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택도시공사는 지난 3월 12일 홈페이지에 3년 임기의 경영관리분야 1명과 기술(건설)분야 1명 총 2명의 본부장(상임이사)을 모집한다고 공고했다. 지원 자격은 지난 모집과 다르게 다양한 조건을 제시하지 않은 채 ‘지방공기업법 제60조 및 공사정관 제14조 ‘임원의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분으로서 해당 공모분야에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분’으로만 명시했다.
그런데 공사는 2016년 12월 21일 모집당시에 ①상장법인의 임원으로 공모직위분야 3년 이상 ② 공무원으로서 3급(부이사관) 이상 ③ 서울시투자기관, 정부투자기관 1급 또는 임원으로 공모직위분야에 1급으로 3년, 임원으로 2년 이상 등 7개의 조건을 제시했었다.
2018년 3월 12일자 서울주택도시공사 임원 모집 공고.(사진=서울주택도시공사 홈페이지 캡처)
2016년 12월 21일자 서울주택도시공사 임원 모집 공고. (사진=서울주택도시공사 홈페이지 캡처)
이를 두고 공사내부에서는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사정을 잘 아는 익명의 제보자는 “이번 모집에서 임용예정 직위가 ○○본부장으로 되어 있었으면 직무의 성격을 알 수 있는데 공사의 임원모집 공고문은 어느 직위에 응모하는지 알 수 없게 되어 있다”며 “이것은 특정인의 채용을 염두에 두고 선발하겠다는 의도로 공모 형식을 갖추겠다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SH공사 내부 직원들은 이번 임원 모집과 관련해 떳떳하게 임용예정 직위를 밝히지 않은 것과 응모자격을 전혀 제한하지 않는 이유를 잘 알고 있다”며 “그 이유는 사장이 A본부장을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전보하고 싶지만 1급 간부들이 사장의 뜻에 저항하며 본부장 직위에 응모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자 본부장 직위를 불투명하게 공모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 정무라인이 SH공사 사장의 고유권한인 인사권에 개입해 통상적으로 임원 응모자격요건에 미달한 B간부가 응모할 수 있도록 자격을 전혀 제한하지 않았다”고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SH공사 직원들이 ‘오죽하면 민간회사인 대우건설이 사장공모 때 교수를 지원 자격에서 배제하였겠는가?’, ‘시의회에서도 교수출신 전임 사장의 경영능력에 대해 우려와 실망을 표하였는데도 박원순 시장이 또다시 공사 사장에 교수출신 사장을 임명함으로써 SH공사의 인사적폐가 계속되고 있다’는 원망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와관련 공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인사철이 되면서 오는 풍문”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임원모집과 관련된 응시요건은 추천위원회에서 시기에 맞게 별도로 정하기 때문에 다를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주요 간부들이 경영관리본부장을 맡지 않겠다는 상황에서 이런 이야기가 돌아다닌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도리어 의아해 했다.
김세용 공사사장은 임원모집과 관련된 내용을 듣기위해 인터뷰를 문자를 통해 요청했지만 묵묵무답으로 일관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정부혁신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두 정부에서 국민들은 위로는 청와대부터 아래는 공기업에 이르기까지 공적인 지위와 권한이 사익을 위해 사사롭게 행사되는 것을 많이 보았다. 그 결과는 대통령의 탄핵으로 귀결됐고 우리정부는 촛불정신의 구현을 국정목표로 삼고 있다”며 정부와 공직의 공공성 회복을 주문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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