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금감원장
금감원은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을 비롯해 DGB대구은행, BNK부산은행, 광주은행 등 5개 은행에서 채용비리 의심사례 22건을 적발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 가운데 하나은행은 총 13건의 특혜 채용을 했다. 국민은행에선 3건의 특혜 채용이 있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은 정면 반박했다. 국민은행은 “채용과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는 직원들은 정상적인 기준과 절차에 의해 채용했고 향후 조사 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하겠다”며 채용비리와 무관함을 밝혔다. 하나은행도 “채용비리 사실이 없으며 특혜채용 청탁자도 없다”고 못 박았다.
지난 1일 최흥식 금감원장은 “여러 가지 채용비리 상황을 확인해 검찰에 결과를 보냈고 검사 결과가 정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등 채용비리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며, 금융권의 반박을 되받아쳤다.
한편, 금감원 채용비리 조사결과에 대한 사실 관계가 검찰 수사에서 확인된다면, 관련 금융지주사 회장들은 퇴진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채용비리 논란이 일었던 우리은행의 경우 이광구 전(前) 행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난 바 있는데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경우 금융당국과 연임 갈등을 빚은 바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신년사에서 “채용비리, 우월한 지위를 악용한 갑질 문화 등 생활 속 적폐를 반드시 근절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 역시 채용비리가 드러날 경우 최고경영자(CEO) 해임을 권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반면 검찰 조사 결과 이들 은행의 채용비리가 입증되지 않을 경우 금융당국이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만큼 금융권 채용비리 조사가 금융당국과 금융지주사간의 사활을 건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