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간통죄 폐지 3년 동안 온라인 환경에서도 변화가 생겼다. 바로 부부 송사와 관련한 상담 및 사례를 공유하는 대형 커뮤니티들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형 커뮤니티는 아예 전문 변호사까지 두고 각종 법률 상담이 오가기도 한다. 그중에서는 커뮤니티 회원이 2만여 명에 이르기도 한다. 이러한 커뮤니티를 통해 불륜 등 부부 문제를 겪고 있거나 송사를 준비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소송 방법을 문의하거나 불륜 증거 수집에 필요한 재료 및 물품들을 추천해 주기도 한다.
커뮤니티 내 상담 내용 등은 대략 이러하다. 커뮤니티의 한 회원은 “숙박업소에서 나오는 거 덮쳤다. 상간녀와 대화 녹음이 있다. 친구가 같이 가줘서 증인도 있다. 하지만 동영상이 없다”면서 “사진을 못 찍었는데 목격한 것만으로도 고소가 가능하냐”고 물었다.
또 다른 회원도 “와이프의 외도를 확인했다. 제 차에 녹음된 ‘뽀뽀해 달라’는 통화 내용을 듣고 추적하기 시작해 와이프 차의 블랙박스 두 달치를 확보하고 와이프 카카오톡 메신저를 몰래 동영상으로 찍었다”고 했다.
다른 회원은 “증거 잡기 너무 힘들다”면서 “끝없는 거짓 행동에 또 다시 증거 잡기 위한 행동을 하고 있다. 내 자신이 너무 피폐해진다. 매일 잠도 못 자고 돈은 돈 대로 쓰고 있다. 이런 짓 할 시간에 서로 의지하고 예쁘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너무 슬픈 밤이다”라고 전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나도 너무 힘들다. 초장부터 사기당했다” “나도 똑같다” “힘내시라” 등의 반응을 보이며 위로를 해주기도 했다.
이 밖에도 회원들은 “외도 사실을 남편 직장에 알려도 되냐” “내비게이션 잘 알고 계시는 분 도와달라”는 등의 도움 요청 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상대방의 외도 증거 수집을 위해 필요한지 “녹음기를 구한다” “위치 추적기를 구한다”는 글도 눈에 띈다. “상간자 주소를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하다” “아파트 동은 아는데 호수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상간녀 남편 전화번호를 알고 싶다”는 각종 문의 글도 폭주하고 있다.
이러한 대형 커뮤니티의 등장은 간통죄 폐지가 낳은 또 다른 진풍경이기도 하다.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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