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정사업본부 주5일제 단계적 시행은 “2015년 도입하려다 실패한 이원화 근무방식”
- 인원 간접고용 비정규직 소폭 늘리는 방식… 도움 안돼
- 집배원들 일하는 내내 평균 심박수는 110… ‘달리기’ 하고 있는 것과 같은 상태
- 지난해 한 해 숨진 노동자(집배원 등)만 19명… 최악의 살인기업 ‘특별상’ 수상
- 토요택배 재개 당시 합의됐던 사항들 지켜지고 있지 않아
[대구·경북=일요신문] 최창현 기자 = “집배원에게 주5일은 사치인가요… 집배원도 토요일에 쉬고 싶습니다”
우체국 집배원들의 토요택배와 관련, 집배원 주5일제 근무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시작됐다. 지난 5일부터 시작된 국민청원은 8일 현재 청원만 500여 명이 참여했다. 청원 마감은 다음달 7일이다.
이 청원은 연간 집배원 2900시간 노동, 토요택배 재개 이후 노동시간 증가, 2017년 19명 사망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 18년 연속만족도 1위 우정사업본부의 숨겨진 성정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사진=일요신문 DB)
그러면서 “인원이 늘더라도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소폭 늘리는 방식으로 도움이 되지 않다”며, “이런 생색내기용 합의는 우정사업본부장의 임기 내 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급함이 합쳐진 작품”이라면서, 이로 인해 현장 조합원(집배원)만 죽어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청원자는 “토요택배 재개 이후 늘어난 노동시간과 노동강도는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정사업본부에서 일하는 집배원들은 열악한 노동조건의 현실에서 국민서비스 제공이라는 이름으로 참고 있다”고 발언하며, “집배원들의 노동시간은 대한민국 평균 노동시간인 2113시간보다 월등히 높은 2888시간(2016년 노동자 운동연구소 발표)이다. 또한 일하는 내내 평균 심박수는 110으로(2017년 마창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 발표) 달리기를 하고 있는 것과 같은 상태의 고강도 노동을 견디고 있는 실정”이라고 업무 고충을 호소했다.
이 청원자는 “이같은 장시간고강도노동을 겪다보니 지난해 한 해 자살·과로사·교통사고 등으로 숨진 노동자(집배원 등)만 19명이다. 이 때문에 정부기업 중 최초로 시민사회단체에서 최악의 살인기업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특별상까지 수상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토요택배 재개 이후 노동시간이 증가해 집배운들이 현장에서 겪는 고통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피력하며, “실제 우정본부는 토요택배 재개 이후 연간 43시간 노동시간이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우정본부의 통계일 뿐 실제 노동시간은 더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청원자는 “우정본부의 이 같은 통계는 집배원들의 초과근무시간을 체불해 온 우정사업본부가 집배원들의 초과근무시간을 삭제해 악의적으로 노동시간을 축소하고 임급을 체불해 온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밝혀진 시간만 17만 시간으로 금액으로는 12억 원이다. 또한 토요택배를 재개 할 당시 합의됐던 사항들도 현재 지켜지고 있지 않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일요신문 DB)
한편, 지난달 20일 집배원 수백명이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우체국 토요택배 폐지를 요구했다. 이들 집배원들은 장시간 노동 문제를 해결하려면 토요택배부터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앞서 지난달 17일 우정사업본부와 교섭대표노조인 우정노조는 긴급노사협의회를 열고 주 5일제 단계적 시행에 합의했는데, 집배원 근무체계를 월~금(통상팀)과 화~토(소포팀)로 나눠 주 5일제를 보장하는 내용이다. 다음달 3월부터 6월까지 24개 우체국에서 시범운영하고 하반기부터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집배원들은 “짝퉁 주 5일제는 필요없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집배노조(위원장 최승묵) “우리는 토요택배 폐지를 주장했다. 하지만 우정사업본부는 짝퉁 주 5일제로 답했다”라며, “현장에서 더 높은 노동강도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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