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의혹이 제기돼 입장을 밝힌 배우 겸 교수 김태훈. 사진=액터컴퍼니 제공
김태훈은 28일 작성한 사과문을 통해 “엄정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교수직에 있으면서도 제자였던 여성들과의 일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것 자체에 깊은 책임을 느끼고 반성하고 있다”며 “저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고 하신 여성분에 대해 깊은 사죄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태훈은 “사실관계가 어떠하든 받았던 상처의 크기는 같을 것”이라면서도 “제가 기억하는 사실관계와 게시글이나 언론 보도가 다른 부분이 있다. 또한 두 번째 제보를 하신 여성이 첫 번째 제보 이후 저에게 배신감과 같은 감정을 느꼈다는 보도내용도 있어, 이에 대하여는 피치 못하게 간략한 입장을 아울러 밝히고자 한다”고 운을 띠었다.
먼저 김태훈은 “성폭행과 관련된 내용은 제가 세종대를 떠나 다른 학교로 이직하였으나 여전히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며 제자를 성폭행했다는 것”이라며 “이 일은 2000년도에 벌어진 일로 기억하고 있다. 전 러시아에서의 8년 유학생활을 마치고 1999년 귀국했고, 그해 가을부터 세종대 시간강사로 강의를 할 수 있었다. 첫 번째 제보 여성 A 씨가 이 강의를 들어 사제지간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해 세종대학교 전임강사 지원에서 탈락해 2000년에는 수원여자전문대학으로 이직하게 됐다. 그런데 2000년 여름에 있었던 독립영화 촬영에서 저와 A 씨는 남녀 주연배우로 다시 만나 작업을 하게 됐고, 이후 수원여자전문대학 부근에서 만남을 이어가다 A 씨가 게시한 내용과 같이 남녀 관계를 맺게 됐다”며 “당시 전 배우자가 있는 사람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고, 이 또한 비난받아 마땅한 행동이었다. 그럼에도 2001년까지 A 씨와 사귀는 관계였고, 그해 가을 있었던 다른 일로 멀어져 결국 헤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태훈은 “A 씨가 저와의 만남으로 깊은 상처를 입었었다는 것을 헤아리지 못했다. 그와 같은 상처를 입은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대학원에서 논문 준비하고 있던 제자 B 씨 성추행과 관련해서는 “짧은 내용의 기사만으로는 B 씨가 말한 당시 상황을 전부 알 수는 없으나, 사실관계는 대체적으로 제가 기억하는 것과 동일한 것으로 생각된다”면서도 “다만 B 씨가 느꼈던 당시 감정이나 상황이 제가 받아드린 그것과 달라 이러한 점을 헤아리지 못한 점은 거듭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 당시 저는 배우자와 사별한지 오래돼 B 씨와 서로간의 호감 정도를 잘못 이해하고 행동했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김태훈은 “다만 이와 같은 일이 있은 후에도 최근까지 연락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응원과 격려를 하는 연극 동료로 만연히 생각해 상대방의 아픔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점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태훈은 “저로 인해 상처 입은 피해 여성분들과 세종대 임직원, 신뢰를 주었던 연극계 선후배, 믿고 따랐던 제자들에게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위와 같이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하는 마음에서 세종대 교수직에서 자진사퇴하고, 연극 활동 등 일체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