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거래소를 둘러싼 사정당국의 규제와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베일 속에 가려 있던 빗썸 거래소 주주들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일요신문’ 취재 결과 빗썸 거래소의 주요 주주들 중에는 언론인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외적으로 김재욱 아티스트컴퍼니 대표가 최대주주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명목 상일 뿐 실질적인 오너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욱 전 빗썸 대표는 빗썸 지분을 가진 여러 명의 주주 중 한 명일 뿐, 오너는 아닙니다.” (빗썸 거래소 핵심 관계자)
빗썸 거래소를 잘 아는 관계자의 단언이다. 최근 빗썸 거래소 매각설과 관련, 그는 김재욱 대표는 주주들 중 한 명일 뿐 실질적인 오너는 따로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실제 오너가 누구인지는 알려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빗썸 거래소에 투자한 주주들 중 상당수가 이처럼 ‘드러나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사정당국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일요신문DB
빗썸 거래소 구조부터 짚어보자. 빗썸을 운영하는 회사는 비티씨코리아닷컴이다. 그리고 비티씨코리아닷컴의 지분 76%를 보유한 전자상거래업체 비티씨홀딩컴퍼니(사명 변경 전 엑스씨피, XCP)가 최대주주다. 이어 코스닥 상장사로 HD 디지털 방송장비 개발 및 제조업체인 비덴트가 10.6%, 모바일 방송 서비스업체 옴니텔이 8.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10개가 넘는 사모펀드(PEF)와 투자조합이 1% 미만의 지분을 들고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여기서 비덴트, 옴니텔을 눈여겨 봐야 한다. 비덴트, 옴니텔은 단순 주주가 아니다.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비덴트는 비티씨홀딩컴퍼니의 지분을 10% 정도도 가지고 있다. 비덴트는 또 비티씨코리아닷컴의 3대 주주인 옴니텔 지분도 6% 정도 소유하고 있다. 결국 비덴트를 중심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
때문에 자연스럽게 비덴트 대표이사인 김재욱 아티스트컴퍼니 대표가 실질적인 최대주주로 거론됐다. 하지만 일요신문 취재 결과 김 대표는 지분을 보유한 여러 명 중 한 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주요 주주 중에는 언론사 대표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주인공은 바로 한 온라인 매체의 대표인 A 씨다. A 씨는 옴니텔의 최대주주 형식으로 빗썸 거래소 지분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옴니텔의 최대주주는 위지트. 위지트는 지난 1월 비덴트와 함께 옴니텔의 주식을 사들였다. 그리고 이 위지트의 지분 100%를 가진 게 바로 A 씨다.
A 씨는 위지트를 통해 옴니텔 외에 비덴트에도 깊숙이 관여돼 있다. 비덴트의 최대주주는 비트갤럭시아 1호 투자조합인데, 이는 김재욱 아티스트컴퍼니 대표와 위지트가 함께 출자해 설립한 사모펀드다. 사실상 비덴트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원래 A 씨가 언론사 외에도 각종 사업에 많이 관여를 했다”며 “가상화폐 거래소에 관심이 있어 빗썸에 깊숙이 개입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빗썸 외에도 3~4개의 거래소에 관여돼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귀띔했다.
그럼에도 A 씨의 지분이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 조합 형태이기 때문. 국세청 관계자는 “비덴트의 최대주주가 투자조합이지 않냐”며 “원래 조합은 이름을 드러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본인의 투자 사실을 숨기고 싶은 사람들이 지분을 인수할 때 쓰는 방법이다, 때문에 A 씨의 구체적인 지분 정도를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A 씨가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언론사 대표라는 점 덕분에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을 투자했음에도, 주주들 사이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A 씨를 잘 아는 관계자 역시 “A 씨가 빗썸에 관여한 것은 맞지만, 오너까지는 아니라고 들었다”면서도 “수십억 원은 기본이고, 수백억 원을 벌었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서환한 기자 brigh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