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회와 체결한 상생협약에 대한 가처분 신청이 지난 22일 기각되면서 개점을 눈 앞에 둔 양평 롯데마트 전경.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양평물맑은시장상인회의 롯데마트 입점 반대파 상인들이 지난 1. 8. 상인회와 롯데마트 간 체결한 ‘상생협약서’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이 ‘각하’ 결정을 내렸다.
수원지방여주지원 제2민사부(재판장 최호식 부장판사)는 입점 반대파 상인들이 상인회와 롯데마트를 상대로 낸 ‘상생협약 등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2. 2. 14:30 재판을 진행한 후, 2. 22. ‘각하’ 결정을 내렸다.
‘각하’란 법원에서 소송요건의 흠결이나 부적법 등을 이유로 소송을 종료시키는 것을 말한다.
법원은 각하결정문에서 “상인회와 롯데마트 사이에 체결된 상생협약 계약의 무효를 다투려면 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하고(대법원 95다56866), 또 상인회 회원들은 일정한 이해관계를 가지고는 있지만, 이는 단순히 일반적이고 사실적인 것에 불과할 뿐 구체적인 법률상의 이해관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법원은 또 ‘그 법률관계의 확인이 확인의 이익이 있기 위하여는 그 법률관계에 따라 제소자의 권리 또는 법적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불안이 야기되어야 하고, 그 위험·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를 확인의 대상으로 한 확인판결에 의하여 즉시로 확정할 필요가 있고, 또한 그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대법원(2005다9463) 판례도 함께 제시했다.
법원은 결국 반대파 상인들이 상인회와 롯데쇼핑 사이에 체결된 협약의 무효 확인을 구하기 위해서는 민법 제276조 제1항 또는 채무자 상인회의 정관에서 정한 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하는데, 그 결의를 거치지 않았음을 각하 결정의 근거로 삼았다.
법원은 또한 반대파 상인들은 협약의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 해당하고, 설사 이 사건 협약의 무효를 확인하는 취지의 결정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 결정의 효력은 반대파 상인들과 상인회 또는 반대파 상인들과 롯데마트 사이에서 개별적으로 상대적 효력이 있을 뿐, 상인회와 롯데마트 간 체결한 협약의 효력이 무효로 되는 것이 아니라고 봤다.
법원은 “따라서 총회 결의 등을 거쳐 상인회가 롯데마트를 상대로 상생협약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야만 상생협약의 효력을 소멸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반대파 상인들은 ‘가처분신청을 제기할만한 당사자로서의 자격이 없으며 상생협약의 효력 정지를 구하는 이익이 없어 가처분신청은 부적법하다’는 내용이다.
입점 반대파 상인들은 상인회와 롯데마트가 1.8. 상생협약을 체결한 데 반발해 1. 18. 수원지법여주지원에 상생협약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1. 22. 같은 법원에 상생협약무효확인 소송을 냈었다.
법원의 ‘각하’ 결정에 따라 양평군은 조만간 상생협의회를 개최하는 등 행정절차를 진행할 예정으로 롯데마트는 이르면 대규모점포 개설예고일인 3. 12. 영업개시를 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2월 30일 실시된 상인회장 선거 불법 논란과 관련해 당선자 측의 반대로 재검표를 하지 못한 투표용지가 상인회 사무실 금고에 보관되어 있다.
한편, 이번 가처분 ‘각하’ 결정을 계기로 시장상인회장 불법선거 논란 역시 법정으로 비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12. 30. 상인회장 선거에서 1표차로 고배를 마신 전 집행부 측의 재검표 요구가 당선자 측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법정 다툼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 집행부 측에서는 상인회장 선거가 부정투표 등 불법선거라며 ‘회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및 ‘선거와 당선무효소송’은 물론 ‘대리투표와 불법 여론조사’와 관련해 형사고발 등 법적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 집행부 측은 “1표차 승부는 재검표하는 것이 관례”라면서 “당선자 측에서 재검표를 거부하는 것 자체가 투표에 부정이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당선자 측은 자체조사 결과 부정투표 및 부정선거가 없다고 결론짓고 “선거관리위원회의 임기는 임원선출이 확정되어 당선증을 교부함으로서 업무가 종료됐다”면서, 선관위의 재검표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당선자 측의 반대로 재검표를 하지 못한 선관위는 투표지 및 선거인명부 등 선거에 관계된 일절 서류를 봉인하여 상인회 금고에 보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선자 측이 전 집행부가 상생협약서 원본 등을 반환하지 않고 있다며 양평경찰서에 업무상 횡령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지난 21일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양측의 갈등은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지역갈등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이렇듯 상인회 내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각종 시장 활성화 사업 등에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 상인 A씨는 “상인회가 두 동강나면서 시장 활성화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면서, “이제라도 재검표를 실시해 그 결과에 양측이 승복하는 자세를 보이면서 갈등을 풀고 하루속히 상인회가 제 자리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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