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 적극 대처하기 위한 움직임 역시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리벤지 포르노의 경우 무조건 징역형으로 처벌하도록 하는 등 처벌 강화에 나섰고 경찰 역시 관련 범죄 적발을 위한 수사에 적극적으로 돌입했다. 이런 분위기는 다행히 급증하는 몰카와 리벤지 포르노의 유출을 어느 정도 막아내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성인 콘텐츠 전문가 망치는 요즘 분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소위 말하는 신작, 다시 말해 새롭게 유출된 몰카나 리벤지 포르노는 크게 줄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수요는 여전한 만큼 다양한 사생활 동영상이 돌아다니고 있지만 대부분 과거에 돌던 동영상을 업로더들이 이름만 바꾼 것들이 많다. 결국 기존에 유출된 동영상들은 여전히 왕성하게 유통되고 있지만 새롭게 유출되는 것들이 크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일요신문 DB
새로운 유출은 줄어들었지만 유통은 여전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요즘에는 기존 몰카와 리벤지 포르노 등 사생활 유출 동영상이 새로운 것으로 포장돼 다시 유포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특이한 부분이다. 이런 사생활 동영상 유통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세력이 등장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다. 다시 성인 콘텐츠 전문가 망치의 설명이다.
“뭔가가 불법적으로 공유되고 유통되는 과정에선 이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이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단순히 그런 콘텐츠를 좋아하는 이들이 취향의 측면에서 공유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부분에선 불법 성인 콘텐츠를 유통하는 불법 사이트가 수사 대상이 되곤 하는데 요즘 그 이상의 존재들이 등장했다. 바로 불법 성매매 업자들이다. 몰카와 리벤지 포르노 등 일반인들의 사생활이 담긴 동영상에 불법 성매매 광고를 실어서 유통시키고 있다. 동영상이 플레이되는 동안 성매매 광고 자막이나 이미지 등을 지속적으로 노출시키거나 동영상 첫 부분과 끝 부분에 성매매 광고를 넣는 방식이다. 이렇듯 이미 유출돼 돌아다니는 사생활 동영상에 성매매 광고를 넣고 제목을 자극적으로 바꿔 다시 유통시키는 경우가 급증했다.”
그런가 하면 몰카와 리벤지 포르노 등 사생활 동영상은 물론이고 외국의 포르노까지 다양한 불법 성인 콘텐츠를 공유하는 불법 사이트를 만든 뒤 남성 회원들을 모아서 성매매를 권유하기도 한다. 불법 성인 콘텐츠를 공유하며 도박이나 성매매 등의 배너 광고를 유치해 1차적인 수익을 올리고 성매매까지 알선해 2차 수익까지 챙기는 방식이다.
결국 이런 행각이 최근 수사기관에 적발됐다. 3월 1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성매매 알선,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로 구속된 성매매 업자 최 아무개 씨(37)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음란사이트 운영자 신 아무개 씨(40)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으며 음란·성매매 사이트 제작업자와 성매매 여성 등 13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구속된 최 씨는 2013년 7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음란·성매매 사이트를 직접 운영하면서 음란물을 올리고 성매매 후기 게시판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남성 회원들을 모집해 1만 4000여 차례에 걸쳐 성매매를 알선, 2억 8000여 만 원의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불구속 입건된 신 씨는 2016년 12월부터 2017년 3월까지 불법 사이트에서 배너 광고 수익을 올릴 목적으로 각종 음란물 1600여 건을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음란·성매매 사이트 활성화를 위해 음란물을 직접 올리거나 성매매 후기를 작성하는 회원들에게 포인트를 지급했는데 이렇게 얻은 포인트는 성매매 예약 과정에서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게다가 매달 회원들이 올린 성매매 후기 가운데 우수작을 선정하는 ‘후기왕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심지어 일부 성매매 여성은 자신의 나체 사진을 올린 뒤 여기에 댓글을 작성한 남성 회원들과 단체 성관계를 갖는 댓글 이벤트까지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불법 성매매의 도구로 일반인 사생활 동영상이 악용되면서 피해는 더욱 심각해져가고 있다. 이미 동영상 유출 자체로도 엄청난 피해를 입은 이들이 자신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불법 성매매를 위한 광고 수단으로 전락해 버렸기 때문이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