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에 위치한 시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현대그룹 계열사 중 현대아산이 금강산 관광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2008년 7월 사업이 중단된 이후에도 현대아산 측 관계자들은 매년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기일(8월 4일)과 금강산 관광 시작일(11월 18일) 등 최소 2번 이상 금강산을 방문, 행사를 진행하고 금강산의 시설물을 돌아보며 현장을 점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대아산이 2년 전인 2015년 12월을 마지막으로 확인을 못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지난 2016년 2월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남북관계가 얼어 붙었다”며 “지난 2016년에는 금강산 방문하겠다는 얘기조차 꺼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다. 이에 현대아산 측이 베이징에 있는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에 기존에 방문하던 8월과 11월 금강산에 방문했으면 좋겠다는 협조 요청을 했다. 하지만 아태평화위원회 측에서는 ‘지금은 좀 어렵겠다’는 답변이 돌아와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따라서 금강산 관광 시설의 상태는 지난 2015년 12월을 기준으로 유추해볼 수밖에 없었다.
현대아산 측에서는 전체적인 시설은 당연히 노후됐다고 운을 뗐다. 금강산 지구 내 관광객들을 위한 숙박시설은 금강산호텔, 외금강호텔, 해금강호텔을 비롯해 펜션, 비치호텔 등이 있다. 최대 2000~3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그 중 금강산호텔과 외금강호텔은 북한이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호텔로, 현대아산이 장기 렌트해 꽤 많은 돈을 들여 리모델링을 했다. 두 호텔의 경우 최근 몇 차례의 남북 이산가족 상봉 당시 숙소로 사용됐다. 또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북한이 중국 관광객들을 받으며 계속 이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강산호텔과 외금강호텔은 아직까지도 꽤 쓸 만하다고 한다. 따라서 관광이 재개되면 가장 빨리 활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은 이 두 곳의 호텔이라고 봤다. 금강산호텔은 219실, 외금강호텔은 173실로, 8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06년 외금강 호텔 개관식 당시. 출처=현대아산 홈페이지
또한 전기도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개성공단의 경우 남측 전기를 활용한다. 하지만 금강산은 자체 발전기를 돌려서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이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금강산 내에 시설물 점검도 필요했다. 금강산 관광 코스로는 만물상, 구룡동, 삼일포, 해금강, 내금강 등이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등산 코스의 산길과 돌계단, 난간 상태는 어떤지도 봐야 한다. 구룡동의 경우 계곡에 짧지만 다리를 건너는 곳도 꽤 많다. 그런 것도 다 안전점검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아산 측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게 안전사고가 나면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신중하게 점검을 모두 마치고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만약 금강산 관광이 재개된다해도 시설 점검 및 보수, 준비기간은 최소한 2~3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아산 측은 금강산 관광 재개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감은 당연히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전에도 좋은 분위기로 가다가 결국 무산된 경우가 너무 많이 있었다. 남북이 발전적인 관계가 이어지길 바라면서 담담한 마음으로 일희일비하지 않고 항상 해왔던 걸 준비하며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은 단순히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이 엮여있다. 특히 UN 안보리의 제재도 들어가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런 복잡한 국제 문제를 풀지 않으면 성사될 수 없다”면서도 “다만 문재인 정부 들어서 북한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어느 때보다 높다. 남북 고위급 회담에 이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등 발전적인 모습을 보이다보면 금강산 관광도 다시 시작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언더커버] 금강산 관광 중단 10년 3-금강산 인프라 현황은下
[박스] 금강산 관광 열리면 현대그룹 동결된 자산도 풀릴까? 북한 당국이 동결한 현대아산의 자산은 어떻게 될까. 앞서 북한은 지난 2010년 초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회담이 결렬되자, 같은해 4월말 투자액 기준 4841억 원에 달하는 금강산지구 내 남측 자산에 대해 몰수 및 동결했다. 정부와 한국관광공사 소유의 이산가족면회소, 소방서, 문화회관, 온천장, 면세점 등은 몰수하고 민간시설인 금강산호텔, 외금강호텔, 금강산 아난티 골프·스파리조트 등은 동결 조치됐다. 당시 북한은 “장기간의 관광 중단으로 우리가 입은 경제적 손실이 엄청나, 관광지구 안의 남측 부동산과 시설을 다 몰수해도 보상이 되지 못한다”고 이유를 들었다. 현대아산 측에서는 동결된 회사 자산을 투자액 기준 2700억 원 수준으로 계산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금강산 지구 내 도로를 깔고, 부두를 만들고, 발전기를 설치하는 등에 모두 현대그룹의 돈이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현재 북한은 현대아산의 동결 자산인 숙박시설 및 관광객 편의시설 온정각 등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이 자체적으로 중국 등 외국인 대상으로 관광객들을 받아, 이들이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교통 및 편의시설 부족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은 많지 않다고 한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남측 민간기업의 자산을 마음대로 동결한 것은 국제법적으로 당연히 잘못됐다. 동결한 자산을 북한 당국이 사용하는 것 역시 현대아산과의 합의 위반 사항이라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대아산 측은 만약 금강산 관광 사업이 재개된다면 자산 동결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남북 정부가 우선적으로 풀어야할 문제다. 갈등이 해소되면 북축이 몰수하고 동결한 남측의 자산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