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홍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홍맑은샘 5단. 한국의 후배들도 잊지 않아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대회를 만들었다.
[일요신문] 6회째를 맞은 맑은샘배 어린이 최강전이 3일과 4일 이틀 동안 서울 응암동 ‘아마바둑사랑회’ 회관에서 열렸다.
제1회 대회 우승자 강우혁, 2회 대회 우승의 오병우, 3회 대회 우승자 문민종, 5회 우승자 유창주가 차례로 영재입단 관문을 돌파한 것에서 보듯 맑은샘배는 국내 최고 권위의 어린이바둑대회로 꼽힌다. 올해도 저학년부(초등 4학년까지)와 고학년부(5~6학년)로 치러졌는데 전국에서 바둑 좀 둔다하는 꿈나무 112명이 모여, 이틀간 치열하게 반상을 수놓았다.
개막에 앞서 홍맑은샘 프로는 후배들을 향해 “지금 이 자리에 서기까지 바둑의 길로 이끌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그리고 최후의 최후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반드시 보상이 따른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격려했다.
저학년부에서 우승한 최경서 군과 그의 스승 하성봉 사범.
고학년부 결승전. 김은지 양(오른쪽)이 임경찬 군에게 승리를 거두고 맑은샘배 3연패를 이뤘다.
3일 열린 저학년부에서는 전주 하성봉도장의 최경서 군이 우승컵과 함께 100만 원의 장학금을 획득했다. 이창호 9단의 어릴 적 모습과 너무나 닮아 이 9단조차 놀랐다는 최 군은 6전 전승을 기록, 대망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4일 열린 고학년부에서는 김은지 양(장수영바둑도장)이 결승에서 임경찬 군(양천대일)을 1집반 차이로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 2년간 저학년부에서 우승했던 김 양은 이로써 이 대회 3연패를 달성한 셈.
현재 치러지고 있는 여자입단대회에서 입단이 유력시되고 있는 김은지 양은 일찍부터 주목받고 있는 기대주. 양천대일바둑도장의 김희용 원장은 “내가 길러낸 제자가 아니라 정말 아쉽지만 볼 때마다 탄복하게 만드는 걸출한 재목이다. 자세, 기량, 체력,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데가 없다. 현 여자바둑 1인자 최정의 그 나이 때보다 낫다. 현재 5학년 나이인데 정상급 6학년 오빠들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조만간 입단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입단하면 남자들과도 당당히 겨뤄 타이틀을 따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대회는 상위 입상자 외에 16강까지 장학금이 수여됐으며, 익명의 후원자 19명이 성의를 보태를 바둑 꿈나무들의 성장을 기원했다.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