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타격은 오리 시장이었다. AI에 걸린 오리의 비율이 닭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체인 ‘신토불이’로 오리고기 대중화의 선두에 섰던 다영푸드는 AI로 촉발된 시장의 위기를 기능성과 다양성으로 극복해냈다.
다영푸드 김대식 대표는 “신토불이는 전국 85개 체인점이 있었다”며 “AI로 체인 사업의 가동률이 줄어들며 육가공을 병행하게 됐다. 사업이 어려울수록 기능성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다영푸드 김대식 대표가 자사 제품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AI의 여파로 육가공 시장에 위기가 찾아오자 김 대표는 신토불이 체인점 일부를 과감히 정리하고 오리고기에 집중됐던 육가공 식품의 전체 출하량 중 30%를 닭, 돼지 등 다른 종류로 분산했다.
현재 다영푸드는 훈제오리, 오리 바비큐 등 오리고기 제품과 더불어 닭가슴살, 닭갈비, 소시지, 햄, 육포 등 40여 종의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는 오리고기 비중을 40%까지 낮추고 타 육류 개발에 힘을 쏟는다.
또 첨단 가공 시스템을 도입하며 제품의 맛과 품질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원료육이 좋아야 좋은 제품이 된다”는 김대식 대표의 지론에 따른 것이다.
김 대표는 고기의 위생과 신선도 유지를 위해 전 가공라인에 콜드체인시스템(저온저장)과 HACCP(해썹)을 적용했다. 또 48시간 삼백초 숙성과 진공 마사지를 통해 육질을 부드럽게 만들어 타제품과의 차별성을 뒀다.
그 결과 2014년 잠시 주춤했던 매출액이 2015년 170억 원, 2016년 175억 원, 지난해 180억 원을 기록하며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김 대표의 철학이 AI의 위기를 극복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라즈베리 바베큐 오리’를 출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풀무원 연구팀과 함께 공동 개발한 이 제품은 방부제와 발색제 없이 천연첨가물만으로 색과 맛을 유지했으며, 지난해 이 제품만으로 연매출 70억 원을 올렸다.
김 대표는 수작업으로 이뤄졌던 생산을 자동화 시스템으로 전환해 생산량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자동화 설비 1개 라인을 신설한다.
아울러 사람의 관절에 효능이 있는 오리고기 식품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에도 나섰다.
김대식 대표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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