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전경.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 캡쳐
[아산=일요신문] 박하늘 기자 = 현대자동차 아산공장과 삽교호를 연결하는 배수관로에서 기름이 유출돼 지역사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전에도 현대차 공장에서 반복적으로 기름이 흘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본보 1월24일자 ‘기름은 흘렀지만 책임은 없다는 현대차, 조사 미루는 아산시’, 1월25일자 ‘기름 유출 가해자’ 현대차에 조사 떠넘긴 아산시…시민단체 “고양이에 생선 맡긴 격”)
26일 아산시 인주면 어업계는 성명서를 통해 “겉으로는 공장 가동하면서 오폐수를 밖으로 배출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지난 20년 동안 수차례 걸쳐 오염물질을 배출해 지역민에 피해를 줬다”며 “우리가 확인하지 못했거나 확인했어도 적당히 눈감아 줬다”고 주장했다. 한 인주면 어업계원은 “현대에서 예전에도 배수관에서 기름을 흘려보내는 것을 많이 봤다”며 “양이 많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비가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기름이 흘러내렸다고 한다. 서상옥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마을 주민들은 현대차가 비만 오면 기름을 방류했다고 한다”며 “현대차는 16개 관로가 있고 자기 관로는 아니라고 하는데 삽교호와 연결된 직관로는 하나”라고 강조했다. 실제 기름 유출이 시작된 지난 16일은 오후부터 비 예보가 있었던 날이다. 하지만 예보와는 달리 비는 내리지 않았다. 어민들은 비가 내릴 줄 알고 오후부터 기름을 흘려보낸 것으로 여기고 있다.
현대 측은 해당 배수관로는 공장의 빗물을 흘려보내는 우수관이라고 말한다. 오·폐수는 자체 시설에서 정화해 내부에서 사용하며 우수관에는 빗물만 흐르기 때문에 기름이 나올 수 없다는 설명이다. 현대차 아산공장 관계자는 “공장에 설치된 우수관로에는 기름 등을 걸러낼 수 있는 설비가 갖춰져 있으며 이는 어민, 시청 직원들과 함께 확인했다. 또 우수관로에서 흐르는 물에 기름이 없는 것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아산공장과 연결된 배수로에서 다량의 기름이 흘러나온 지난 17일 현대차 직원들이 기름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제공
현대차 아산공장은 지난 2004년 폐유를 대량 유출해 행정제재를 받기도 했다. 당시 현대차는 자녀 취업 등 어민과 마을 주민에게 피해 보상을 약속했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기름 상습방류 의혹과 관련, 김창덕 아산시 환경보전과장은 “지금은 계속 유류가 배출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상습 방류는) 필요하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아산공장 관계자는 “(사고 후)기름저장탱크, 집수조 등을 모두 확인해보니 그런 것이 없었다. 공장 내부에 4천여 명의 직원들이 있다. 대량의 기름이 흘렀다면 소문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해당 배수관로는 주변 상가, 일반 가정, 다른 공장에서 함께 사용하고 있다. 현대차에서 나왔다고 단정할 수 없다. 또한 우리 우수관에서는 따뜻한 물이 흐를 수 없다. 주변 상가나 가정집에서 흐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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