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 사진=청와대
김 장관은 경기 고양시 아파트와 경기 연천군 단독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 1월 18일 열린 주거복지협의체 회의에서 연천군 단독주택을 매각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방 한 칸으로 된 조립식 건물이고 남편이 일하는 공간”이라며 매각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김 장관뿐만 아니라 8∙2 부동산 대책 발표 당시 다주택자였던 장관 10명 중 9명은 여전히 집을 팔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서울 대치동과 성남 분당구에 각각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고, 유영민 과학기술부 장관도 송파구 아파트와 경기 양평군 단독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경기도 용인에 부부공동명의로 아파트를 가지고 있고 충남 논산에 단독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도종환 문체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여전히 다주택자다.
청와대에도 다주택자가 수두룩했다. 지난 2017년 9월 22일 기준으로 문 대통령의 경제 과외교사로 불리는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부부공동명의 아파트와 서울 양천구에 배우자 명의 주택상가 복합건물을 소유하고 있었다. 조한기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본인 명의로 충남 서산시 아파트 전세권을 가지고 있었고 배우자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서울 마포구 주택상가 복합건물, 인천 남동구 주택상가 복합건물을 가지고 있다.
조용우 청와대 국정기록비서관도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부부공동명의 아파트와 아파트 전세권을 가지고 있고, 유송화 청와대 제 2부속비서관은 부부공동명의 서울 노원구 상계동 아파트, 배우자 명의 노원구 중계동 아파트를 가지고 있었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청와대 내 실세로 통하는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은 본인명의 주택은 없었지만 배우자가 서울 성북구 아파트와 경기 부천 아파트 전세권을 가지고 있었다.
차기 청와대 대변인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진성준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은 본인명의로 서울 강서구 오피스텔 전세권이 있고 배우자 명의로 경기도 고양시 아파트와 서울 강서구 아파트 전세권이 있었다.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은 본인명의 서울 송파구 아파트, 서울 서초구 아파트 일부 지분을 가지고 있고, 정혜승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은 배우자가 서울 서초구에 아파트 한 채와 아파트 전세권을 각각 소유하고 있었다.
신지연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은 본인명의 서울 관악구 아파트와 서울 서초구 아파트 일부 지분을, 황덕순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은 충북 청주에 단독주택과 아파트 2채를 부부공동명의로 가지고 있고 서울 종로구 오피스텔 전세권을 본인명의로 가지고 있었다. 이호승 청와대 일자리기획비서관은 본인명의 경기 성남 아파트와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이 있었으며 배우자는 수원시에 아파트가 있었다.
2017년 11월 3일 기준 박종규 청와대 재정기획관은 본인명의 아파트와 부부공동명의 아파트가 있고, 최혁진 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은 본인명의 원주 아파트와 배우자 명의 원주 아파트가 있었다. 차영환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은 송파구와 세종시에 아파트가 있었고 부인은 강남구 역삼동 주택상가 복합건물 지분이 있었다.
특히 1월 26일 추가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주현 청와대 중소기업비서관은 본인 소유로 서울 강남구 아파트와 금천구 독산동 복합건물 2채, 마포구 동교동 오피스텔, 세종 소재 아파트 등이 있었다. 여기에 배우자는 경기 성남 사무실, 서울 강남구 아파트, 강남구 복합건물, 금천구 복합건물 등을 소유하고 있다.
청와대는 참모들 중에서도 다주택자들이 많아 논란이 일자 지난해 8월 27일 해명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청와대는 장하성 정책실장이 소유한 경기도 가평군 주택은 전원주택으로 은퇴 후 거주할 목적이라고 밝혔고, 윤영찬 소통수석의 경우는 현재 병환으로 요양 중인 어머니의 부양을 위해 주택을 추가로 구입한 것이라고 했다. 조현옥 인사수석의 경우에는 배우자 소유 전북 익산시 주택은 배우자가 퇴직 이후 고향으로 내려가 실제 거주 중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연일 다주택자를 향한 경고성 메시지를 내놓고 있지만 다른 고위공직자들도 요지부동이긴 마찬가지다. 2017년 9월 22일 기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서울 강남구와 서울 성동구에 부부공동명의로 아파트와 아파트 전세권을 각각 소유하고 있었고, 국민권익위원회 박은정 위원장은 본인명의 종로구 청운동 아파트와 종로구 내수동 오피스텔을 소유하고 있었다. 배우자는 서울 여의도에 아파트가 있었다.
서주석 국방부 차관은 경기 포천 단독주택과 서울 종로 단독주택을 부부공동명의로 소유하고 있고, 노태강 문체부 2차관은 경기 파주 단독주택을 부부공동명의로 서울 은평구 다가구주택을 본인명의로 가지고 있다.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은 부부공동명의로 경기 하남 아파트와 본인명의 강남 도곡동 아파트 전세권을 가지고 있고, 윤영균 한국산림복지진흥원 원장은 본인소유 성남 분당 연립주택에 실거주하면서 같은 지역 아파트는 전세로 임대했다고 밝혔다. 배우자 명의 세종시 오피스텔도 전세임대 중이다.
2017년 11월 3일 기준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은 본인명의 부산 부산진구 아파트와 배우자 명의 부산 수영구 아파트가 있었다. 김영문 관세청장은 본인명의로 경기 안양 아파트와 서초구 아파트 전세권, 주택상가 복합건물을 가지고 있다. 기찬수 병무청장은 부부공동명의로 용인 아파트를, 본인명의로 은평구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2017년 11월 24일 기준으로는 전제국 방위사업청 청장이 본인명의 과천 아파트와 배우자 명의 성남 아파트 전세권을 소유하고 있고, 유희상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은 부부공동명의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 전세권을 소유하고 있었다. 최성락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은 전남 무안 단독주택, 세종시 도담동 아파트, 세종시 어진동 오피스텔 전세권, 경기도 과천 아파트를 가지고 있었다. 우재봉 소방청 차장은 충남 천안 아파트와 충남 아산 아파트를 가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국토부와 함께 다주택자 규제에 앞장서고 있는 부서지만 지난 2017년 9월 22일 기준으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다주택자였다. 김 부총리는 경기 의왕 아파트 전세권을 가지고 있고 배우자는 서울 강남 도곡동 아파트를 소유 중이다. 기획재정부 측에 해명을 요구했지만 재산문제는 사적인 영역이라 답변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부총리뿐만 아니라 구윤철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2017년 11월 24일 기준으로 경기 성남 복합건물과 세종시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고, 배우자는 서울 강남 개포동 아파트 일부 지분, 서울 마포 단독주택, 성남 분당 주택상가 복합건물을 소유하고 있었다. 2017년 12월 29일 기준으로 황건일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과 정무경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도 다주택자였다.
정무경 실장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와 세종시 아파트를 부부공동명의로 소유하고 있었고, 서울 관악구 오피스텔 전세권을 가지고 있었다. 정 실장은 “도곡동엔 부인이 실거주하고 있고 자신은 세종시에서 근무하고 있어 2주택자가 됐다”면서 “관악구 오피스텔은 대학생 아들이 거주 중인데 올해 2월에 전세계약이 끝난다”고 밝혔다.
구본환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경기 안양과 세종시에 아파트가 있고, 강도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성남 연립주택, 세종시 아파트와 오피스텔 전세권이 있었다. 박준권 해양수산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원장은 서울 구로구 아파트와 세종시 아파트 전세권을 가지고 있고, 조영선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본인명의 주택은 없었지만 배우자가 송파구 아파트, 서초구 오피스텔, 성남시 연립주택을 소유하고 있었다.
국민들은 이 같은 고위공직자들의 행태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지난 1월 25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다주택자 장관들을 전부 사퇴시켜 달라는 청원까지 올렸다.
이에 대해 일부 공직자들은 억울함을 토로했다. 기찬수 병무청장 측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취지에 매우 공감한다”면서 “실거주하지 않는 주택을 매물로 내놨지만 팔리지 않아 다주택인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조영선 국가인권위 사무총장 측 관계자도 “현재 주택을 처분하려고 하는데 팔리지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상당수 고위공무원들은 정부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기러기 생활을 하게 돼 어쩔 수 없이 2주택자가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반 국민들도 비슷한 사연으로 다주택자가 된 경우가 많아 다주택자 규제 정책 자체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한 네티즌은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신규 분양을 받아 이사를 앞두고 살던 집이 안 팔려 다주택자가 됐다. 집을 내놔도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 본의 아니게 1가구 2주택이 됐다”면서 다주택자 규제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