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잿빛 피부에 푸른 눈동자, 그리고 흰 수염…. 폴란드의 애덤 컬리케일(32)의 인스타그램 사진들을 본 사람이라면 모두들 그가 필터 효과를 사용했거니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아니다. 이는 그냥 그의 본모습일 뿐이다.
그가 이렇게 독특한 생김새를 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얼굴 전체를 회색빛으로 문신했기 때문이다. 또한 머리카락과 수염을 흰색으로 염색했기 때문에 마치 현상 필름에서 튀어나온 듯한 비주얼을 하고 있다.
문신광인 컬리케일이 처음 문신을 하기 시작한 것은 20세 때였다. 팔뚝에 ‘I am’이라고 작게 문신을 새긴 것이 시작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변신의 시작일 뿐이었다. 그 후로 12년 동안 그는 끊임없이 문신을 새겨왔으며, 지금은 온 몸의 90%가 문신으로 뒤덮여 있다. 앞으로 99%를 채울 때까지 멈추지 않을 생각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
하지만 그가 이렇게 문신에 집착하는 이유는 사실 따로 있다. 22세 때 대장암 진단을 받았던 그는 그 후 수개월간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몸이 망가지기 시작하자 고통에 시달렸다. 피부 질환이 동반되면서 부분적으로 피부 색소가 빠지는 이른바 ‘백색증’ 증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던 것. 이로 인해 사람을 멀리 하게 되면서 우울증이 찾아오자 섭식 장애까지 겪었고 급기야 자살까지 시도하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하지만 그를 살린 것은 문신이었다. 컬리케일은 “문신을 통해 내 자신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신을 함으로써 자신감을 되찾고 자기 자신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는 것. 가장 좋아하는 색상이 회색이기 때문에 피부톤을 회색으로 바꿨다는 그는 “내 몸에 새기는 문신이기 때문에 문신 디자인은 내가 직접 한다. 인생은 짧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걱정하는 것은 그만 두기로 했다. 인생은 지금이고, 현재이다”라고도 말했다. 출처 ‘더선’.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