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집행부가 전 집행부와 롯데마트간 체결한 상생협약서의 유무효를 묻기 위한 임시총회를 7일 오후 3시 상인회 고객지원센터에서 개최한다고 밝힌 가운데(사진 위) 현 집행부를 반대하는 상인들은 ‘시장을 사랑하는 모임’을 결성하고, 임시총회를 원천봉쇄한다는 계획으로 양측의 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양평물맑은시장 상인회가 결국 둘로 쪼개질 운명에 놓였다.
지난 1월 30일 실시한 상인회장 선거에서 1표차로 고배를 마신 전병곤씨 측이 재검표 요구를 했으나 당선자인 이천희씨 측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자 형사고발과 선거무효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법적다툼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선거에서는 회원 265명 중 203명이 투표에 참여해 102표를 얻은 이천희 후보가 전병곤 후보를 1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하지만 전병곤 후보 측에서 무효표·대리투표·선거인명부 누락 의혹이 있다며 선거 당일 재검표를 요구했고, 상인회 선관위에서는 재검표를 하려고 하였으나 당선자 측의 반대로 결국 재검표를 하지 못하고 현재까지 봉인된 상태로 보관 중이다.
당선자인 이씨 측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임기는 임원선출이 확정되어 당선증을 교부함으로 업무가 종료됐다. (재검표 등)선관위 업무를 계속할 경우 업무방해에 해당한다”고 선관위에 통보하고, “자체조사 결과 부정투표 및 부정선거가 없다고 결론짓고 선관위의 재검표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검표 거부는 선거부정 반증”
‘재검표’ 둘러싼 법적공방 가열
낙선자 측에서는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자신들이 셀프조사한 후 문제없다고 우기는 건 지나가는 개도 웃을 일”이라면서, “1표차 승부는 재검표하는 것이 관례 아니냐. 재검표를 거부하는 것 자체가 투표에 부정이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 와중에 당선자인 이씨 측에서는 문서 및 통장 등을 인계하지 않았다며 낙선자인 전씨와 전 회장, 이사 1명에 대해 업무상 횡령죄와 업무방해 등 혐의로 지난달 12일 양평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낙선자 측은 “절차(관습에 따르면 구·신임회장, 총무이사 등 입회하에 진행해왔음)에 의한 인수인계가 아닌 일방적인 반환통보와 함께 불응시 법적 조치 운운한 것은 협박”이라면서 “재개표 등 부정선거 조사에 불응할 경우 인수인계 절차에 협조할 수 없다”고 반환요청을 거절했었다.
당선자 측의 고소에 대해 낙선자 측에서는 맞고소와 함께 선거무효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진흙탕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정면충돌 치닫는 ‘임시총회’... ”원천봉쇄“ 對 ”예정대로“
한편, 현 집행부는 전 집행부가 1월 8일 롯데마트와 체결한 상생협약서의 유무효를 묻기 위한 임시총회를 7일 오후 3시 상인회 고객지원센터에서 개최한다고 밝혀 양측의 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선자측은 자신들이 제기했던 ‘상생협약서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이 임시총회를 거치지 않아 법원에 의해 각하된 것으로 판단하고 이날 임시총회를 개최한 후 소송을 다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당선자측은 양평군과 김선교 군수에 대해 총회 결과 및 가처분신청 결과가 나올 때까지 롯데마트 입점 승인절차를 보류해줄 것을 요청했고, 롯데 측에게는 1. 8. 체결한 상생협약의 무효에 동의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상생협약에 임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의 협상 과정을 잘 알고 있는 롯데 측이 이를 선뜻 받아들이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 집행부에 반대하는 상인회원들이 ‘시장을 사랑하는 모임’을 결성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십 년 동안 장사를 함께하며 동고동락 해 오던 이웃이 하루아침에 ‘원수’로 변할 지경에 처했다.
이들은 ”작금의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하다가는 시장이 몰락의 길로 갈 수밖에 없어 시장을 사랑하는 충정의 마음으로 ‘시장을 사랑하는 모임’을 결성하기로 뜻을 모았고 앞으로 행동으로 보여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상인회가 정치화되고 상인회의 권익이나 이익을 대변해주는 단체가 아닌 특정한 세력과 특정한 지역에 의해 점거되고 이용당하는 상인회로 전락하기에 이르렀다“면서, ”상생협약에 대한 가처분신청이 법원에 의해 각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7일 3시에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정치적으로 변절시키려는 상인회를 심판해야 한다“며, 상인회 여러분의 단합된 힘과 정의를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시장을 사랑하는 모임’은 3월 7일 오후 1시 양평군청에서 ‘시장상인회정상화 범군민 대책위원회’를 결성하여 불법적이고 사실을 왜곡시켜 상인들의 눈과 귀를 가리는 현 상인회를 법으로 심판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집회 후 임시총회가 열리는 상인회 고객지원센터까지 거리 행진을 할 예정이다.
‘시장을 사랑하는 모임’은 ”(이천희)회장업무정지 효력정지 및 불법투표에 의한 당선 무효소송을 병행하고, 3. 7. 임시총회 부결에도 총력을 다 할 것“이라면서, ”상인회원분들의 현명한 판단으로 임시총회 부결 동의서에 서명을 해달라“00고 간곡히 부탁했다.
이처럼 양측 사이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양측 간 물리적 충돌마저 우려되는 상황으로 ‘솔로몬의 지혜’와 같은 현명한 결정이 내려지기를 기대해 본다.
한편, 양평군은 5일 오후 상생발전협의회를 개최하여 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롯데마트 개설등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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