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014년 지방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몇몇 후보자들이 6·13 지방선거에서 재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김해 양산 등 지역 곳곳에서 접전이 예상된다. 사진은 허성곤 김해시장(왼쪽)과 공윤권 전 도의원. 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봉하마을)이 있는 김해는 더불어민주당의 성지다. 이곳은 2010년 김맹곤 전 시장, 2014년 허성곤 현 시장이 자리를 지키며 PK(부산·경남) 안에서도 민주당의 성역과 같은 곳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내에서 뚜렷한 후보군이 없는 반면, 민주당 내에선 쟁쟁한 후보군이 줄을 잇고 있다. 때문에 경선이 곧 본선이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에선 허성곤 현직 시장, 송재욱 전 문재인 후보 특보, 공윤권 전 경남도의원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쿠키뉴스’와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2월 3일부터 5일까지 김해시 거주 성인남녀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여론조사 ‘더불어민주당 인물 중 김해시장 후보로 적합한 인물’에 따르면 허성곤 시장은 28.1%, 송재욱 전 특보는 25.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공윤권 전 도의원은 4.5%를 나타냈다(총 통화시도 1만6198명, 응답률 3.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p).
이들 가운데 눈여겨봐야 할 인물들은 허성곤 시장과 공윤권 전 도의원이다. 이 두 사람은 지난 선거 때도 라이벌 대결을 펼쳤다. 공윤권 전 도의원은 지난 총선과 함께 치러진 시장 재선거 때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투표에서 허성곤 당시 후보에게 승리했지만, 이후 선거법 위반 논란으로 후보에서 낙마했고, 결국 김해시장 자리는 허성곤 후보자가 차지했다.
때문에 공윤권 전 도의원은 이번 지방선거를 벼르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9월부터 서울시 정책자문특별보좌관과 중앙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내며 조용하게 다음 김해시장 선거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윤권 전 도의원은 최근 “지난 선거 국민경선에서 시민의 선택을 받았지만 출마하지 못했다”며 “이번 선거에서 개혁적인 민주당 후보로 누가 적합한지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것”이라고 김해시장 출마 의지를 강조했다.
공윤권 전 도의원은 40대의 젊은 패기로 60대인 허성곤 시장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허성곤 시장을 무너뜨리는 것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허성곤 시장은 2016년 김해시장으로 당선되며 “4차 산업혁명 등 글로벌 시티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실제로 그는 시장이 된 이후 특별한 과오 없이 공약들을 실천하며 무난하게 시를 잘 끌어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현직 프리미엄’으로 다른 후보들보다 높은 지지율을 받고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
경상북도 군위군에서도 후보들 간의 첨예한 대립이 시작됐다. 군위군수 출마 선언을 공식화하거나 예상되는 후보는 김영만 현 군위군수, 장욱 전 군위군수, 홍진규 경북도의원이다. 세 사람 모두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공천에서 운명이 결정된다.
김영만 군수와 장욱 전 군수는 지난 2010년과 2014년 지방선거에서 근소한 표 차이를 내며 서로 1승1패씩을 주고 받았다. 2010년에는 장욱 전 군수가 310표 차이로, 2014년에는 김영만 군수가 911표 차이로 가까스로 당선이 된 과거가 있다. 두 후보는 이번에도 한 치의 양보 없이 접전을 펼칠 전망이다.
‘국제뉴스’와 ‘㈜코리아정보리서치’가 지난 2월 5일 군위군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응답률은 10.2%이고 표본추출은 성, 연령, 지역별 인구 비례 할당으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3.0%p)에 따르면 군수선거 3자대결 구도에서 김영만 현 군수가 48.54%로 선두를 달렸다. 그 뒤를 장욱 전 군수(20.26%)와 홍진규 도의원(18.67%)가 따랐다.
홍진규 도의원은 “경선에 기꺼이 참여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으며 장욱 전 군수는 경선 출마에 대해 “당의 방침에 따르겠다”며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직인 김영만 군수는 경선을 그리 반기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장욱 전 군수와 홍진규 도의원이 경선 실시를 고집할 경우, 경선을 원치 않는 김영만 군수는 자유한국당 소속이 아닌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군위군수에는 최종적으로 한국당 후보 한 명과 무소속 후보 한 명의 정면대결이 이뤄질 수도 있다.
이밖에 양산시장 자리를 놓고 나동연 현 양산시장(자유한국당)과 김일권 전 양산시의회 의장(민주당)이 ‘3번째’ 운명의 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2010년과 2014년 양산시장 선거에서 나 시장에게 연달아 패한 김 전 의장이 이번 지방선거에 다시 한번 도전장을 던져 귀추가 주목된다.
위의 여론조사와 관련해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