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화월드 메리어트 리조트관.
제주에도 체류형 여행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여행객들이 빌릴 만한 단기 렌탈 아파트나 주택의 임대료도 많이 올랐다. 교통이나 풍경이 괜찮은 곳은 한 달 숙소 렌탈비가 100만~200만 원을 넘나든다.
그래서 예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숙박비가 내려간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에서 장기 투숙하는 여행객들도 제법 된다. 최근 5년 동안 제주에 중저가 호텔과 게스트하우스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숙박 가격이 많이 내려갔고 각종 숙박앱을 활용하면 할인율도 좋다. 게스트하우스는 어울리기 좋아하는 20대의 활용도가 높고, 욜로를 표방하는 3040의 여행객들은 상대적으로 편하고 사생활 보장이 되는 호텔 등을 선호하는 편이다.
제주신화월드 서머셋 리조트 내부.
이런 체류 여행 패턴에 걸맞게 제주에도 기존의 호텔이나 리조트 개념에 놀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를 더한 복합리조트가 들어섰다. 제주신화월드를 주목할 만하다. 여의도 면적의 85%에 이른다는 250만 평 부지에 메리어트와 서머셋 브랜드의 리조트를 메인으로 컨벤션센터와 카지노, 테마파크, 쇼핑몰,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 수영장, 푸드스트리트, 단독빌라 등을 갖췄다. 올여름에는 워터파크가 문을 열고 내년에는 영화 테마파크인 라이언스게이트 무비월드와 포시즌스 호텔까지 완공된다. 하나의 장소에서 휴양과 레저,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광범위하게 아우른다. 여행과 생활, 떠남과 머묾이 공존한다.
제주의 밤은 좀 심심하다는 이야기도 불식시킨다. 마땅한 밤 문화가 없던 차에 제주신화월드에 YG타운이 문을 열었다. 가수 지드래곤과 YG엔터테인먼트가 직접 운영에 참여하는 YG타운에는 락볼링장과 GD카페, 바, 클럽라운지가 들어선다. 동남아시아의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아시안 푸드스트리트의 푸드트럭 콘셉트도 재미있다.
아시안 푸드스트리트.
하루종일 리조트에 머물며 먹고 마시고 즐기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리조트 여행. 괌이나 사이판의 리조트 여행과는 조금 다른 색다른 제주만의 리조트 여행 문화가 궁금하다.
이송이 여행레저 기자 runaindia@ilyo.co.kr
[인터뷰] 이동주 제주신화월드 부사장 “하와이 못지 않은 제주…가능성 크다” “제주는 사실 중국인은 물론 아시아국가의 여행객들이 다녀가기에 좋은 지리적 위치에 있어요. 제주는 중국이나 다른 아시아국들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여행을 떠나오기에도 가깝죠. 늘 덥기만 한 동남아국 여행자들에게는 사계절이 뚜렷하다는 것도 신선하다고 해요. 제주는 하와이 못지않은 아름다운 섬이죠. 우리는 현재의 제주, 그 이상의 가능성을 보고 여기에 왔습니다.” 제주신화월드의 타깃은 제주에 들어오는 외국인만은 아니다. 한국인을 위한 한국인의 리조트이고 싶다. 현재 제주에 들어오는 연 1500만 명 정도의 관광객 중 1200만 명이 내국인이다. 한결 같은 내국인 수요는 제주 관광산업의 기둥이다. 이 부사장은 이번 사드 여파로 중국인 여행객인 유커에 큰 비중을 두는 것에 리스크가 있음을 새삼 되새겼다고 한다.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오는 여행자들을 다각도로 흡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켓의 다변화는 제주 관광산업이 함께 고민해 나가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유커의 빈자리를 국내관광객이 채웠던 지난해, 중국인 저가쇼핑관광으로 골치를 앓던 제주관광산업이 체질개선을 하며 전환기를 맞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유커가 들이닥치면서 호텔과 식당들이 줄지어 들어선 제주의 지난 4년간의 변화는 서울의 20년과 맞먹는 수준이었다는 게 이 부사장의 전언이다. 행정체계와 법제가 아직은 미약했던 제주자치도의 제도들 역시 람정그룹의 본격적인 외국인 직접 투자에 의해 여러 변화를 겪었다. 전면적인 외국인 투자를 받기에는 아직 미비했던 제주의 법제도 신화월드의 단계적 건설과 함께 자연스럽게 수정되고 재정비됐다. “지금 제주는 외국인 투자자에게도 좋은 사업적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한계보다는 가능성이 더 크다. 점점 늘어나고 있는 개별자유여행객은 물론 가족을 동반한 마이스(MICE, 국제회의·인센티브·컨벤션·전시)고객 유치에도 힘을 쏟을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선 회의장이나 연회장뿐 아니라 놀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가 풍부해야 한다. 신화월드 외부의 관광지들과 연계해 제주의 토속문화를 접목하는 방안도 모색중이다.” 일회성의 관광이 아니라 제주를 재방문하는 여행객을 늘리자는 것이 제주신화월드의 목표다. 국내화와 세계화를 조화롭게 구현해 관광이 아닌 체류하는 여행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제주는 지금 변화하고 있다. 낯섬과 새로움, 익숙함과 친근함이 공존한다. 제주를 여행하는 또 하나의 방법, 바로 체류 여행이다. [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