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FA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 받았던 최준석은 옛 스승인 김경문 감독의 배려 덕분에 롯데와 사인 앤드 트레이드 방식으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29일 마산 한화전에서 벤치를 지키고 있던 최준석은 9회 1-1 동점 상황에서 정범모 타순 때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최준석은 2사 1, 3루 볼카운트에서 낮게 들어오는 변화구를 걷어 올렸고 이 타구는 중앙 담장을 훌쩍 넘겼다. 최준석의 시즌 첫 홈런이 터짐과 동시에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기며 NC가 두산과 함께 4승 1패로 공동 1위 자리를 지키게 했다.
더 이상 그라운드를 밟지 못할 것 같았던 베테랑들의 활약은 프로야구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컸다. 한겨울 혹독한 추위를 견디고 다시 봄을 맞이한 이들은 상처받은 자존심을 야구로 풀어냈고, 자신들의 진가를 실력으로 보여줬다.
올 시즌 롯데와 1+1년 총액 10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던 채태인은 기자한테 차갑기만 했던 FA 시장에서 30대 중반 야구선수의 애환을 제대로 느꼈다고 토로한 적이 있었다.
“데뷔 11년 만의 FA 신청이었다. 처음엔 자신 있었다. 설마 날 데려 갈 팀이 없을까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하루이틀이 지나도 계약하자고 나서는 팀이 없었다. 야구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고, 누구나 나이는 먹는데 나이 먹었다고 내치는 것보다는 같이 어울려가는 방식도 고민해줬으면 좋겠다. 신구조화라는 말이 그냥 있는 말이 아니지 않나.”
어울려 함께 가는 야구. 정성훈, 최준식의 활약을 통해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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