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내버스의 모습.
“버스기사 하려면 간, 쓸개 다 내려놔야 한답니다”
9일 강원도 원주에서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정모씨(55)가 선배들로부터 들었던 말이다.
2년간 버스기사를 하면서 정씨는 하루 16~17시간 근무와 배차시간이 부족해 근무여건을 개선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첫차와 막차를 담당하게 되면 새벽 4시30분에 출근해서 새벽1시에 퇴근하는 경우도 있다. 이틀 연속으로 16시간 이상 근무를 하기 때문에 격일제근무 도입도 필요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이어 “배차시간도 부족해서 점심을 거르는 기사 분들도 많이 있다. 버스기사를 하려면 모든 것을 다 내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8년간 근무했다는 김모씨(59)는 30년전 버스운행시간표를 현재까지 고수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현재 원주에는 차도 많고 신호도 많아졌는데 수십년 전의 버스운행시간표를 적용하다보니 시간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예정된 시간에 도착해야 하니 난폭운전, 신호위반, 급출발 등이 나오는 것이다. 시에서도 정책에 반영하고 민원을 넣으면 개선이 돼야 하는데 신경도 안 쓴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시대와 흐름에 맞게 시간표 등을 교체해야 한다”며 “개선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하루 16시간 이상 근무하는 원주시내 버스기사들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격일근무제 도입도 시급해 보이는 상황이다.
이어 버스운행시간표도 여유 있게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현재 원주시내버스는 복격일제(2일 근무, 1일 휴식)로 태창운수, 동신운수, 대도여객 등이 동일하게 시행하고 있다.
태창운수는 버스 53대, 동신운수 88대, 대도 43대 등의 시내버스가 있으며 기사는 270여명이다.
관내에는 종점이 2곳이 있는데 관설동은 동신과 태창이 담당하고 장양리는 동신과 대도가 담당하고 있다.
한 버스회사 관계자는 “원주는 격일제 또는 준공영제가 도입돼야 하는데 현재로선 어려운 상황이다. 임금문제도 타 시·도에 비해 부족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는 격일제근무와 준공영제는 회사와 노조간의 협의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격일제와 관련해서는 특별히 민원이 들어온 적이 없다. 회사와 노조간에 일관된 뜻을 알려주고 공지가 되면 검토를 해봐야 될 부분이다”고 밝혔다.
근무여건과 관련해서는 “기사분들이 하루에 16시간 일하고 이틀일하고 마음에 안 든다고 하면 당연히 회사하고 얘기를 해서 바꿔달라고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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