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서부지검에 안희정 전충남도지사가 자진출두하고 있다. 안지사는 여비서 성추행(위계에 의한 성추행)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최초의 미투(me too)사례이다. 이종현 기자
안희정 전 충남지사(52)의 수행비서 성폭행 사건이 불거지자 지방 정가에서 내놓은 평이다. 안 전 지사의 평소 지역 내에서 평판을 생각하면 “추락해도 다른 이유로 추락할 줄 알았지 성추문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것이다. ‘대선 잠룡’이라는 거창한 수식어에서부터 ‘충남 엑소’ ‘우리 희정이’ 등의 애칭으로 불리며 차기 대선주자로 꼽혔던 그였다. 하루아침에 성폭행 피의자로 전락한 안 전 지사는 지난 3월 5일부터 자취를 감췄다가 나흘 만인 9일 서울서부지검에 자진출석했다.
안 전 지사의 몰락은 갑작스럽게 시작돼 빠르게 진행됐다. 지난 3월 5일 JTBC 뉴스룸에 직접 출연한 김지은 전 충남도 정무비서(33)의 폭로가 치명타였다. 김 전 비서는 이날 “안 지사에게 8개월 동안 4번에 걸쳐 성폭행을 당했고, 그 외에도 수시로 성추행을 당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폭로했다.
김 전 비서가 지목한 안 전 지사의 성폭행 기간은 지난해 6월부터 올 2월까지다. 이 시기에 김 전 비서는 정무비서가 아닌 수행비서로 안 전 지사의 일거수일투족을 함께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지사를 수행하는 동안 사건이 발생한 곳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았다. 김 전 비서에 따르면 러시아, 스위스 등 해외 출장 중에서도 성폭행이 발생했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 27일부터 4박 6일간 러시아 레닌그라드 주를 공식 방문했으며, 같은 해 9월 4일에는 유럽 출장 가운데 스위스를 방문했다. 실제 이 해외 방문에 김 전 비서도 함께 동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나머지 두 차례 성폭행이 벌어진 곳으로 지목된 장소는 서울 마포구의 한 주상복합 오피스텔이다. 현재 안 전 지사의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수사부(부장검사 오정희)는 지난 8일 오피스텔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2월 24일 밤 안 전 지사가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몇 시간 뒤인 이튿날 새벽 김 전 비서가 들어간 뒤 시간차를 두고 따로 나오는 모습을 확보했다. 이날은 김 전 비서가 인터뷰에서 밝힌 “가장 최근 성폭행이 벌어졌던 날”이다. ‘미투(Me Too)’ 운동이 정계에서도 한참 불이 붙은 즈음이기도 하다.
김 전 비서는 언론과 접촉하기 전 최소 2명에게 이와 같은 피해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진다. 한 명은 사건 보도 후 “김 전 비서의 SOS를 외면한 것에 죄책감을 갖고 있다”며 언론에 직접 모습을 드러낸 신용우 전 수행비서였다. 다른 한 명은 신형철 비서실장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고성준 기자
이에 대해 신 비서실장은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신)용우도 (김)지은이도 내 친동생과도 같은 애들인데 내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전혀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지은이가 수행비서직을 마치고 내근비서(정무비서)로 일하는 동안 저와 그 친구가 일주일에 한두 번씩은 꼭 상담했다. 표정이 안 좋으면 무슨 일이 있나 싶어서 불러서 물었는데도 그런 이야기는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그런 분위기조차 없었다”고 해명했다.
성폭행 이야기를 처음 들은 것이 첫 보도가 이뤄진 3월 5일 오후 3시 30분, 그것도 기자로부터 전화를 받고 나서야 알았다는 게 신 비서실장의 주장이다. 그는 한 시간 전인 이날 오후 2시 30분까지만 해도 김 전 비서와 텔레그램으로 업무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기자의 확인 전화를 받고 김 전 비서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그 이후로 전혀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전 비서는 안 전 지사의 첫 여성 수행비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창조부 계약직 공무원으로 공보담당을 맡았던 그는 지난해 1월 대선을 앞두고 안 전 지사 대선캠프에 합류했다.
그는 고등학교까지 대전에서 나왔다는 것 외에는 안 전 지사와 개인적인 친분이나 지역 연고가 없었다. 그러나 공보담당이었다는 경력과 안 전 지사의 지지세력과 비슷한 연령대의 젊은 여성이라는 점에 높은 점수를 받고 홍보기획팀 일원으로 활동했다. 팀장이나 본부장 등의 직함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캠프에서 이른바 ‘한 자리’를 차지하지도 않은 젊은 여성의 갑작스런 수행비서 발탁에 안 전 지사의 지지단체 내부에서도, 도청 안팎에서도 잡음이 일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도청 관계자는 “이전까지 도지사 수행비서는 전원 남성이었는데 대선 이후 김지은 씨가 수행비서로 발탁된 것을 보고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었다. 탈이 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는데 관계자들이 ‘안 전 지사가 직접 지목한 것’이라고 해서 쉬쉬할 수밖에 없었다”고 귀띔했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도 신 비서실장의 이야기는 정반대였다. 그는 “지사님이 직접 지목한 게 아니었고 정무라인 내부적인 논의로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갑작스런 여성 수행비서 발탁 이유에 대해서는 “남자들만 수행비서를 하다 보니 여성성의 결핍이라든지 이런 문제점이 있었다. 그런 점을 보완하고 텐션(긴장감)을 주고자 논의를 통해 결정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안 전 지사의 독단적인 특별채용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와 같이 안 전 지사 사건 대응을 맡은 정무라인과 충남도청 내의 주장이 갈리는 가운데, 보도 직후 정무라인 내에서 ‘추가 피해자’와 ‘조력자’ 색출에 나섰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첫 보도가 나오기 직전 비서실은 먼저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며 진화에 나섰던 바 있다. 보도 이후에는 “김 전 비서가 주장하는 추가 피해자는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앞선 신 비서실장의 주장에 따르면 그를 비롯해 안 전 지사의 정무라인은 보도 당일인 3월 5일 오후 2시 30분 이후 김 전 비서와 연락이 닿은 인물이 전무하다. 그런데도 “합의에 의한 관계”와 “추가 피해자는 없다”는 주장을 단호하게 내세운 것에 의혹의 눈길이 모였다.
여비서와 자신이 만든 연구소 여직원을 성폭행한 의혹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8일 오후 예정된 기자회견을 취소하자 취재진들이 빈 단상을 촬영하고 있다. 최준필 기자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관계자는 “보도 직전까지 안 전 지사의 측근들이 의심이 가는 전현직 대선 캠프 관계자, 정무라인 등에 연락을 돌려 제보 사실과 추가 피해 사실을 확인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 일을 들은 적이 있냐’ ‘비슷한 피해를 입은 게 있냐’는 식”이라며 “이 과정에서 ‘그런 일이 없다’는 증언을 확보하고 추가 피해자는 없다며 진화에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 때문에 추가 피해자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지 못하고 8일 기자회견을 준비했지만 갑작스럽게 취소에 이르게 됐다는 이야기다. 추가 피해자는 사전에 확인한 전현직 대선 캠프 관계자, 정무라인 등이 아닌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에서 나왔다.
안 전 지사의 측근과 지지 세력들은 김 전 비서의 ‘조력자’ 색출에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런 김 전 비서의 폭로에 당황하면서 측근들 사이에서 누군가 조력자가 있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 팽배해진 것. 그 과정에서 김 전 비서의 조력자로 지목된 이는 안 전 지사의 ‘전 최측근’이자 선임 수행비서 출신인 A 씨다. 현재는 도청을 떠난 A 씨가 안 전 지사에 대해 불만을 품고 기획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것.
그러나 안 전 지사 측근들의 내부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인사는 “A 씨에게 안 전 지사를 음해할 이유도 없고 그래서 얻을 것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사건이 보도되고 나서부터 김 전 비서는 물론 그 주변인들과 관련한 ‘지라시’가 나돌고 있는데 팩트는 하나도 없다. 이 때문에 오히려 ‘안 측에서 사건을 희석하기 위해 작업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한편 안 전 지사는 9일 오후 5시 서울서부지검에 자진 출석해 “저로 인해 상처입은 국민 여러분, 또 도민 여러분, 제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앞으로 검찰 조사를 성실히 받겠다”고 밝혔다. 보도 이후 잠적한 지 나흘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 그러나 이날은 공교롭게도 김 전 비서가 서부지검에서 비밀리에 1차 피해조사를 받고 있었다.
김 전 비서를 지원하고 있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측은 이에 대해 “안희정의 일방적인 출두 통보, 매우 강력히 유감이다. 피해자에 대한 어떤 사과의 행동과 태도도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검찰 측에 안희정과 피해자가 부딪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날 안 전 지사는 갑작스럽게 검찰 출석을 결정한 것으로 어떤 수행인원도 없이 홀로 서부지검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안 전 지사의 갑작스런 검찰 자진 출석이 구속영장을 면피하기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 내 한 성범죄 전문 검사는 “자진 출석을 한다고 해서 검찰이 구속영장을 안 칠 게 아니다. 지금 안 전 지사를 부른다고 해서 조사할 것도 없는 상황”이라며 “압수수색 후 통신기록, (김 전 비서와의) 문자 내용 등을 다 본 다음에 조사해야 하는데 안 전 지사가 온다고 해서 검찰이 뭘 물어볼 수 있겠나. 지금까지 나온 피해 사안만 봐도 영장을 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수년간 관사에서 홀로 생활…안희정 부부 별거설까지 성폭행 폭로가 불거진 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관사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호화 관사로 볼 만한 곳에서 안 전 지사는 주로 홀로 지냈다. 이런 까닭에 항간에선 별거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여의도 정가에선 보다 충격적인 얘기가 더해졌다. 안 전 지사가 기자회견에서 ‘별거’를 출구 전략으로 쓸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했던 것. 그렇지만 8일로 예정돼 있던 기자회견은 무산되면서 추측은 추측으로 끝나고 말았다. 그렇다면 실제 안 전 지사 부부는 평소 어떤 모습이었을까. 별거설은 얼마나 실체가 있는 것일까. 안 전 지사는 2010년 도지사 선출 이후 관사에서 홀로 생활해 왔다. 당시 부인 민주원 씨는 경기도 용인에서 대안학교를 다니는 두 아들을 위해 경기도와 대전을 오가며 안 전 지사와의 ‘주말 부부’ 생활을 지속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관사가 신설된 2012년 12월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충남도청이 대전에서 홍성으로 이전하면서 안 전 지사는 이곳에 방 3개, 거실 1곳, 화장실 2곳이 딸린 231.08㎡(약 70평)의 관사를 신축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8일 예정된 비서 성폭행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취소된 가운데 도지사관사는 문이 닫혀 있다. 박정훈 기자 이 과정에서 부지매입비 8억 5400여 만 원, 건축비 5억 1000여 만 원 등 총 18억 여 원이 소요됐다. 이 때문에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호화 관사”라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다만 방 3곳 가운데 한 곳은 회의실, 다른 한 곳은 귀빈 대기 공간으로 사용돼 정작 거주 공간으로 사용되는 곳은 방 한 곳뿐이므로 “거주를 위한 호화 공간”이라는 말은 맞지 않다는 반박도 있었다. 이곳에 민 씨는 둘째 아들이 고3 생활을 마친 2015년 12월부터 입주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수도권지역에서 대학을 다녀야 하는 두 아들 때문에 서울·경기와 홍성을 여전히 오갔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관사에 머무는 날보다 서울에 집을 따로 얻어 그곳에서 거주하는 날이 더 많았다는 전언이다. 민 씨가 입주하기 전까지 기간을 따진다면 안 전 지사는 약 6년간 관사에 홀로 머물렀다는 이야기가 된다. 문제의 관사는 도청 소속 공무원들은 물론, 외부인까지 누가 출입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도청 서무과에서 관사 관리를 맡고 있지만 관리자는 “출입대장이 따로 없어서 누가 출입하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별도로 출입 여부를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민 씨가 자주 왔는지, 실제 함께 살았는지조차 도청이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 관리 부서에서조차 알지 못하는 안 전 지사의 부부 사이는 지속적인 뒷말을 낳았다. 더욱이 이 같은 뒷말을 가속화시키는 데에는 민주당 내 분위기가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주당 관계자는 “언론 보도 이튿날에 의원 조찬 행사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천하의 안희정도 별거하고 그러니까 (이런 일이 터진다)…남자는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라며 “아마 의원들 사이에서 별거설이 나돌았던 게 것이 아닐까 싶다”고 귀띔했다. 다만 이에 대해서 충남도청 측은 “2010년 도지사 취임 이후 안 지사가 주말 부부로 오래도록 지내 왔기 때문에 그걸 보고 ‘별거’라고 농담하는 것이지 실제 별거라는 건 아니다. 두 분은 사이가 좋다”라고 조심스럽게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이 관사는 김 전 비서의 성폭력 피해 장소 가운데 한 곳으로 지목되고 있는 곳으로 전해졌다. 도지사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해야 하는 비서의 특성상 출입이 자유롭고, 관사 경비를 담당하는 청원경찰에게 출입 여부를 일일이 확인 받지 않아도 된다. 또한 관사가 용봉산 자락 외딴 곳에 위치해 있어 늦은 시간이면 인적이 드물어 누가 오가는지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 충남도청의 이야기다. [원] |
추가 피해자 더 나올 가능성은? 두 번째 피해자의 추가 폭로는 국민들에게도 충격이었지만 안희정 전 지사 측에게도 이만저만 충격이 아니었다. 그 폭로의 여파는 안 전 지사 측이 예정했던 기자회견마저도 당일 취소하도록 만들었다. 회견을 단 두 시간 앞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두 번째 피해자는 안 전 지사의 대선캠프나 정무라인 직속이 아니라 그의 싱크탱크 격인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더연)에서 나왔다. 이 연구소 소속 연구원 A 씨는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기간을 2015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였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월은 안 전 지사가 ‘대선 잠룡’이란 이름으로 유력한 대선 후보로 떠오르던 시점이다. A 씨의 주장에 따르면 먼저 2015년 한 행사 뒤풀이에서 신체 부위를 만지는 안 전 지사의 성추행이 처음으로 시작됐다. 이후 1년 만인 2016년 7월에는 충남 논산의 한 종교시설에서 성폭행을 시도했다. 또 같은 해 8월과 12월에는 직접적인 성폭행이 이뤄졌다. 지난해 1월 18일에는 이날 열렸던 대선후보 초청 강연회에 참석한 안 전 지사가 당일 새벽 A 씨를 여의도의 한 호텔로 불러 성폭행했다고도 폭로했다. A 씨의 폭로는 김지은 전 정무비서의 인터뷰 후 “추가 피해자는 없다”는 안 전 지사 측의 확언을 무너뜨렸다. 당초 안 전 지사 측은 “다른 성폭력 피해자들이 더 있다”는 김 전 비서의 주장에 대해 “추가 피해자가 있다는 건 명백한 오보”라며 정면으로 반박했었다. 기자회견 역시 김 전 비서의 사건에만 집중해 다룰 예정이었기 때문에 급하게 취소된 것으로 전해진다. 심지어 이 기자회견은 7일 오후까지도 측근마다 의견이 분분했다. 당시 신형철 비서실장은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주 안에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으나 그날 저녁 다시 계획을 변경해 8일 오후 3시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같은 날 추가 피해자의 보도가 나오자마자 내부에서 우왕좌왕했다는 후문. 내부 조사를 통해 추가 피해자가 없다는 확언을 받은 상태였기에 더 자신만만하게 기자회견을 계획했다가 신원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A 씨의 피해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섣부른 기자회견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판단해 취소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신 실장은 기자회견과 관련해 “지사님의 의향하고는 관계가 없다. 내부에서 다 같이 합의를 해야 하는 문제기 때문에 지사님이 회견을 하고 싶어 하거나 하고 싶지 않아 하는 것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기자회견도 안 전 지사의 선택이 아닌 측근들의 협의로 결정되고 또 취소됐다는 것이다. 안 전 지사의 측근들은 지금부터 피해자들에 대해 언급을 아끼겠다는 분위기다. 피해 사실과 관련해 뭔가 확언을 했다가 또 다른 추가 피해자들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김 전 비서와 두 번째 피해자 A 씨의 법률 자문과 지원을 맡고 있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측은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전 비서는 9일 서부지검에서 첫 번째 피해자 조사를 받고 있으며 A 씨의 경우는 피해 사실 관계를 정리해 다음주 중 서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