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과 관련해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 다스 전무. 일요신문DB
앞서 MB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다스 실소유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아들 이 씨 역시 아버지는 실소유주가 아니며 경영승계 작업도 본인 모르게 회사 경영진이 알아서 한 것이란 내용으로 진술했다. 이 씨가 지목한 회사 경영진은 정학용 전 다스 부사장이다.
정 전 부사장은 이 씨 최측근인 전문경영인으로 지난 2월까지 회사 경영기획 업무를 총괄했다. 이 씨는 내부 직급상 정 전 부사장 다음 가는 2인자로 기획본부장(전무)에 재직했다. 다스 내부조직도에 따르면 이 씨는 다스 기획실, 인사노무실 산하 7개팀을 관리했고, 정 전 부사장은 구매실, 업체협력실 산하 4개팀을 운영했다.
직급만 놓고 보면 정 전 부사장은 이 씨의 상급자였지만 결재권한은 하급자인 이 씨에게 있었다. 이 씨는 전무로 승진하기 전인 2014년에도 사촌인 이동형 다스 부사장과 함께 합의결재권을 가졌다. 합의결재를 거치지 않은 기안은 강경호 다스 사장에게 보고되지 못했다. 그러나 실권이 없던 이동형 부사장은 명목상 결재권자에 불과했다. 이 씨의 전무 승진을 전후로 이동형 부사장은 아산 담당 임원으로 강등됐다. 그리고 정 전 부사장이 이동형 부사장이 있던 자리를 꿰찼다.
정 전 부사장은 이 씨가 최대주주인 다스 협력업체 에스엠 설립 등 경영승계 실무를 담당한 핵심 인사다. 에스엠 설립에 앞서 2014년 현지 공장을 세우고, 생산라인을 가동한 한승희 대표는 정 전 부사장의 요구로 창윤산업의 특허권과 사업권 등을 에스엠에 강제 양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정 전 부사장은 최근 다스 수사와 관련해 “책임을 지겠다”며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스 안팎에선 다스 경영승계와 관련한 검찰의 공소 사실을 부인하기 위해 정 전 부사장이 ‘총대’를 멘 것이란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승희 대표는 “정 전 부사장이 회사를 빼앗았을 당시 윗선의 지시를 언급했고, 다스를 원주인에게 돌려주는 작업을 한다고 분명히 밝혔었다”고 말했다.
3월 초 이시형 씨는 자신에 대한 인사조치를 강경호 사장에게 직접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셀프 강등’ 보도가 나온 배경이다. 사정기관 및 다스 전·현직 관계자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 씨는 정 전 부사장과 함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강 사장에게 전달했다. 지난 12일 이 씨는 기획본부에서 감사법무실로 인사조치됐다. 같은 날 다스는 기획본부를 직제에서 삭제하고, 승계 업무를 총괄하던 경영부문 부사장 자리도 없앴다. 이 씨의 직급도 평사원으로 강등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취재 결과 이 씨의 평사원 강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법무실로 수평 이동했을 뿐 월급이 삭감되는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이 씨가 발령받은 감사법무실은 기존 기획본부가 추진하던 경영승계 프로젝트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즉 MB→이시형으로 이어지는 경영승계 프로그램이 MB가 구속 중임에도 여전히 가동되고 있는 것이다. 감사법무실 수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낸 신학수 다스 감사다. 신 감사는 MB 최측근으로 이 씨 소환조사를 앞두고 법률 조언을 해준 바 있다. 신 감사는 정 전 부사장을 대신해 에스엠 등을 통한 국내 경영승계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다스 해외 경영승계를 총괄한 홍 아무개 다스 부장은 최근 업무에서 배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중국, 미국 등 해외 다스 법인의 경영권은 이 씨로 넘어갔고, 국내 법인과 별도 운영되고 있다. 다스 해외 법인은 14개며, 지난해에도 중국에 생산라인을 증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일각에선 이 씨의 해외 도피설까지 제기된다. 이 씨는 해외 법인 승계에 대해 큰아버지인 이상은 다스 회장의 경영상 결정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은 회장의 아들 이동형 부사장이 설립한 포장지업체 에스비글로벌로지스는 지난 1월 검찰 수사 도중 공장을 이전했다. 다스 사정에 밝은 인사는 “이시형이 설립한 에스엠에 밀려 이동형이 쫓겨난 것”이라고 했다. 다스는 에스비글로벌로지스에 주던 일감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승희 대표는 “에스엠이 다스 협력업체 D 사에 대한 추가 인수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co.kr
이시형-이태임 실검 왜? 김무성 사위 마약사건 당시 구설 배우 이태임의 급작스런 연예계 은퇴 선언과 함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 씨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렸다. 이태임과 이시형은 2014년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의 사위 이상균 신라개발 대표가 연루된 마약 사건과 관련해 구설에 오른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태임은 당시 마약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받았지만 구체적인 혐의가 드러나지 않았다. 이시형 역시 해당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검찰과 법원은 모두 이시형의 손을 들었다. 지난 2월 법원은 이시형의 마약투여 의혹을 제기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와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에 대해 “5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시형은 당시 검찰에 출석해 모발과 소변검사를 자청했으며 마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회신을 받았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선 이들의 마약 투여 여부와 별개로 수사기관이 초동 수사에 다소 미온적이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전직 대통령의 아들이 연루된 사건이라 검찰의 수사 의지가 약했다는 주장이다. 당시 검찰은 이상균 대표 집에서 10여 개가 넘는 주사기를 발견했는데 이에 대한 DNA 확인 등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법사위원회 전직 관계자는 “해당 사건에 몰래 변호를 시도한 박근혜 정부 고위직 A 씨가 있었다”고 했고, 검찰 관계자 역시 “누가 봐도 이상한 사건이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시 이상균 대표의 변호를 맡은 인물은 이듬해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은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전 서울중앙지검장)이다. 그러나 해당 의혹을 제기한 한 방송사는 정정보도를 냈고, 최 의원 역시 사건 변호와 공천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