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레스터 시티에 합류한 디아바테. 사진=레스터시티 홈페이지 캡처
[일요신문] 레스터 시티가 새로 영입한 공격수 푸세니 디아바테의 활약으로 활짝 웃었다.
레스터시티는 지난 2015-2016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이다. 이들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동화같은 우승을 만들어냈다. ‘돈이면 다된다’는 현대 프로축구에서 색다른 패러다임을 제공했다. 많은 선수들이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들의 동화는 이어지지 못했다. 좋은 활약을 펼치며 우승을 이끌었던 스타들의 이적을 피할 수 없었다.
레스터의 우승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제이미 바디-리야드 마레즈 등을 필두로 숱한 이적설이 흘러나왔다. 결국 바디-마레즈 공격 듀오는 자리를 지켰지만 미드필더 은골로 캉테가 첼시로 이적했다. 또한 캉테와 함께 미드필드를 지킨 드링크 워터도 1년 뒤 첼시로 떠났다.
이후로도 선수들의 이적설이 이어졌다. 특히 마레즈는 바르셀로나, 리버풀, 아스널 등 빅클럽과 함께 꾸준히 언론에 오르내렸다. 레스터 팬들은 공격진 에이스인 그의 이적설에 불안해했다.
하지만 디아바테의 등장으로 팬들의 불안감을 덜 수도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2017-2018 시즌 겨울 이적시장서 영입된 디아바테는 프랑스 태생, 말리 청소년 대표를 경험한 공격수다.
1995년생, 만 22세의 젊은 공격수인 디아바테는 지난 27일 저녁(한국시간) 열린 피터보로 유나이티드와의 잉글랜드 FA컵 4라운드에서 2골을 몰아 넣었다. 팀의 에이스 마레즈의 포지션에서 5-1 승리에 큰 기여를 했다. 경기를 지켜본 팬들 사이에서 칭찬이 쏟아졌다.
사진=후스코어드 홈페이지 캡처
해외축구 평점 사이트 ‘후스코어드’에서도 그에게 이날 경기 최고 평점인 9.6점을 부여했다. 디아바테에게 단 한 경기만에 ‘넥스트 마레즈’라는 별명이 생겼다. 레스터로선 마레즈를 지키는 게 우선이다. 하지만 마레즈가 팀을 떠나더라도 이적료 180만 유로(한화 약 24억 원)의 공격수로 그의 공백을 대체한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놀라운 점은 이날 경기가 그의 잉글랜드 1군 무대 첫 경기였다는 것이다. 이전까지 디아바테는 이달 13일 영입돼 23세 이하 팀 소속으로 3부리그와 4부리그 팀들이 참가하는 컵대회 경기에 단 1경기 뛰었을 뿐이다. 그는 이 경기에서조차 69분만을 소화했다.
디아바테의 레스터 이적에는 특별한 스토리가 있어 흥미를 더한다. 레스터의 클로드 퓌엘 감독은 아들을 축구선수로 두고 있다. 퓌엘 감독은 그의 큰아들 그레고리 퓌엘이 뛰고 있는 프랑스 리그1의 아작시오에서 디아바테를 발견했다. 아들의 조언도 그의 영입에 한 몫 했다.
디아바테가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데뷔전을 치렀지만 아직까지 마레즈를 대체할 선수인지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그는 이제 겨우 잉글랜드 1군 무대에서 1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하지만 그가 첫 경기에서 보여준 활약은 팬들을 설레게 할 수 밖에 없는 모습이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