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재판 1심 선고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하지만 현재 일본롯데 이사진은 꾸준히 신 회장을 지지해왔다. 그동안의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극히 낮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의 경영권을 갖게 되면 그들의 입지가 위태롭기 때문이다. 일본 롯데의 종업원 및 임원지주회 지분 33.8%는 현직 임직원에게만 있는 권리다. 임원진이 친 신동주 성향으로 바뀌면 의결권을 잃는다.
신 회장을 지지하면 호텔롯데 상장 등 지배구조 개편으로 일본 롯데는 수조 원의 차익이 발생하고, 이는 종업원 및 임원지주회에 돌아갈 수 있다.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가져가면 수조 원을 벌 기회를 잃는 셈이다.
최근 롯데는 유통·식음료 부문 지주개편으로 신 회장의 한국 롯데 지배력을 크게 높였다. 일본 롯데가 직접 지배하는 부문은 화학, 건설, 금융 일부다. 그나마 화학부문은 신 회장이 앞장서 인수한 회사들이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 지분 10.51%를 가진 단독 최대주주다. 일본 롯데가 지배하는 호텔롯데와 롯데알미늄 등의 지분을 합하면 양으로는 신 회장을 앞서지만 이들 계열사 이사진은 모두 신 회장 측 사람들이다. 일본 롯데 입장에서는 신 회장이 거대한 한국 롯데의 곳간을 열 수 있는 유일한 열쇠인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힘을 잃으면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한국 롯데 경영권을 장악할 정도의 조직과 인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SK의 사례를 볼 때 신 회장이 실형을 다 산다고 해도 경영권에는 영향을 못 미친다. 설령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 경영권을 갖더라도 한국 롯데 경영을 좌우하기 어렵다. 일본 롯데 임직원들도 그들에게 돈이 되는 신 회장을 끝까지 지지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