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혐의로 구속된 양평 사회복지법인 설립자 부인이 10일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고받아 석방됐다.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수원지법여주지원 형사2단독(재판장 이수웅 판사)은 10일 장애수당 등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양평 E 복지법인 설립자 부인 P 씨와 설립자 C 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또 두 사람 모두에게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령했다.
보호관찰은 범죄인을 교도소나 기타의 시설에 수용하지 않고 자유로이 사회생활을 하게 하면서 일정한 감독과 지도를 받게 하는 처분을 말한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1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두 사람에게 징역 2년과 징역 1년 6개월을 각각 구형했다.
앞서 양평경찰서는 설립자 부부가 2014년 수사 받을 당시 드러나지 않았던 횡령에 대한 재단의 고소장이 접수되자 수사 끝에 지난해 7월 18일 P 씨를 업무상횡령 등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C 씨는 불구속입건했다.
검찰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장부를 조작하거나 차명계좌를 이용하는 수법 등으로 4억 8000만 원 상당의 장애수당과 장애인이 맡긴 돈 등을 빼돌린 혐의를 밝혀내고 이들 부부를 업무상 횡령과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사회복지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재판부는 “죄를 인정하고 뉘우치고는 있지만 피해 액수가 크고 또한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면서 장애인의 돈을 횡령한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다만 횡령금액의 상당부분을 피해자 측에 반환했고 정확하지는 않지만 횡령금액의 일부를 장애인을 위해 사용한 점, 2014년에 처벌받았을 때 함께 처벌받았을 수 있었던 범죄인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이라 하더라도 피고인들의 명의로 되어 있던 공사장카페 등에 유용한 것은 사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며, 시설투자에 사용했다는 피고인들이 주장이 잘못된 것임을 지적했다.
한편, 이들 부부는 지난 2014년에도 장애수당 등 3억 6000여만 원 횡령과 사기 등 혐의로 설립자 C 씨는 징역 1년 2월 실형을, 부인 P 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이사장과 시설장직에서 각각 해임되는 등 처벌을 받은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장애인인 피해자가 받을 충격에 비해 이미 동종의 전과가 있는 두 사람에게 법원이 너무 관대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검찰과 피고인들이 각각 1주일 이내에 항소하지 않으면 형이 확정된다. 항소장이 접수되면 수원지방법원 합의부에서 2심 재판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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