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스마트폰을 열곤 합니다. 오늘은 또 누구 얘기가 터졌을지, 또 그 여파가 어디까지 튈지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안희정’이라는 대형 이슈가 불거지는 상황을 보며 이제 태풍의 눈이 연예계에서 정치권으로 옮겨 갔구나 싶었는데 그 순간 마음이 덜컥하고 내려앉았습니다. 자칫 더 큰 게 터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치권에서 큰 일이 생길 때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여론의 관심을 돌리고자 연예계에서 더 큰 이슈를 터트린다는 얘기 때문입니다.”
“할리우드 미투 운동과 유사한 사례가 터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할리우드에선 유명 여자 연예인들이 피해 사실을 공개하며 미투 열풍에 동참했습니다. 만약 톱스타급 여배우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공개하며 미투 운동 대열에 합류한다면 그 폭발력은 엄청날 것입니다. ‘장자연 리스트 파문’을 훨씬 뛰어 넘는 폭발력을 가질 게 불 보듯이 뻔합니다. 물론 그 전제조건은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했거나 성상납이나 술 접대를 강요받은 톱스타급 여배우가 한국 연예계에 존재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과연 한국 연예계에 그런 톱스타급 여자 연예인이 있을까요? 아니면 없을까요? 아마 대부분의 연예관계자들은 그 답을 매우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실성이 크지 않은 예상이다. 행여 그런 피해를 입은 톱스타급 여자 연예인이 존재할지라도 이를 공개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기반이 되는 음모론은 더 말이 안 된다. 정치권 이슈를 덮고 대중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여자 톱스타가 미투 대열에 합류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이보다 현실적인 우려는 젊은 가해 연예인의 등장이다. 대형 연예기획사 홍보팀 관계자의 말이다.
실제로 몇몇 연예기획사에선 홍보팀을 중심으로 내부 직원들이 이런 상황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 연예인에 대한 폭로가 불거지는 것에 대비해 관련 사이트와 커뮤니티, 각종 SNS 등을 모니터링하는 것으로 시작해 소속 연예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행여나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이 없는지 미리 챙기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3월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이돌 관련 미투 글이 올라왔다. 한 아이돌 가수가 가해자로 지목됐는데 그가 중학교 1학년 때의 일이며 당시 피해자는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당시 이 아이돌 가수는 PC방 화장실에서 귀를 핥고 강제로 키스하는 등의 성추행을 했으며 이를 소문내겠다며 나체 사진을 요구해 피해자는 나체 사진까지 보냈다고 주장했다. 하루 뒤 이 글은 삭제됐지만 온라인에서 상당한 화제를 유발하고 있으며 언론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