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해외 매각 반대를 외치며 송신탑에서 무기한 고공농성에 돌입한 금호타이어 노조 조삼수 대표지회장과 정송강 곡성공장 지회장. 사진=금호타이어 노동조합
금호타이어 노조의 조삼수 대표지회장과 정송강 곡성공장 지회장 등 2명은 2일 오전 5시부터 광주 광산구 영광통 사거리의 높이 20m 송신탑 정상에 올라가 농성에 들어갔다.
송신탑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300여m 떨어져 있으며, 이들은 ‘해외매각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노조 측은 “조합원들은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해 뼈를 깎는 고통으로 노사간 자구안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고통이 따르는 경영정상화 계획이행(자구안)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채권단이 조합원과 광주시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로의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음이 드러났다”며 “산업은행과 채권단이 더블스타 해외매각을 강행할 경우 노사간 의견 일치를 본 자구안을 원천백지화하고, 총파업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저지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노조는 채권단과 산업은행에 해외매각 추진 즉시 중단, 노동자 체불임금 즉각 지급,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를 위한 미래비전 제시 등을 촉구했다.
한편 노조의 강경투쟁 돌입은 채권단이 노사가 어렵게 마련한 잠정 자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예견됐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지난 2월 28일 마라톤협상 끝에 잠정 자구안을 마련, 채권단에 제출했다. 잠정 자구안은 해외매각 추진시 노조와 사전 ‘합의’할 것과 상여금 250% 반납, 생산량 4.5% 제고 등의 내용을 골자로 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자구안 잠정 합의 내용에 ‘고통 분담’이 미흡하다며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채권단은 1조 3000억 원의 채권 만기 상환 유예 기간을 1개월 더 연장키로 결정, 자구안 이행을 위한 MOU 체결 시한도 오는 3월말까지 연기했다.
특히 채권단이 진통 끝에 도출된 자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데는 노조가 해외매각 추진시 노사간 ‘사전 합의’ 명문화를 요구한데 따른 입장차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가 요구한 사전 합의를 채권단이 받아들일 경우 외부자본 유치 1순위로 알려진 중국 더블스타가 합의 과정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계획한 자본유치 선택의 폭이 크게 좁아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해석된다.
노조 역시 어렵게 도출한 자구안 합의서를 채권단이 거부하는 것은 처음부터 중국 더블스타로의 해외 매각을 염두에 두고 협상을 추진 한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