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부평공장. 사진=박정훈 기자
산업은행 측은 “한국GM 실사를 위한 첫 실무자 회의를 12일 중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회의 장소는 한국GM 부평공장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실사는 삼일회계법인에서 진행한다. 삼일회계법인은 이번 실사를 통해 그동안 경영난 원인으로 지목된 한국GM의 이전 가격과 높은 본사 관리비, 금융비용, 기술사용료, 인건비 등을 면밀히 점검할 방침이다.
산업은행과 GM은 그동안 실사 범위와 기간을 두고 이견을 보이며 실사 착수를 미뤄왔다. 하지만 앞서 지난 7일 이동걸 산은 회장과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만나 이번주 중 실사를 개시하기로 합의했다. 산업은행은 일부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실사를 진행하며 입장 차이를 좁혀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과 GM은 실사에 성실하게 협조하겠다는 확약서 내용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은 확약서에 구체적인 요구 자료 목록을 적시하고, GM이 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지원 협상이 결렬될 경우 GM에 책임이 있다는 점을 명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GM은 일부 자료에 대해 제출을 꺼리며 이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GM은 미국 본사와의 거래 내역 등은 경영기밀에 해당된다며 본사와 협의해 자료를 제출하겠다는 뜻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GM은 산은에 27억 달러 규모 차임금 전액을 출자전환하고, 글로벌 시장에 판매할 2개 차종을 한국GM에 배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신 신차 배정에 따른 기술 도입 및 신규설비 투자에 드는 비용 28억 달러(약 3조 원) 중 산은이 보유한 지분율만큼은 산은이 부담해 줄 것을 요청했다. 산은이 보유한 한국GM 지분은 17%로, 부담액은 5000억 원 규모다.
이번주부터 진행되는 실사 결과에 따라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한국GM에 대한 산은의 투자 등이 이뤄질 수 있다. 다만 이전 가격과 본사 관리비, 기술 사용료 등이 부당하게 책정돼 GM이 한국GM으로부터 이득을 취하고, 그로 인해 한국GM이 경영난에 빠지게 됐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을 경우, 우리 정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또한 GM 본사가 투자와 신차배정 등 한국GM 경영정상화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인건비 절감 방안에 대한 노동조합의 동의 여부도 이번 주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