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들을 대거 대동한채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는 양평공사 황순창 사장.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양평공사(사장 황순창) 비리 사태를 둘러싸고 상반된 주장의 기자회견이 열려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양평경실련과 민주당 여주양평지역위원회, 정의당 양평군위원회, 민평당 여주양평지역위원회 추진위원회(이하, 정당·사회단체)는 13일 오후 양평군청 브리핑룸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양평공사에 대한 특별감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자 양평공사는 발 빠르게 다음날인 14일 오전 같은 곳에서 친환경농업인들을 대동하고 반박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등의 성명서를 기자들에게 배포해 “방귀 뀐 X이 성질낸다” 는 비야냥을 사고 있다.
정당·사회단체는 13일 기자회견에서 “2008년 출범한 양평공사는 10년 동안 해마다 수십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또한 퇴직공무원 낙하산 인사에 이어 지난해 8월 행안부 감사에서 드러났듯 친인척 채용 비리와 납품 비리까지 말 그대로 군민의 혈세를 좀 막는 하마가 되어 곪을 대로 곪아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양평공사 채용비리, 인사비리, 납품비리 등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양평공사 황순창 사장은 곧바로 다음날인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그 배경에 의혹을 사고 있다.
황 사장은 성명서에서 ”2017년 8월 행안부 공직감찰시 본부장 채용 및 인사위원회 구성·운영 부적정과 소모품 구매계약 부적정으로 관련자 3명에 대한 경징계 처분 지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평공사는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해당 관계자 3명에 대해 경징계(견책, 감봉) 처리를 한 사안“이라고 채용·인사·납품비리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밝혔다.
이어, 양평공사의 전면적 실태조사와 경영정상화를 위한 진상 조사기구 구성 주장에 대해 황 사장은 ”양평공사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불철주야 노력을 다한 결실로 친환경농업인들이 안심하고 농사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면서, ”2017년 매출액이 2016년 대비 30.8% 신장한 305억원, 영업이익은 6억원, 당기순이익은 3억7천만원으로 경영정상화 궤도에 올랐다“고 반박했다.
황 사장은 또 ”최근 일부 정당과 시민단체, 언론에서 공사의 긍정적인 측면은 철저히 배제하고 각종 성명서, 언론보도를 활용, 호도를 하여 각 거래처로부터 친환경농산물 거래 중단 등의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면서, ”만약 거래가 중돤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친환경농업인과 군민들의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해 참석 기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양평공사의 밀실경영, 방만경영으로 인한 비리를 조사하라“는 정당·사회단체의 요구에 대해서도 황 사장은 ”부채비율이 2016년 160.1%, 2017년 150.4%로 지방공기업 기준 경영여건은 매우 양호하다“면서, ”2014년, 2015년에 이어 2016년 경영평가 결과 ‘다’ 등급으로 타 공사대비 최상위 점수를 받았다“고 반박했다.
황 사장은 끝으로 ”일부 정당 및 사회단체에서 6.13 지방선거와 관련하여 양평공사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것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양평공사는 더 이상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도 안되고 이용되어서도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는 양평공사 황순창 사장.
농업인단체 대동 기자회견 ‘위력시위?’… ”농업인 볼모로 삼는 것“
이어진 기자단과의 질의응답에서 기자들은 ”언론의 기능은 군정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인데 언론보도에 대해 ‘호도’ 운운하는 것은 언론의 고유 역할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또 ”군수선거에 임박해서 그동안의 김선교 군수의 실적들을 재평가하는 작업은 선거공학상 지극히 당연한 수순 아니냐“면서, ”양평공사에 대한 문제 제기도 선거전략의 일환“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어 ”양평공사가 굳이 성명서라는 제목으로 정치적 이슈에 맞대응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라는 의문이 든다“면서, ”친환경농업인 단체를 배석시켜 공사 사장이 성명서를 발표하는 모습은 마치 어떤 정치적 세를 과시하는 듯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가 된다“며, 기자회견 배경에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기자들은 성명서 발표내용에 채용비리, 인사비리, 납품비리, 50억원 대출 등에 대한 사과가 없다는 점을 지적해 황 사장으로부터 사과의 말을 끌어내기도 했다.
군납사기 건으로 취득한 파주 땅 공시지가 조작의혹… 인접 토지보다 2배 높아
또 군납사기 건으로 공사가 취득한 파주 땅에 대한 공시지가 조작의혹이 제기되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파주 땅 공시지가가 71억으로 인접 토지들에 비해 2배가량 높은 것은 군납사기사건 피해액을 줄이기 위해 김치공장허가를 받는 등 인위적으로 공시지가를 올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 주민은 ”언론과 사회단체 등이 지적한 행안부 감찰내용에 대해 사과는커녕 농업인들을 대거 대동하고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적반하장 격“이라면서 ”마치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골목성명 발표처럼 농민들을 잔뜩 배석한 당당하지 못한 형식의 기자회견“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쌍방 기자회견을 계기로 양평공사 사태에 대해 사회단체와 양평군, 군민이 참여하는 토론회 개최 등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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