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 최고 스타 김연경. 연합뉴스
[일요신문] ‘배구 여제’ 김연경이 뿔났다.
한국배구연맹(KOVO)는 지난 5일 이사회를 열고 남녀 샐러리캡에 손을 댔다. 남자부 24억 원, 여자부 13억 원인 현재 샐러리캡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남자부와 여자부에 대한 차별적 잣대로 잡음이 일고 있다. KOVO는 남자부 샐러리캡을 향후 3년간 1억원씩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여자부에 대해서는 1억원 인상 이후 2년간 동결을 결정했다.
현재 V리그는 남자부와 여자부의 사정이 다르다. 남자부는 7팀, 여자부는 6팀 체제로 이뤄지고 있다. 또한 지난 시즌부터 ‘분리 운영’을 외치고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여자부 경기가 남자부 경기 앞에 열리고 있다. 이에 남녀의 샐러리캡 차이는 어느정도 인정 할만 한 부분이다. 샐러리캡이 처음 도입될 당시에도 남자부 11억 7천만 원, 여자부 6억 원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여자부에 더욱 차별적 조항이 삽입됐다. KOVO 이사회는 여자부에만 1인 연봉 최고액이 샐러리캡 총액의 25%를 초과할 수 없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한 선수가 여자부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펼치더라도 최고 연봉은 3억 5천 만원에 묶이게 된다.
이에 김연경도 불만을 표했다. 평소 소셜미디어로 자신의 생각과 일상을 가감없이 공개하는 그답게 과감하게 이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남녀 배구 샐러리캡 차이가 너무 난다. 또한 여자선수만 1인 연봉 최고액을 제한하는 단서조항까지 추가했다고 한다. 왜 점점 좋아지는 게 아니고 뒤쳐지고 있을까? 이런 제도라면 나는 한국 리그에서 못 뛰고 해외에서 은퇴를 해야될 것 같다”는 글을 남겼다.
사진=김연경 인스타그램 캡처
또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도 샐러리캡 관련 기사를 캡쳐하고 여자부 단서 조항을 강조하며 “이런 제도라면 나는 평생 한국리그에서 못 뛰겠네요”라고 했다.
국민 스포츠로 자리잡은 프로야구는 해외에서 활약하던 이대호, 박병호, 김현수 등이 복귀하며 흥행 호재를 맞았다. 한국 야구의 전설인 박찬호 또한 국내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프로배구도 독보적 인기를 구가하는 김연경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V리그 제도에 강한 불만을 표한 김연경의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