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피해는 없다지만...‘고개 숙인 日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와다 고이치로 일본 코인체크 사장(왼쪽)이 26일(현지시간)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머리를 숙이고 있다. 도쿄 AP=연합뉴스
일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체크는 27일 자정 경 기자회견을 열고 “시스템에 공인받지 않은 외부인이 접속해 고객들이 맡겨둔 580억 엔 상당의 NEM(뉴이코노미무브먼트) 코인을 가져갔다”며 가상화폐의 엔화 인출 및 거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26만 명이나 되는 피해자들은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할까 봐 걱정인 가운데 수사 역시 만만치 않은 상태다.
일본 금융청은 이날 자국 내 모든 가상화폐 거래소 운영회사에 시스템을 재점검하라고 주의를 환기하는 문서를 보냈다.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뒤늦은 대처라는 비판과 함께 거래소 측의 부실 보안 관리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빗썸 가상화폐 거래소의 모습
특히, 코인체크는 가상화폐를 외부 네트워크와 접속한 채로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보안 전문가들이 데이터를 외부에서 접근하지 못하도록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은 채 보관해야 한다는 충고를 무시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해킹 사건이 발생한 지 8시간이나 지나 인지한 뒤 공표까지 반나절이 걸린 점은 거액의 투자액이 오가는 거래소의 자질 논란마저 이어지고 있다.
한편, 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가상화폐의 시장 규모를 나타내는 전체 시가총액은 사건이 26일 사건이 일어난 뒤 한때 사건 전에 비해 10%나 줄었다. 시장 규모가 사건 전 61조 엔에서 55조 엔으로 6조 엔(58조 4000억 원)이나 축소됐다.
이번 해킹 사건으로 일본에서 그동안 투자 대상으로 주목받던 가상화폐가 시장 전체를 뒤흔들 정도로 큰 파급을 미치며, 위기론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해킹 사건이 거래소에 대한 문제일 뿐 가상화폐 자체에 대한 논란으로 확전되어선 안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빗썸-코인원-업비트 등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보안 문제와 관리감독도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