고 우회전한다. 남포방조제를 따라 용두해수욕장을 거쳐 줄곧 직진하면 무창포해수욕장. 자동차로 10분 정도 소요/기차는 장항선 웅천역에서 무창포행 버스 이용/무창포관광 안내:041-936-3561
춘장대해수욕장
무창포에서 차로 또 10여 분. 서천군의 제1명소로 알려진 춘장대는 해수욕과 함께 울창한 송림이 이름난 곳이다. 여관이나 숙박시설이 넉넉지 않은 대신 예전부터 송림 그늘에 늘어선 텐트 행렬이 더 일반적인 풍경을 이룬다. 폭염 아래 파도와 즐거운 몸싸움하는 것도 여름휴가의 절정이지만 그늘 아래서 즐기는 삼림욕은 휴양지에서의 특혜가 아닌가.
춘장대 가까운 곳에 동백정이 있다. 자생군락으로는 최북단에 있는 춘백군락이라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해안에 우뚝한 언덕 위로 동백정 정자가 있고 수백 년 된 동백나무는 어른 몇 사람이 손을 잡고도 감싸안기 힘들 만큼 풍성한 자태를 보여준다. 동백정의 일몰을 보기 위해 저녁이면 많은 사람들이 언덕 위로 몰려든다.
▶가는 길 : 무창포에서 607번 지방도를 따라 남쪽으로 계속 직진하면 부사방조제를 지나 약 15분 후 춘장대에 도착/서해안고속도로 춘장대IC / 기차는 장항선 웅천역, 서천역. 휴가철엔 비노선 철도를 따라 춘장대까지 피서특별열차가 운행된다.
◆ 여행2 - 섬으로 대천항 [원산도 호도 장고도] ◆
대천항
대천해수욕장과는 멀지 않게 떨어져 있는 대천항은 새벽부터 활기가 넘쳐난다. 밤새 건져올린 해산물들이 부두에 속속 도착하고 이내 경매가 이뤄지는데 이때가 절정이다.
아침 8~9시 무렵이면 관광객들을 기다리는 간이 수산시장이 펼쳐지고 좌판을 벌인 아낙네들은 더욱 분주해진다. 꽃게 참소라 우럭 대하 등 가격은 노량진수산시장과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 막 배에서 내린 것이라 싱싱하기는 비교할 데 없다.
유람선 선착장에 정박한 유람선은 승객 10명 이상이 모이면 인근 섬으로 유람을 떠난다. 낚싯배를 대해주기도 하는데 죽도나 무창포에서 배낚시를 해도 좋고 아니면 원산도나 장고도로 건너가 즐기는 갯바위 낚시도 꾼들의 관심을 모은다. 항구 오른쪽에 시원한 건물 외관으로 시선을 끄는 여객터미널이 인근 섬으로 떠나는 관광객을 기다린다.
원산도 호도 장고도
대천항에서 뱃길로 30분쯤 달리면 서해에서 안면도 다음으로 큰 섬인 원산도에 도착한다. 섬 중에서 백사장이 가장 길고 고우며 서해에선 찾아볼 수 없는 남향 해수욕장이라 관광객이 해마다 늘고 있다.
이밖에도 호도, 녹도, 장고도, 삽시도 등이 있으며 대천항에서 53km나 떨어져 있어 뱃길로도 두 시간이 걸리는 외연도는 여전히 천연 바다의 신비에 싸여 있다.
원산도는 하루 7회 정도로 배편이 자주 운행되지만 외연도같이 멀리 떨어진 섬은 하루 세 번 정도만 들어간다. 그것도 휴가철이라 특별운항까지 더해진 숫자다. 8월15일 이후로는 횟수가 더 줄어든다고 하니 미리 터미널에 전화해서 시간을 알아두고 떠나는 것이 좋겠다.
▶여객터미널 : 041-934-8772~4/유람선 선착장(낚싯배 대여) 041-934-6896.
▲ 성주사지(위)와 석탄박물관은 대천 여행의 선택 코스다. | ||
보령댐
모처럼의 가족 여행. 복잡한 바다를 피하여 머리를 식힐 곳을 찾는다면 온 가족이 함께 드라이브에 나서보자.
드라이브 명소로 강력 추천할 만한 곳은 보령댐이다. 성주산과 아미산의 계곡들이 모여들어 서해로 흐르는 웅천천을 막아 세운 곳이다. 물이 맑아 은어가 많이 서식하던 이곳은 굽이굽이 산허리를 돌아서 있는 푸른 호수가 절경을 이룬다. 보령댐 휴게소에서부터 본격적인 전망이 시작되며 아직까지 차들이 거의 없어 더욱 호젓한 곳이다.
대천에서는 석탄박물관 방향으로, 무창포에서는 웅천으로, 춘장대에는 주산면으로 진행하다가 보령댐 이정표를 따라 진행하면 모두 30분 이내에 댐 진입로에 들어선다.
석탄박물관
석탄산업이 한창이던 때, 보령에도 탄광이 있었다. 탄광이 문을 닫으면서 채탄하던 탄광 자리에 95년 문을 연 것이 석탄박물관. 고리타분한 박물관이 아니라서 반드시 들러볼만 하다.
체험의 장을 설치해 아이들이나 어른이 함께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3층 깊이 지하 모의 갱도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는 지하 1백m에서 4백m까지 급강하하는 시간과 충격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실제는 2층에서 1층으로 하강하는 것 뿐이지만 탑승객들은 지하 갱도로 깊이 내려가는 것과 같은 공포스런 기분을 느낀다.
갱도 내에 작업광경이 실물처럼 제작되어 움직임까지 그대로 재현된다. 갱도가 무너지는 상황이 연출돼 갱도(복도)를 따라 걷던 관광객들은 아찔한 순간을 또 한 번 경험하게 된다. 모의갱도를 따라 올라가면 실제 폐광 입구로부터 시원한 자연풍이 불어나오는 냉풍욕장이 나온다. 출구로 나오면 박물관 야외마당에 전시된 탄광 장비들이 전시돼 있다.
성주사지
석탄박물관에서 약 5분이면 성주사지(聖住寺址)에 이르게 된다. 무성한 송림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으며 절터 앞으로 시원스레 계곡이 흐르고 있다. 신라 말기의 이름 높던 사찰로 남은 흔적만으로도 당시 절의 규모를 짐작케 한다. 국보인 낭혜화상 백월보광탑비를 비롯해 오층석탑, 삼층석탑, 석등 등 여러 문화재를 간직하고 있는 중요한 절터다.
성주사지를 지나면 수려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심연동 계곡으로 이어지고 가까이에 성주산자연휴양림이 있어 가족단위의 휴양객들을 반긴다.
대천역에서 올 경우 21번 국도를 이용, 서천으로 향하다 시청 쪽으로 좌회전. 성주터널을 지나 3km 직전 성주삼거리에서 다시 좌회전. 성주산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 041-930-3529. 석탄박물관 041-934-1902.
보령알뜰 관광코스
▲당일코스:무창포-대천-신선한 해산물로 점심-석탄박물관 ▲1박2일, 2박3일 코스: 무창포, 대천(1박)-대천항-석탄박물관-성주산휴양림(2박)-오서산-명대계곡-오천항(도미사당, 김좌진 장군 묘역) ▲무작정코스:무창포-보령댐-성주사지-청양 칠갑산 도립공원(휴양림 내 1박) 박수운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