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배숙 민주평화당 창당준비위원장이 1월 30일 오후 국회 의원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박은숙 기자
─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에 왜 반대하나.
“우리는 진보 세력이다. 또 뿌리를 따져 보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정신을 이어 받았다. 하지만 바른정당은 산업화·군사독재 세력을 계승했다. 정체성에 있어서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말이다. 또 지난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가 되면 바른정당과 통합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했을 때 안철수 대표는 분명하게 ‘절대 그런 일 없다’고 했다. 의총에서도 안 대표는 ‘선거연대만 하고 합당은 없다’고 얘기했다. 원칙에도 반하고 본인이 한 약속도 어긴 처사다. 이번 통합은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다.”
─ 안철수 대표가 이상돈 전당대회 의장을 포함해 179명 당원권을 정지시켰다.
“진정한 해당 행위자는 안철수다. 그런 사람이 징계를 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정치적 노선이 다르다고 해서 무더기로 징계를 내리다니 정당사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징계 당사자에게 통보도 안 했고, 그 중엔 이미 탈당한 사람도 있었다. ‘이건 아니다’라며 징계를 반대한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대표 쪽에선 ‘정치 도의’와 ‘패륜’을 언급했다.
“전당대회와 의총에서 바른정당과 통합은 없다고 해놓고 합당 선언을 했다. 정치 도의로 따지면 (안 대표가) 약속을 지켜야 한다. 많은 의원들이 반대한다면 본인이 나가서 해야 한다. 나가지도 않고 통합 반대파 의원들에게 패륜이라고 하다니 적반하장이다.”
─ 통합 반대파 의원들이 먼저 탈당할 의향은 없나.
“우리가 왜 탈당해야 하는가. 국민의당 정체성은 진보다. 대북 정책에 있어서도 햇볕 정책을 계승하고 있다. 그것과 다른 것을 하려고 하면 본인(안철수 대표)이 나가서 해야 한다. 정치는 원칙을 따져야 한다.”
─ 민주평화당 얘기도 궁금하다. 민주평화당의 가치는 무엇인가.
“민주평화당은 민생, 평화, 민주, 개혁이라는 대의에 헌신하기 위해 탄생한 정당이다. 또 아직 합법이라는 미명하에 자행되는 불법이 있다. MB의 적폐, 박근혜의 비리 등이다. 아직도 민주화는 진행형이다. 또 최근 대한민국이 북핵으로 인해 전쟁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 평화가 상당히 중요한 가치가 되는 때다.”
─ 민주평화당 창준위원장을 맡게 된 이유가 있나.
“내가 당내에선 4선이다. 그리고 소통의 아이콘으로 통한다는 점에서 선후배 동료 의원들이 높게 평가해준 게 아닌가 싶다.”
─ 현 정치 상황에서 민주평화당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어느 정당도 과반수가 안 된다. 사실 국민의당이 중요한 정당으로 역할을 했는데 이젠 민주평화당이 선도 정당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의석은 적지만 캐스팅보트를 쥔 당으로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 ‘호남당’이란 비판도 나올 것 같다.
“‘영남당’이란 말은 못 들어봤다. 허허. 호남 지역구 의원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호남당’은 지역차별적인 얘기다. 동학 혁명과 5․18 민주항쟁에서 볼 수 있듯 불의에 저항하는 개혁 정신이 살아있는 곳이 바로 호남이다. ‘호남 정신’이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고 본다. 호남 정신은 어떤 지역에만 있는 게 아니라 이미 전국에 퍼져 있다. 또 그에 동의하는 분들이 우리와 함께 동참하고 있다. 이미 전국 정당화됐다고 보는 이유다.”
─ 민주당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우린 근본적으로 야당이다.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사안 별로 협치할 것은 협치할 것이다. 민주당이 집권 여당으로 굉장히 오만해 있다. 대통령 지지율을 믿고 질주를 하더라. 지금은 균형 있는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보고 ‘민주당 2중대’라고 하는데 이 역시 우리를 폄하하려고 하는 말이다. 그야 말로 안철수-유승민이 만든 정당이 ‘자유한국당 2중대’다. 국민이 지난 총선에서 3당을 만들어줬는데 결국 양당제로 회귀하고 있어 안타깝다.”
─ 정의당과 호남 선거에서 연대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근거 없는 얘기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다른 정당과 인위적인 연대까지 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민주당과 정의당이 연대하지 않을까 싶다. 문재인 대통령 딸도 정의당 당원이라고 하지 않나.”
─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에 대해 중립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는 의원들의 움직임은.
“확정적으로 말하긴 곤란하다. 선출직은 아무래도 지역 여론과 민심에 굉장히 민감하다. 결국엔 민심의 흐름에 따라서 민주평화당에 합류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 교섭단체가 안 될 수도 있다.
“교섭단체에 연연하지 않는다. 물론 교섭단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출발이 먼저다. 하다 보면 교섭단체가 되는 순간이 오리라 생각한다.”
─ 통합 반대파 가운데 비례대표 의원들의 거취는.
“국민의당 창당 당시 전현숙 경남비례도의원과 전진영 부산비례시의원이 당적 변경을 요구했을 때는 민주당에서 쿨하게 출당시켜줬다. 지금이라도 쿨하게 헤어지는 길을 찾기를 권한다.”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