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네 사구 지대에서
이번 투어는 베트남을 무대로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랩터라이더스와 함께했다. 랩터라이더스의 대표적인 투어 프로그램은 종단 투어와 거점 투어로 이뤄진다. 종단 프로그램은 하노이 출발 호찌민 도착 또는 호찌민 출발 하노이 도착 여정으로 각 투어팀에 맞춰 4박 5일에서 6박 7일까지 세부 일정과 루트를 맞춤 기획한다. 거점 투어는 하노이 또는 호찌민을 거점으로 인근 유명 지역을 되돌아오는 구성이다.
북쪽인 하노이 거점은 산간의 와인딩과 기암절경 그리고 소수민족 마을 등을 경험할 수 있으며, 남쪽은 남국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해안 코스로 구성된다. 거점 투어 역시 투어 팀에 따라 일정 조율이 가능하다. 기본적인 렌털 대상 차량은 두카티 스크램블러 시리즈 엔트리 모델인 식스티2.
엔트리 라이더도 쉽게 운행 할수 있는 구성의 두카티 스크램블러 식스티2
400cc L트읜 엔진이 장착되며 경량 차체와 다루기 쉬운 출력특성이 특징인 엔트리 클래스 모델로 원형 스크램블러의 데뷔 연도인 1962년에서 이름을 땄다. 장거리 투어에 다소 배기량이 적은 것 아닌가 했지만 베트남 투어 루트의 거리와 도로환경 등을 고려해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또한 대형 바이크 브랜드인 두카티는 베트남 내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란 인식이 강해 어딜 가나 관심이 집중되는 반가운 부작용이 있다. 랩터라이더스에서는 풀 커버리지 보험을 제공하며 로드가이드도 포함된다. 물론 해외에서 이륜차를 운행하려면 국제운전면허증이 있어야 하는데 국내 면허 체계상 2종소형면허 소지자에 한해 발급된다.
출발 전 투어팀과 함께 단체 사진
DAY 1 호찌민-무이네
아침 식사 시간에 맞춰 출발 장소에 집결했다. 함께 모인 투어팀과 함께 인사를 나누고 브리핑을 겸한 아침식사를 했다. 향긋한 국물 맛이 일품인 베트남 쌀국수가 들어가자 공복감이 스르르 잦아든다. 배도 든든히 했으니 이제는 출발할 차례다. 각자 바이크 세팅을 맞춘 후 길 위로 나선다. 베트남 도로 위의 오토바이들은 마치 살아 있는 물고기 떼 마냥 이리로 모였다 저리로 퍼지기를 반복한다. 그 사이에서 조심스레 첫 발을 뗀다.
베트남의 흔한 도로 풍경. 시내에선 이 사이로 가야한다
첫 목적지는 시내 외곽에 있는 두카티 사이공점. 개인에게 맞는 세팅을 위한 마지막 정비 목적의 방문으로 간단히 핸드 레버 유격이나 미러 각도 등 경정비를 마치고 본격적인 라이딩을 준비한다. 마지막 바이크의 정비가 막 끝나자 하늘이 번쩍하며 꾸르륵댄다. 길 위에 수많은 라이더들이 거의 동시에 하늘을 올려다본다. 여지없이 빗방울이 떨어진다.
우의를 착용하고 비를 빠르게 피해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국지성 호우가 많은 편이라 가능한 전략이다. 그때부터 빠르게 이동하며 복잡한 도심을 탈출한다. 빗방울은 점점 굵어지고 하늘은 더 어두워진다. 라이더 간 상호 연결했던 블루투스 무선 통신도 희미하다.
도로엔 물이 가득 들어 차 이건 도로를 내달리는지 강을 도하하는지 모를 지경이다. 이 모든 것이 두려움보다는 모험 의지를 불태우며 새로운 차원의 라이딩 감각을 선사한다. 어드벤처. 그래 어드벤처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어딘가로 떠나는 이들의 것이다.
잠시 쉬며 즐기는 커피 한 잔의 여유. 베트남식 연유 라테인 카페 쓰어 다
한참을 정신없이 가다 보니 먹구름이 미러 뒤에 있다. 정비를 겸해 현지 식당에서 늦은 점심 식사를 한 후 다시 내달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비는 그친 듯했지만 오전에 지연된 만큼 서둘러야 했다.
대도시인 호찌민을 빠져나오니 도로의 풍경이 달라진다. 쭉 뻗은 도로를 두고 작은 마을들을 지나가며 동내 사람들의 얼굴이 스친다. 눈이 마주칠 때면 눈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그렇게 여러 마을을 지나고 지나 오늘의 목적지인 무이네에 도착했다.
무이네의 숙소 야경. 남국에서 즐기는 호사다
월간 모터바이크 이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