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필 기자=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전용기를 타고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KTX를 타고 평창으로 가기위해 이동하고 있다. 18.02.09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총 네 명이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그리고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9일 오후 1시 30분경 전용기를 통해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왔으며 사흘 일정으로 한국을 다녀간다.
단장은 김영남 위원장이지만, 역시 국제사회의 이목은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에게 향하고 있다. 일단 김여정이 이번 대표단에 어떤 자격으로 포함된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무리 최고지도자의 여동생이라 할지라도 분명한 명분과 자격이 있어야 한다.
필자는 지난 2015년 9월 본지 연재를 통해 김여정이 오빠 김정은의 지근거리에서 각종 행사를 주관하고 담당하는 일을 맡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김여정은 북한의 다른 고위인사들과 달리 각종 행사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과시해 왔다. 다만 필자는 당시만 해도 그가 당 서기실과 조직지도부의 일원으로 그와 같은 일을 담당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최근 복수의 북한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김여정은 지난 2014년 2월 당내 새롭게 조직된 정식 부서의 제1부부장에 정식 임명돼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비로소 확인됐다. 이른바 행사 전문전담 부서인 ‘행사부’다.
행사부는 중앙당 정무국(예전 비서국)의 엄연한 전문부서로 신설됐다. 앞서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 행사부는 기존 선전선동부의 행사과가 모체가 되고 당 서기실 행사과와 당 6처 행사담당 부서 등 각 당 주요기관 행사 담당 요원 30~40명을 차출해 새로이 조직됐다고 한다. 행사부는 ‘부장’ 직함이 없으며 김여정이 맡고 있는 행사부 제1부부장이 사실상 부서의 최고 수장으로 확인된다.
참고로 북한 중앙당 내 정식 부장이 없는 제1부부장 격 직급이 부서장으로 되어 있는 전문부서가 있다. 즉 북한 김씨 가문의 사적인 통치자금만을 전적으로 맡은 39호실, 북한 당의 역사를 정리 및 연구하는 당역사연구소, 당 하부조직에서 제기되는 각종 민원을 담당하는 신소실 등이다.
이 부서장들인 39호실장 및 당역사연구소장이나 신소실 실장 모두 당내 일반 부부장보다는 높고 부장보다는 한 급 낮은 제1부부장 대우 급 정무국 부서장이다. 바로 김여정은 이러한 직급으로 직무를 수행한다. 아마도 북한 당 역사적으로 20대에 이러한 직급을 수행하는 인물은 김여정이 처음일 것이다.
현실적으로 행사부는 철저하게 김여정을 위해 신설된 부서다. 오빠 김정은은 각종 현지지도 및 크고 작은 행사에 직접 나서야 하는 최고지도자지만, 경험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이 같은 행사를 근거리서 보좌해 줄 인물이 필요하고, 그것을 위해 김여정이 나서게 된 것이다. 이를 위해선 적절한 직제와 명분이 요구되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김여정의 당 행사부라는 것이 앞서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편으론 장성택 행정부장 숙청 후 행정부가 폐쇄된 후 행사부가 만들어졌다는 것도 지켜볼 대목이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김여정은 본인의 직분을 넘어 호위총국 내 최측근 경호대의 경호간부 선발까지 관할하려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필자는 김여정이 이번 대표단에 포함된 것 역시 이 같은 행사부 제1부부장이란 자격으로 임한 것이라 확신한다. 이번 평창올림픽에는 선수단은 물론 예술단과 응원단 등 각종 북한 방남 인원들의 이벤트가 기획됐다. 김여정의 행사부 제1부부장 직함은 분명 북한 내부에서도 방남 명분으로 충분한 셈이다.
최준필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다만 남측 정상과 마주하는 계획이 포함된 지극히 신중한 행사에 경륜과 경험이 부족한, 게다가 직선적 성향의 김여정을 대표단에 포함시킬지를 두고 북한 고위급 안에서도 상당한 고민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현실적으로 북한 내부 고위급 간부들 사이에선 앞서의 월권행위 등으로 김여정에 대한 평가가 대단히 박한 것으로 보고된다. 무엇보다 행사부 자체가 특별한 성과가 요구되는 곳도 아니고, 특별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도 아니다. 굳이 전문성을 논하자면 선전선동부가 있다.
김여정은 특유의 적극성 탓에 주변 간부들과 충돌이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굳이 이런 김여정을 어렵고 중요한 자리에 보내야 하는지를 두고 북한 수뇌부의 고민이 깊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요소’ 여동생 김여정을 남으로 보낸 김정은의 결단 역시 숙고해볼 부분이다. 아직 김정은 친서 전달 여부 등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김정은이 가장 믿고 신뢰하는 친동생을 남으로 보낸 것은 남측에 ‘무게감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을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김여정의 방남은 북한이 급하고 절박하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방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 김정은은 이번 방남과 남측 최고지도자 접견을 통해 돌파구를 구상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최근 트럼프 정부의 거센 대북 압박 속에서 펜스 부통령은, 북한에서 억류돼 식물인간 상태로 풀려났지만 결국 생을 마감한 미국 대학생 고 웜비어의 부친을 이번 방한 길에 대동했다. 이와 함께 펜스 부통령은 탈북민들과 접견도 예정돼 있다. 이는 미국의 명명백백한 ‘대북 압박’이라고밖에 해석할 수 없는 부분이다.
김여정을 비롯한 이번 북한 대표단의 방남과 접견은 우리 정부가 잘 풀어내야 하는 중요한 숙제라 할 수도 있다. 외교정책의 단순한 실책은 그 어떤 방법으로도 메우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정리=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
[최초공개] ‘북한 최고 실세’ 김여정 남편 이름은 ‘우인학’ 필자는 이미 수년 전부터 김여정 개인에 대한 공적·사적 배경 및 동향에 대해 추적해 왔고, 이미 지난 연재를 통해 수차례 조명한 바 있다. 나이에 있어선 여러 설이 있지만, 김여정은 1988년생으로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고 고용희의 막내딸로 태어났다. 오빠 김정은의 동복 여동생으로 가장 친한 형제다. 어린 시절 오빠 김정은과 함께 스위스 유학을 다녀온 김여정은 중등교육 과정은 관저에서 과목별 개인 교사를 두고 일종의 홈 스쿨링을 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렇게 초·중등교육 과정을 거친 김여정은 2007~2008년경 김일성종합대학에 입학한다. 이는 4년 학부과정이 아닌 6개월 속성 과정이었으며, 11명(남자 6명, 여자 5명)의 동기와 함께했다. 전공은 물리학으로 알려졌으며 대학 시절 그의 신분은 최소한 동기들 사이에선 보안이 이뤄졌다. 김여정은 대학을 졸업하고 김 씨 가문 자제들이 대부분 그렇듯 당 선전선동부 행사 과장급으로 사회 첫 문에 들어섰다. 이후 그는 원산 국제소년단 야영소 리모델링 사업총책으로 나름의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으며 앞서 밝혔듯 오빠가 최고지도자가 된 후에는 주로 지근거리에서 김정은의 1호 행사나 국가적 행사 담당 간부로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다. 김여정의 남편 역시 유심히 지켜볼 대목이다. 그의 남편은 김여정의 대학 선배다. 필자는 이번 연재에서 국내에선 처음으로 남편의 실명을 밝힌다. 김여정 남편의 실명은 우인학이다. 우인학은 1986년생으로 황해북도 린산군 출신으로 이미 중학교 졸업 당시 당 조직지도부 1과 대상자로 특채된 인재다. 우인학의 아버지는 당 하급 관리로 가문 배경은 특별하지 않다. 애초 대학 시절 김여정의 적극적인 구애로 연이 맺어졌다. 중앙당 1과 대상 의탁 학제로 김일성종합대학 혁명력사학부에 입학한 우인학은 앞서 다른 동기들이 그랬듯 김여정의 신분을 알지 못했다. 우인학의 배경 탓에 두 사람의 결혼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둘은 2014년경 결혼했다. 김여정-우인학 부부는 2015년 한 차례 유산의 아픔을 겪고 2016년 10월 비로소 첫째 아들을 출산했다. 우인학은 대학 졸업 후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사로청) 조직부 간부(속도전 돌격대 책임자), 호위총국 군 경력을 거쳤다. 최근 필자가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우인학은 당 조직지도부에 몸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