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의 겨울철 훈련 모습.
[부산=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최근 부산지역은 한파주의보가 발효되고 기온이 영하 9.9도까지 내려가는 등 강추위가 몰아쳤다.
얼마 전 이희범 평창조직위원장이 평창 올림픽 최대 고민 가운데 하나가 ‘추운 날씨’라고 할 만큼 강추위는 스포츠 관계자 모두의 고민거리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역시 ‘한파’에 자유롭지 않다. 1200여 마리의 말이 살고 있는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는 평창 패션 못지않게 말(馬) 전용 패딩을 입은 경주마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은 매주 렛츠런파크 경마리그 출전을 위해 새벽추위에도 훈련에 여념이 없다.
경주마들은 1km가 넘는 거리를 전력으로 질주하면 온 몸이 어느새 땀범벅이 된다. 또 체중이 급격하게 빠질 만큼 체력 소모도 극심하다.
때문에 몸값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호가하는 경주마들에게 추위와의 전쟁은 그 어느 스포츠 선수 못지않다.
우선 특수 제작된 전용 패딩을 입고 강추위를 이겨낸다. 천연 ‘털옷’을 입고 그 위에 따뜻하고 착용감이 좋은 모직 안감에 방풍·방수 기능이 뛰어난 폴리에스테르 겉감으로 만든 방한용 마의(馬衣)다.
겨울이라고 훈련을 쉴 수는 없다. 대신 경주마들의 부상을 막기 위해 말관리사들은 두세 배 노력을 기울인다.
경주마가 원적외선 찜질을 갖는 장면.
경주마가 추운 야외에서 갑작스럽게 훈련을 하면 다리를 삐거나 뼈가 부러질 수 있다. 달리기가 주 임무인 경주마에게 다리부상은 치명적이다.
따라서 운동이 끝난 경주마를 위해 다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핫팩을 대기도 하며 보온을 위해 붕대를 감아두기도 한다.
저자극성 비누를 사용해 최대한 자극을 주지 않도록 씻기며 바세린이나 오일 등을 발라 발목부위의 수분침투를 방지한다.
추운겨울에는 감기예방을 위해 경주마들이 전신샤워를 자주 받지는 않는다. 대신 관리사가 마른수건으로 땀을 닦아주고 더러워진 몸 부위를 부분적으로 씻어낸다.
전신샤워를 하게 되면 원적외선 기기에서 몸을 말린다. 온풍 기능도 있어 사람이 샤워 후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는 것과 비슷하다.
경주마들도 마사지를 받는다. 훈련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서다. 사람처럼 손으로 근육을 문지르고 비비고 쓰다듬고 누르고 주무르는 동작들을 기본으로 한다.
마사지는 겨울철 얼어있는 몸을 풀어줘 경주마의 부상을 예방하고 운동 능력을 높여준다.
물기가 있어 쉽게 결빙되는 경주로 관리도 중요하다. 경주로가 얼어붙으면 경주마들이 새벽훈련을 하다 다칠 수 있다.
이 때문에 관리요원들은 특수 설계된 도구를 매단 트랙터를 타고 경주로를 쉼 없이 오간다. 경주로가 얼기 전에 흙을 뒤집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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