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두고 대중의 반응은 엇갈렸다. 몇몇 스타들의 스몰웨딩이 화제를 모으는 분위기와는 상반된다는 아쉬움과 더불어 “개인사는 개인이 결정할 문제”라며 지나친 관심이나 간섭을 접어야 한다는 반론이 맞서는 모양새였다.
태양 민효린 웨딩화보. 사진=YG엔터테인먼트
# 문제는 애프터파티 홍보?
결혼식의 주인공은 결혼을 하는 신랑 신부이며, 그 누구도 그들에게 왈가왈부할 권리는 없다. 자신이 선호하는 방식대로 결혼식을 치르면 된다. 친분이 있는 하객들을 초대하는 것이니 ‘그들만의 잔치’여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결혼식이 괜한 구설에 올랐던 것은 그들의 결혼식 애프터파티가 열리는 호텔의 대대적인 홍보 때문이었다. 이 호텔은 결혼식을 며칠 앞둔 지난 1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세기의 결혼식을 예고하고 있는 빅뱅 태양·배우 민효린이 오는 2월 3일 결혼 축하 애프터파티를 진행한다”면서 “이번 파티 콘셉트는 영화 ‘트와일라잇’의 숲속 결혼식 장면을 디자인한 세계적 파티 플래너 ‘영송마틴(Youngsong Martin)’이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홍보했다.
그동안 많은 스타들이 국내 명소에서 결혼식을 치른 후 언론 매체를 통해 기사화되며 홍보가 된 적이 있다. 하지만 해당 업체에서 먼저 이렇게 보도자료를 낸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한 웨딩플래너는 “연예인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대단한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자료를 낼 때는 양쪽 연예기획사와 협의가 된 것이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연예인의 결혼식은 대표적인 ‘홍보의 장’이었다. 일생에 한번뿐이라는 인식 때문에 신랑 신부 모두 가장 멋지고 예쁜 모습으로 하객 앞에 서려 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입는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비롯해 예물로 주고받는 시계와 보석, 그리고 묵는 호텔의 수준 등 세세한 부분까지 기사화됐다. 배우 김남주가 결혼식 때 입은 해외 드레스 브랜드 베OO이 엄청난 홍보 효과를 누린 것이 그 예다.
때문에 유명 연예인이 결혼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 각종 웨딩업체들의 경쟁이 시작되곤 했다. 몸에 걸치는 옷과 액세서리 외에도 신혼여행지와 신혼집 인테리어까지, 결혼식은 그야말로 연예인 협찬의 ‘끝판왕’이라 불릴 만했다.
그래서 잡음이 흘러나올 때도 있다. 결혼식이 끝난 후 업체의 협찬 약속이 잘 지켜지지 않거나, 반대로 해당 연예인이 약속한 만큼 홍보에 참여하지 않아 뒷말이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태양 민효린 결혼 피로연. 사진=플럼액터스
그러다 연예인 결혼식이 갑자기 스몰웨딩으로 가닥을 잡았다. 2013년 톱스타 이효리와 이상순이 결혼하며 제주도에 있는 신혼집에서 결혼식을 치른 것이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당시 지인들 몇몇만 집으로 초대해 하우스 웨딩을 치른 사진이 공개되며 대단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트렌드세터였던 이효리가 스몰웨딩의 시작점이었다면, 2015년 배우 원빈 이나영이 원빈의 고향인 정선 메밀밭에서 화촉을 밝히며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초에는 비 김태희 커플이 결혼식 당일까지도 결혼식장을 공개하지 않다가 서울 가회동의 한 성당에서 백년가약을 맺은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곱씹어 볼 대목이 있다. 지난해 컴백해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3’에 출연한 이효리에게 MC 박수홍은 볼멘소리를 했다. 이효리 때문에 웨딩사업을 접었다는 것. 그는 “호텔에서 꽃 장식을 화려하게 하는 고가 웨딩을 주로 하는 웨딩사업을 10년 했다”며 “이효리의 스몰웨딩 이후 웨딩 예약이 줄줄이 취소됐다. 그래서 접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때 이효리는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던졌다. “사실 (나는) 일상이 화려했기 때문에 결혼은 소박하게 한 것이고, 일반인들은 단 한 번 화려한 날이지 않나. 초호화로 해도 된다.” 스몰웨딩도 결혼식에 한 형태일 뿐, 이를 강요하거나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스몰웨딩을 하면 돈이 적게 든다는 것 역시 편견일 수 있다. 하우스웨딩을 하려면 집을 마련해 직접 꾸미거나, 거액을 들여 프라이빗한 장소를 대여해야 한다. 초대 손님은 줄어들 수 있으나 인당 소요되는 비용은 더 상승한다. 이효리는 “사람들은 (제 결혼식을) 스몰웨딩이라고 하는데, 저는 초호화 웨딩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집 마당도 넓고 비행기 값도 내주고 숙소도 잡아줬다. 평범한 예식장에서 하는 게 진짜 스몰웨딩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스몰웨딩 역시 일시적으로 대중의 관심사가 쏠린 하나의 트렌드였다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웨딩업계 관계자는 “결혼식은 당사자들의 기호에 따라 선택할 사안이지 제3자가 평가할 문제가 아니다”며 “연예인이기 때문에 더 소박하게 치르고, 스몰웨딩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편견이자 또 다른 차별”이라고 꼬집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