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곤 김해시장(왼쪽)과 정장수 전 경남도지사비서실장.
[김해=일요신문] 하용성 기자 = 오는 6.13 지방선거 김해시장 선거구도가 이른바 ‘홍준표 키드’끼리의 맞대결로 전개될지 관심이 모인다.
김해시에는 봉하마을이 있다. 노사모와 민주당에게는 성지와 같은 곳이다. 2004년 총선에서 당시 열린우리당 후보가 경남에서 유일하게 갑과 을 두 곳을 모두 이겼고, 2014년 총선에서도 민주당이 두 곳을 모두 차지했다.
지난 대선에서도 경남 전체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0.5%p 졌지만 김해에서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이 김해를 동진의 전진기지로 만들겠다는 호언장담이 결코 허언이 아니란 것이 입증된 셈이다.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다가오는 6.13 지방선거에서도 김해는 민주당의 압도적인 우세가 예상된다. 현재 김해시장 후보로는 민주당에서는 현 시장인 허성곤 후보와 공윤권 전 도의원, 송재욱 전 국가균형발전위 자문위원이 거론된다. 현직 시장의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허성곤 현 시장이 한발 앞서있다는 평가 속에서 공윤권, 송재욱 두 사람이 추격전을 하는 양상이다.
반면에 한국당에서는 정장수 전 경남도지사비서실장이 유일하다. 한국당의 지지도가 바닥인 상황에서 쉽게 출마를 결심하기 어려운 탓도 있지만, 홍준표 당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장수 실장이 이미 출마를 선언한 상황이라 다른 후보가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의 지역여론도 정장수 실장이 사실상 자유한국당 시장후보로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위기다.
이제 지역의 관심은 허성곤 현 시장이 민주당 공천을 받느냐에 쏠려있다. 허 시장은 김맹곤 전 시장의 낙마로 2016년 4월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됐지만, 2년 전인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한국당(당시 새누리당) 후보로 나섰다가 당내경선에서 떨어진 전력이 있다.
공직에 있을 때는 홍준표 도지사의 후광을 가장 많이 본 인사 가운데 한 명이다. 2012년 12월 홍준표 대표는 경남도지사에 취임하자마자 지방기술직 3급이던 허 시장을 국가직 2급인 기획조정실장에 임명했다. 전례 없는 파격적인 인사였다.
2014년 허 시장이 김해시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도 적극적으로 지원했고, 당내경선에서 떨어지자 이번에는 1급 자리인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에 임명하는 등 홍 대표는 허 시장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2016년 김해시장 보궐선거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허 시장은 갑자기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고, 경선결과 번복 등의 우여곡절 끝에 김해시장에 당선됐다.
이런 허 시장의 전력 때문에 민주당이 집권까지 이룬 상황에서 과연 그를 다시 공천할 것인가에 지역의 관심이 쏠린다.
이유는 명료하다. 허 시장이 다시 민주당의 공천을 받는다면, 민주당의 성지인 김해에서 시장 자리를 놓고 ‘홍준표 키드’끼리 맞대결을 펼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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