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안희정 후보가 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수도권·강원·제주 선출대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박은숙 기자
[일요신문]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9일 갑작스럽게 검찰에 자진 출석해 대국민사과를 한 가운데 이날 안 전 지사의 성폭력 사실을 폭로한 피해자의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9일 오후 5시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한 안 전 지사는 “저로 인해 상처입은 국민 여러분, 또 도민 여러분, 제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앞으로 검찰 조사를 성실히 받겠다”는 입장을 짧게 밝혔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지난 5일 안 전 지사의 성폭력 사실을 폭로한 김지은 전 충남도 정무비서가 피해자 조사를 받고 있었다. 김 전 비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부지검에서 첫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비서와 안 전 지사의 또 다른 추가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측은 “안희정의 일방적인 출두 통보, 매우 강력히 유감이다. 피해자에 대한 어떤 사과의 행동과 태도도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관계자는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피해자는 이날 비밀리에 조사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안희정 측은 이 사실을 몰랐다. 그런데 일방적으로 본인 혼자 결정해 출석한 것”이라며 “피해자와 마주칠 불상사를 피하기 위해 검찰 측에 안희정을 막아달라고, 내보내달라고 요청해 조율된 상태다. 피해자는 오늘 차분하게 마지막까지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