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정사(031-332-2472)는 국내에는 흔치 않은 열반종의 본산. 중생구제와 개인의 행복을 기원하기보다는 석가모니 고행의 뜻을 되새기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종파다. 보기드문 와불(누워있는 부처)을 가장 높은 곳에 모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향나무 한 그루를 통째로 깎아 조성한 와불은 석가모니의 열반을 형상화한 것이다. 국내에는 이렇게 옆으로 몸을 돌리고 눈 감은 채 누워있는 부처님이 모두 4곳에 모셔진 것으로 알려진다.
많은 사찰을 참배하거나 여행해본 사람이라도 와우정사만큼은 볼거리가 있는 특이한 사찰임을 한눈에 알아보게 될 것이다. 10년에 걸쳐 조성했다는 황동5존불과 뒷산 연화산으로 오르는 계곡을 따라 가지런히 세워진 돌탑들은 국내 어느 곳에서도 유사한 것을 볼 수 없는 독특한 형상을 보여준다.
돌탑은 큰 대리석이나 화강암을 덩어리 덩어리로 잘라 붙인 조립식 탑이 아니라 꽤 큼직한 바윗돌부터 거의 자갈에 가까운 차돌까지 수없이 많은 돌들을 쌓아올리고 붙여가며 만든 이색적인 탑이다. 모양은 석가탑처럼 각 층마다 별도의 차양이 둘러있다. 갯수만큼이나 크기도 다양하다.
▲ 와우정사는 볼거리 많은 사찰이다. 사진은 10년간 조성했다는 황 동5존불. | ||
아마 세상에서 제일 클 것 같은 청동미륵반가사유상도 볼 수 있다. 이 부처님은 철쭉과 연산홍, 그리고 키작은 많은 꽃들에 둘러싸여 있다.
이색적인 이 사찰은 지난 70년 실향민인 해월삼장법사가 민족화합을 기원하여 세운 사찰로 민족통일을 예고하는 현대의 전설이 생산되는 곳이기도 하다.
스리랑카 미얀마 등 전통적인 한국 불교와는 분위기가 다른 동아시아 국가의 불교단체들과 많은 교류를 맺고 있으며 사찰 회관에 세계불교도총연맹, 세계불교문화교류협회 등 본부가 자리하고 있다. 이들 국가로부터 기증되거나 초청된 불상들을 실내 전시실에서 볼 수 있다. 이를 포함해 모두 3천여 점의 부처를 모시고 있다.
잘 알려진 문화재급의 전통 사찰들이 ‘관람료’를 받는 것과 달리 와우정사는 주차장 사용이나 입장, 관람 등 모든 것이 무료다. 하지만 볼거리가 어느 사찰 못지않게 많아 외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든다. 경내를 돌아보며 받는 감동 또한 어느 사찰 못지 않을 것이다.
▲가는 길 : 영동고속도로 용인IC를 이용하는 것이 무난하다. 용인 시내에서 45번 국도를 타다 용인 사거리에서 원삼 백암 방면으로 난 좁은 길을 찾아 우회전한다. 곧 57번 지방도라는 표지판이 나타나며 왕복 2차선의 들길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곳부터 9km 구간은 용인사람들도 좋아하는 쾌적한 드라이브 코스다. 이 구간이 끝나는 곳에서 곱돌고개가 시작되는데, 고개 오르막이 시작되는 곳에 와우정사 진입로 팻말이 보인다. 포장이 안된 길로 5백m만 가면 주차장이다. 와우정사에서 나올 때는 가던 길로 마저 고갯길을 오르면 경관 좋은 저수지가 많은 원삼면 고삼면 등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