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하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임준선 기자
검찰과 서울동부구치소 등에 따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은 31일 변호인 접견일정 없이 자신의 독거실에서 독서 등을 하며 구속 후 두 번째 주말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검찰 역시 주말과 휴일에는 방문 일정을 따로 잡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말에는 변호인 접견이 제한되지만, 일반접견은 평일 외 주말에도 하루 한 차례 10여 분 정도 허용된다.
주말을 앞둔 지난 30일에는 아들 이시형 씨를 비롯한 가족과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측근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접견했다. 앞서 지난 주말에는 차녀 이승연 씨 등 가족이 일반접견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변호인 접견이 없을 때는 집에서 챙겨온 성경 등을 읽으면서 하루를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입감 후 구치소 측에 신청했던 신문 구독은 최근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 뉴스를 접하지 않는 게 심리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저녁 시간대 방송되는 TV 뉴스는 시청할 수 있다. 법무부가 수용자들을 위해 교양프로그램 위주로 편집해 방송하는 ‘보라미 방송’은 대부분 녹화본이지만, 뉴스는 실시간으로 방송된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천안함 피격사건 8주기인 지난 26일 46용사를 추모하는 ‘옥중 페이스북’ 메시지를 대신 올려달라고 변호인에게 글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는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라는 이유로 거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6일과 28일 신봉수·송경호 부장검사를 보내 ‘옥중조사’를 시도했지만 이 전 대통령의 거부로 무산됐다.
한차례 구속기간 연장을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은 오는 4월 10일 구속수사 기간이 만료된다. 따라서 검찰은 내주 중 한두 차례 방문조사를 더 시도한 뒤 입장 변화가 없으면 주변인 보강조사 내용을 추가해, 구속수사 기한 내에 이명박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길 전망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