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문재인 정부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무역 갈등이 예성되는 가운데 김승연 한화 회장의 민간외교 행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요신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에드윈 퓰너 美 헤리티지 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을 만났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이 지난 26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에드윈 퓰너 회장을 만나 만찬과 면담 시간을 가졌다고 28일 밝혔다.
김승연 회장과 에드윈 퓰너 회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은 미국 전반적인 현황과 최근 남북간 화해 분위기 조성 및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민간 외교 차원의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은 국민적 염원이 담긴 국가적 행사로 성공적 개최는 물론 남북한 화해의 장으로서 발돋움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화그룹도 물심양면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퓰너 회장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평화적 개최는 최근 한반도 군사적 긴장 완화에 기여할 수 있어서 매우 긍정적인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최근 한·미 FTA 재협상, 한국산 제품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등 주요 경제현안과 관련해 “세계적으로 자유무역주의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한국 산업계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자, 퓰너 회장은 “현 상황은 ‘미국 우선(America First)’일 뿐 ‘미국 유일(America Only)’은 아니다”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의견과 입장을 설명했다.
에드윈 퓰너 회장은 1973년 미국의 정책연구기관인 헤리티지 재단 설립에 참여한 후 2013년까지 총재를 역임한 파워 엘리트로 대표적인 친한파 인사로 알려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권 인수위원으로 활동했고, 올해 헤리티지재단 총재에서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으로 복귀해 트럼프 행정부내에서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에드윈 퓰너 회장과 30여 년 이상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한미 간 핵심 민간외교관으로 주목받았다.
인사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인사하는 모습을 문재인 대통령이 웃으며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김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한미 정상회담차 한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청와대에서 열린 국빈만찬장에 모습을 보이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통상압박 강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양국 무역 갈등에 대한 민간 외교 사절로서 김 회장을 부각시키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게 일종의 어필을 하는 것이란 지적이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지난해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방산비리 및 분식회계 관련 검찰수사가 2017년 7월에 시작된데 이어 한화의 주력 자회사인 한화테크윈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 주권은 분식회계 및 방산비리 의혹으로 매매정지를 겪은 바 있다.
이외에도 국세청 서울청 조사4국은 당초 지난해 연말까지인 것으로 알려진 한화·한화테크윈의 특별세무조사기간을 최소 한 달가량 연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화로선 김승연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과의 민간외교 중요도가 어느 때보다 절실할 수도 있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