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무와 한혜진은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2년 가까이 함께 출연해오고 있다. 전현무는 2015년 8월부터, 한혜진은 뒤를 이어 2016년 7월 합류했다. 처음엔 동료 이상의 감정을 내비치지 않던 둘은 지난해 초부터 프로그램 안에서 묘한 기류를 형성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온갖 추측을 낳게 했다. 예능에서 보인 ‘썸’의 관계가 가짜는 아니었다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다.
사진 제공 = SBS
전현무와 한혜진은 지난해 말 연인 사이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애설에 휩싸이자마자 곧장 관계를 인정할 수밖에 없던 데는 ‘증거’로 제시된 여러 장의 사진 때문이다. 두 사람은 2월 말 일주일 가운데 4일 동안 강남 일대에서 심야데이트를 하는 모습이 여러 장의 사진으로 찍해 공개됐다. 데이트 장소는 주로 한혜진이 살고 있는 강남구 논현동 일대. 근처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한 뒤 한혜진이 혼자 사는 아파트로 이동해 데이트를 즐기는 식이었다.
두 사람은 단 둘이 개방된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도 그 흔한 ‘마스크’도 쓰지 않았다. 안전장치 없이 비교적 자유롭게 데이트를 할 수 있던 데는 ‘나 혼자 산다’에 함께 출연하는, 워낙 절친한 사이라는 사실이 이미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덕분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SBS가 신설한 또 다른 예능프로그램 ‘로맨스 패키지’의 동반 진행자로 나서기까지 했다. 상대방을 향해서도 늘 스스럼없이 이야기하고, 방송에서 ‘썸’의 기류까지 형성한 탓에 이들의 모습을 ‘연인 사이’로 의심하는 시선은 거의 없었다. 방송 덕을 톡톡히 봤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제 막 사랑에 빠진 연인의 감정은 숨길 수 없는 법. 전현무와 한혜진의 열애설이 불거진 진원지는 다름 아닌 홍콩이다. 두 사람이 1월 홍콩의 한 쇼핑몰에서 쇼핑하는 모습을 본 현지 교민의 ‘목격담’이 그 출발이다. 비슷한 시기 온라인 게시판에는 “두 사람이 연인인 것 같다”며 “핑크빛 기류가 느껴졌다”는 내용을 담은 누리꾼의 글이 등장하기도 했다. 함께 홍콩의 한 호텔 바에 있는 모습을 봤다는 또 다른 목격담도 등장했다.
전현무와 한혜진이 방송을 통해 ‘썸남썸녀’의 분위기를 풍기기 시작한 때는 정확히 1년 전이다. 당시 전현무는 ‘나 혼자 산다’에서 한혜진을 향한 호감을 감추지 않고 드러냈다. 제작진은 전현무와 한혜진 둘만의 산행 기획을 구성했고, 이는 지난해 3월 방송됐다. 산행 뒤 스튜디오 녹화에서 전현무는 “방송이 나간 뒤 ‘산을 탔냐 썸을 탔냐’는 댓글을 봤다”며 의미심장한 말도 꺼내기 시작했다. 한껏 들뜬 모습을 보이는 전현무를 향해 함께 출연하는 개그우먼 박나래와 웹툰작가 기안84 등 멤버들이 추궁도 시작됐다. 이에 전현무는 “한혜진과 잘된다면 연애하지 않고 바로 결혼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해봤다”고 말해 의심의 시선을 더욱 키웠다.
하지만 전현무의 ‘바람’은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동반 산행 방송 이후 한껏 관심이 집중된 바로 그때, 한혜진이 교제하는 진짜 남자친구의 존재가 공개됐기 때문이다. 지금은 헤어졌지만 당시 한혜진은 프로야구 LG트윈스 투수 차우찬과 교제하던 때였다. 이런 일련의 상황마저도 ‘나 혼자 산다’의 방송 소재가 됐다. 전현무는 한혜진을 마음에 품었다가 뜻을 이루지 못한 듯한 설정으로 등장해 시청자에 또 다른 웃음을 안겼다. 두 사람이 연인 사이가 된 지금 돌아보면 이는 예능의 ‘설정’이라기보다 실제에 가까웠다는 ‘해석’도 충분히 가능하다.
# 핑크빛 기류가 남긴 ‘흔적’
KBS 공채 아나운서 출신으로 2012년 프리랜서를 선언한 전현무는 현재 방송가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스타 방송인으로 통한다. 프리랜서 아나운서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을 거머쥐면서 그 실력과 인기를 인정받았다. 그런 전현무는 KBS 재직 시절부터 워낙 스타 아나운서로 통했고, 덕분에 몇 차례 열애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상대 여성과 친한 관계라고 선을 그었을 뿐이다. 열애설을 인정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40대에 접어들어 교제 등에 대해 더욱 신중한 태도가 필요한 상황임을 고려하면 그의 ‘공개 발표’는 의미심장하다.
전현무는 굳이 한혜진을 향한 마음을 감추지 않은 것으로도 보인다. 숱한 흔적이 ‘나 혼자 산다’에 남아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출연자들이 전부 패션 화보를 찍는 내용의 방송에서 전현무는 한혜진을 향해 거침없는 스킨십까지 보여 관계에 대한 의혹을 더욱 키웠다. 커플 화보에 나선 두 사람의 촬영 콘셉트는 ‘헤어진 연인이 다시 만났을 때’라는 내용. 전현무는 스스로를 “잘나가는 은행원이지만 출세를 지향하다 결별하게 된 한혜진의 전 남자친구”라고 설정해 화보 촬영에 나섰다.
웃음을 주기 위한 설정처럼 보였지만 실제로 두 사람을 잘 아는 사람들의 눈까지 피하진 못했다. ‘나 혼자 산다’에 함께 출연하는 인연으로 이들과 막역한 관계인 박나래는 이날 화보 촬영을 지켜보면서 “전현무의 콘셉트는 전부 실화”라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박나래는 “전현무가 진짜 한혜진을 좋아했다”며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실화를 이길 순 없다”고 했다. 정리하자면 한혜진을 좋아한 전현무의 순애보가 결국 진짜 연인 사이로 발전하는 ‘성공’을 거뒀다는 이야기다. 전현무는 한혜진과 열애설이 불거지기 전 “한혜진은 연애 고수이고 나는 연애 똥멍청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 전현무와 한혜진은 SBS가 정규 편성을 논의하는 또 다른 예능프로그램 ‘로맨스 패키지’의 듀엣 진행자로도 나선 상황. 설 연휴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송된 이후 반응이 뜨겁게 모아지면서 정규 편성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실제 연인인 두 명의 스타가 싱글 남녀의 연애 매칭 내용의 프로그램 진행자로 나서는 흥미로운 상황을 연출하게 됐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