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제52회 NFL 슈퍼볼이 오는 5일(한국시각)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에 위치한 US뱅크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사진=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공식 페이스북
# NFL 이 정도는 알아야
먼저 기본 룰이다. 미식축구는 총 길이 100야드(91.44m)의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일종의 ‘땅따먹기 게임’에 가깝다. 양 팀 각 11명의 선수들이 경기장에 나와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가면서 진행한다. 공격 측은 4번의 공격 기회 안에 러싱이나 패스를 통해 10야드(9.14m)를 전진해야 한다. 이를 성공하면 다시 4번의 기회가 주어진다.
패스나 러싱을 통해 터치다운존에 공을 들고 옮기는데 성공하면 6점을 획득하고, 이어 1점짜리 보너스킥 기회까지 주어진다. 만약 터치다운이 여의치 않을 경우 터치다운존의 골대에 필드골 킥을 찰 수 있는데, 성공하면 3점을 얻을 수 있다.
# 올해 슈퍼볼 ‘디펜딩 챔피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vs ‘언더독 역습’ 필라델피아 이글스
제52회 NFL 슈퍼볼에서 격돌하는 팀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필라델피아 이글스다.
패트리어츠는 지난해 슈퍼볼에서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이다. 총 10번 슈퍼볼에 진출해 5번(2002년, 2004년, 2005년, 2015년, 2017년)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이글스를 상대로 승리할 경우 2년 연속 우승이자 6번째 정상 등극이다. 피츠버그 스틸러스와 나란히 6회 최대 슈퍼볼 우승팀으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반면, 이글스는 슈퍼볼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1981년과 2005년 두 차례 슈퍼볼에 진출했지만 오클랜드 레이더스와 패트리어츠에 각각 패하며 그들의 우승 세리머니를 바라만 봐야 했다. 다만, 이글스는 슈퍼볼이 생기기 이전 NFL 챔피언십 우승만 세 차례 차지했는데 이마저도 가장 마지막 우승이 1960년으로 무려 58년 전이다.
따라서 두 팀의 슈퍼볼 맞대결은 13년 만에 리턴매치다. 이글스 입장에서는 복수와 함께 창단 첫 슈퍼볼 우승이라는 영광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객관적 전력에서 패트리어츠의 6번째 슈퍼볼 우승을 점치고 있긴 하다.
# 톰 브래디가 이끄는 ‘막강 공격력’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공격을 이끄는 쿼터백 톰 브래디. 사진=연합뉴스
앞서 설명했듯 패트리어츠의 창단 첫 슈퍼볼 우승은 지난 2002년이다. 빌 벨리칙 감독과 ‘공격진의 사령관’ 쿼터백 톰 브래디가 만들어낸 첫 우승 트로피였다. 특히 당시 톰 브래디는 주전 쿼터백 드류 블레드소의 부상으로 기회를 얻은 프로 데뷔년도에 슈퍼볼 우승까지 이끈 것이다.
이것은 벨리칙 감독과 브래디 ‘패트리어츠 왕조’의 시작일 뿐이었다. 두 콤비는 이후 16년간 7차례 슈퍼볼에 나가 5번의 우승을 일궈냈다. 패트리어츠의 우승은 모두 두 사람이 있을 때 이룩한 업적이다. 올해는 두 콤비의 8번째 슈퍼볼 호흡이다.
그러다보니 1977년생인 브래디의 나이도 어느덧 만으로 40세다. 하지만 브래디를 중심으로 한 오펜시브 라인은 여전히 건재하다. 정규시즌 경기당 394.2야드 전진(1위), 276.1패싱야드(2위), 평균득점 28.6점(2위) 등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 AFC 컨퍼런스 결승에서 뇌진탕 증세를 보이며 부상으로 나갔던 타이트엔드 롭 그론코우스키가 슈퍼볼에선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와이드리시버 대니 애먼돌라와 브랜딘 쿡스, 러닝백 디온 루이스 등도 출격 준비를 마쳤다.
다만, 우려라고 한다면 팀 내부 분열에 대한 의혹이다. 팀의 중심인 로버트 크래프트 구단주와 벨리칙 감독, 쿼터백 브래디의 갈등 골이 심해졌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중심에는 백업 쿼터백 지미 가로폴로가 있다. 40세의 나이에도 계속 현역을 이어가고 싶어 하는 브래디가 자신의 후임이자 라이벌인 가로폴로를 타 팀으로 이적시킬 것을 크래프트 구단주에 요청했는데, 그를 애지중지 키워온 벨리칙 감독이 이 사실을 알고 크게 화를 냈다는 것이다.
결국 브래디의 의도대로 가로폴로는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로 떠나게 됐고, 이 일로 브래디와 갈등이 깊어진 벨리칙 감독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패트리어츠를 떠날 수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물론 구단과 당사자들이 나서 이러한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나섰다. 또한 불화가 있었냐는 듯 패트리어츠는 뛰어난 경기력으로 슈퍼볼까지 진출했다. 그럼에도 소문대로 벨리칙 감독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팀을 떠난다면, 벨리칙 감독과 브래디의 왕조는 17년 만에 종결된다.
# ‘슈퍼볼까지 이끈 질식 수비’ 필라델피아 이글스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토레이 스미스가 상대 선수의 견제를 피해 터치다운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필라델피아 이글스 공식 페이스북
패트리어츠가 최강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다면, 덕 피더슨 감독의 이글스는 막강한 디펜시브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브랜든 그래험, 플레처 콕스, 크리스 롱, 비니 커리 등으로 이어지는 디펜시브 라인에 제일런 밀스, 도날드 다비, 패트릭 로빈슨, 말콤 젠킨스, 로드니 맥리오드 등으로 이어지는 2선 수비진은 이번 시즌 러싱 디펜스는 경기당 79.2야드만을 내줘 NFL 전체 1위에 올랐다. 평균 실점도 18.4점으로 4위를 기록했다.
특히 NFC 플레이오프 과정에서도 애틀랜타 팰컨스와 미네소타 바이킹스를 상대로 17점만 실점했다. 패트리어츠가 테네시 타이탄스와 잭슨빌 재규어스에 허용한 34점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하지만 문제는 공격을 이끌어야 하는 쿼터백 닉 폴스가 큰 무대에서 어느 정도의 활약을 해줄지 여부다. 주전 쿼터백 카슨 웬츠를 대신해 경기에 나서고 있는 닉 폴스는 1989년생으로 프로 6년차다. 그의 상대 패트리어츠의 브래디와는 12살 차이다.
폴스는 이글스에서 통산 정규시즌 22승과 플레이오프 2승을 거둔 게 전부다. 하지만 브래디는 통산 플레이오프에서 따낸 승리만 무려 27승이다. 정규시즌 196승까지 합하면 총 223승으로 NFL 역대 최다승 쿼터백이다. 커리어에서는 비교가 불가능하다.
물론 폴스는 지난 NFC 컨퍼런스 결승에서 바이킹스를 상대로 33차례 패스를 시도해 26번 성공시키며 352야드, 3터치다운을 해내는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슈퍼볼 무대는 선수에게 다가오는 중압감이 다르다. 폴스가 이를 이겨내고 바이킹스와의 경기 같은 활약을 해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 슈퍼볼 광고
슈퍼볼은 단순한 미식축구 결승전을 넘어 미국을 상징하는 하나의 거대한 이벤트 중 하나다. 따라서 평소 스포츠나 NFL에 관심이 없던 이들도 슈퍼볼이 열리면 TV를 통해 중계를 본다.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170여개국으로 중계돼 시청자는 1억 명이 넘는다. 단일 스포츠 결승전 중 시청자수 단연 1위다.
따라서 광고업계에서 슈퍼볼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슈퍼볼 광고료는 천문학적 액수를 자랑한다. 올해 슈퍼볼 경기를 중계하는 방송사 NBC는 30초짜리 광고를 최소 500만 달러(약 53억 원)에 판매했다. 1초에 거의 2억 원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슈퍼볼에 광고를 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독특한 광고를 내보내기 위한 아이디어 전쟁이 펼쳐진다. 할리우드 영화사들은 슈퍼볼을 위한 영화 예고편을 새로 제작해 공개하는 등 슈퍼볼 광고에 심혈을 기울인다.
기아차 슈퍼볼 광고에 등장하는 스티븐 타일러. 사진=기아자동차
올해 한국 기업 중에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슈퍼볼에 광고를 내보낸다. 현대차는 4쿼터에 나올 60초 스폿 광고를 통해 비영리기구 ‘현대 오프 온 휠스(Hope On Wheels)를 내세워 소아암에 맞선 싸움에 공헌해온 수백만 영웅에 감사를 표하는 내용을 방영할 예정이다.
기아차는 베테랑 카레이서 에머슨 피터팔디와 전설적인 록밴드 ‘에어로스미스’의 리드보컬 스티븐 타일러를 모델로 등장시켜 ‘젊음에 의해 흥분된 마음’이라는 내용의 스팅어 광고를 준비했다.
# 하프타임 쇼
지난 2016년 제50회 NFL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서 관중들이 카드섹션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슈퍼볼에 빼놓을 수 없는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바로 2쿼터와 3쿼터 사이 진행하는 ‘하프타임쇼’다. 마이클 잭슨, 롤링 스톤즈, 스티비 원더, 폴 매카트니, 마돈나, 비욘세, 브루노 마스, 콜드 플레이 등 내로라하는 세계 최고의 가수들이 나와 무대를 꾸민다.
이에 본경기가 아닌 하프타임 쇼를 위해 슈퍼볼을 보는 이들도 있을 정도다. 실제 지난 2015년에는 케이티 페리의 하프타임 쇼 공연이 본 경기보다 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슈퍼볼 하프타임 쇼는 새 앨범을 발표한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장식할 예정이다. 특히 팀버레이크는 지난 2004년 하프타임 쇼에서 자넷 잭슨과 콜라보레이션 공연을 펼치다 잭슨의 가슴을 노출시키는 사고를 일으켜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그가 올해는 어떤 무대를 선보일지 더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